바른미래당 또 계파 대립 격화

손학규계 vs 유승민계 입씨름 “봉숭아학당 저리 가라”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6/07 [13:41]

바른미래당 또 계파 대립 격화

손학규계 vs 유승민계 입씨름 “봉숭아학당 저리 가라”

송경 기자 | 입력 : 2019/06/07 [13:41]

‘하태경 최고위원의 당내 징계’ 여부를 놓고 바른미래당 계파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 진퇴 문제에 관한 계파 이견이 시작점이었지만 당 윤리위원회의 편파 징계 논란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지난 6월4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열렸지만 손학규계와 유승민계가 1시간 동안 ‘으르렁’거렸다. 이날 의총에서 안철수계와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대표를 향해 ‘정병국 전권 혁신위원회’ 안을 거듭 압박했으나, 여전한 이견으로 합의 도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승민계 의원들이 의총장에서 ‘하태경 최고위원 징계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당권파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서 이날 회의는 ‘봉숭아학당’을 방불케 했다.

 


 

안철수계+유승민계, 손학규 향해 ‘정병국 전권 혁신위’ 압박
‘하태경 징계 형평성’ 말꼬리 잡아가며 반발…정병국 “에잇~”

 

▲ 6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이찬열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먼저 6월4일 오전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는 최근 윤리위원회 결정을 놓고 유승민계와 손학규계 사이에서 공방이 오갔다. 전날 윤리위원회가 ‘나이 들면 정신퇴락’ 발언을 했던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서만 징계 절차에 착수하자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가 편파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

 

최고위 5인방 ‘하태경 징계’ 반대


이날 의총에 앞서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은 하루 전인 6월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가 당내 정적 제거를 위해 편파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송태호 당 윤리위원장을 불신임하겠다”고 밝혀 신경전에 불을 댕겼다. 송 윤리위원장은 손학규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는 9명인 최고위원의 절반 이상이 위원장 불신임을 요구하면 당 대표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앞서 송태호 위원장은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한 하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지난 5월31일 발표했다.


비(非) 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인 불신임을 요구한 배경에는 손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송 위원장이 하 의원의 징계를 통해 최고위원회에서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대 4명(손학규·문병호·주승용·채이배)으로 수적 열세 상항인 당권파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고위 결정에서 동수가 되면 결정은 당 대표가 하게 된다. 하 의원이 당원권 정지와 같은 징계를 받는다면 계파 간 이견이 있는 혁신위원회 구성 등을 손 대표가 직접 정할 수 있는 셈이다.


최고위원들은 송 위원장이 손 대표의 측근임을 강조하며 ‘편파적 징계 개시’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송태호 위원장은) 손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이라며 “손 대표와 관련된 사안마다 편파적인 결정으로 윤리위의 독립성을 낮추고 반대파 제거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징계 논란의 당사자인 하 의원도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제거해서 최고위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손 대표는 “법리적인 것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윤리위원장 임명 시에 절차를 거쳤기에 그때(임명 시)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와 가까운 문병호 최고위원도 “송태호 위원장에게 하 의원을 징계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당의 공식 기구를 무력화하는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손학규계 vs 유승민계 ‘으르렁’


이와 관련, 손학규 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찬열 의원이 “유승민 의원에 대한 저의 발언 중 일부 지나친 부분이 있었다면 유감을 표하지만 어르신 폄훼 발언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도를 넘는 막말”이라고 지적하며 “아무리 당내 회의라 해도 인격 살인성 막말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우리 당의 이미지와 위신을 심각히 추락시킨 것으로 내년 총선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해 단호하고 가혹하게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하태경 의원 중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혜훈 의원은 즉각 치고 나왔다.


이혜훈 의원은 “이찬열 의원 발언에 제가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을 수 없어서 발언해야겠다”며 “첫째 패스트트랙 결정이 맞는데 왜 결정에 따르지 않고 다른 야당이 반대시위를 하는데 가서 동참을 했느냐고 하는데 사실 자체가 명백히 틀리다. 둘째, 이찬열 의원이 윤리위에 제소된 건 패스트트랙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 대표를 지낸 분께 막말을 한 게 문제”라고 맞받았다.


이혜훈 의원은 이어 “이찬열 의원 본인은 별 일 아니라 윤리위에서 징계가 면제돼야 하고 하태경 의원은 징계돼야 한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쇠락한다’고 한 하태경 의원의 말이 좋은 말이라곤 볼 순 없지만 그럴 수도 있는 말을 한 거라고 본다. 해당 행위라 볼 수 없다”며 “그러나 하 의원은 세 번이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지만 이 의원은 사과를 하지 않았다. 지금도 안하지 않느냐. 굉장히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찬열 의원이 이혜훈 의원의 말을 끊으며 “말을 하면 다 말이냐. 저는 해당행위라고 이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오신환 원내대표가 중재를 시도하자 이찬열 의원은 “끼리끼리 하지 말라. 그래서 여지껏 이런 것 아니냐”며 “윤리위원장도 아니면서 그때 얘기해야지, 왜 이제 와서 얘기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혜훈 의원은 “분명히 당 최고위원회에 올린 것에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이라고 돼 있지 않다”며 “동아시아재단이라고 돼 있어서 속인 거다. 실수든 의도든. 그때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하는 것도 사실과 맞지 않다”고 맞받았다.


지상욱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은 동아시아미래포럼 시다바리가 아니다”라며 “손 대표 사조직에 의해 주요 부분이 점령돼서 운영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훈 의원이 추가 발언을 요청한 뒤 “자꾸 이런 식으로, 과거 얘기로 진실 공방을 하는 건 부끄러운 얘기“라고 지적하자, 이찬열 의원은 “이미 부끄러워졌다”고 비꼬았다. 이에 이혜훈 의원이 “끼어드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반발하자, 이찬열 의원은 “예의를 어디서 지키나. 내용도 모르고”라고 힐난했다.


이찬열 의원은 또 ‘친손(손학규)무죄, 반손유죄’라고 공개 비판한 오신환 원내대표에게도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아니다”고 비꼬면서 “어떻게 원내를 이끌어갈 원내대표가 친손, 반손 편 가르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사보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지 여부를 두고도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입씨름을 벌였다.


이찬열 의원은 패스트트랙 합의안 추인 당시를 언급하며 “원내대표 옆에 하태경 의원이 앉아있고 (사보임에 대해) 대답 안 하니까 하태경 의원이 다그쳤다. 약속 안 한 것이라고 제가 확실히 짚었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과 지상욱 의원은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반박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처럼 설전이 계속되자 당내 최다선인 정병국 의원은 의총장을 박차고 떠나기도 했다.

 

▲ 6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던 정병국 의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고 있다. <뉴시스>    

 

‘정병국 혁신위’ 구성은 과연?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뒤 브리핑을 통해 혁신위원회와 관련, “다수 의원들이 혁신위 필요성과 시급성에 관련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하며 “손 대표도 혁신위의 필요성을 적극 공감했고 당 지도부 퇴진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혁신위를 통해 당 화합과 자강을 이뤄내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는 총선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견을 말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손 대표가) 정병국 위원장 안도 외부위원장 안과 함께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며 “(혁신위와 관련해서는) 다음주 연찬회에서 좀 더 추가로 합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올해 여름 안에는 당연히 어떤 방식으로든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시급성과 관련해서는 손 대표도 최대한 빨리 혁신위원장을 모색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앞서 의원총회에서 안철수계 의원들과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 혁신을 위해 안철수계가 제안한 ‘정병국 전권 혁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의원은 “우리가 혁신위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바른미래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 민주당, 한국당과 다를 바 없는 바른과거당이 되고 말 것”이라며 “오늘 추가 안건으로 혁신위 구성안에 관한 것을 정식으로 원내대표에 요청드린다”고 했다.


신용현 의원도 손 대표를 항해 “대표가 여러 번 노력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국민이 기대하기에는 바른미래당이 새 얼굴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모습도 나왔고 6명이 제안한 혁신안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고 받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계 유의동 의원은 “손학규 체제로 불리는 현 지도부가 출범하게 된 의미는 지난 지방선거 패배로부터 우리 당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고, 교훈을 바탕으로 당의 비전과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요구였다고 본다”며 “혁신을 가로막는 그 어떤 제안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6인이 제안한 전권 혁신위를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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