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국제무대 데뷔전 뒷얘기

세계 항공업계 데뷔 후 기자간담회 “상속협의 안 끝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6/07 [14:1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국제무대 데뷔전 뒷얘기

세계 항공업계 데뷔 후 기자간담회 “상속협의 안 끝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6/07 [14:1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국제행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조 회장은 지난 6월3일 오후 2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시간 가까이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준비한 이야기를 충실히 풀어냈다. 대한항공의 미래에 대한 포부도 밝혔고, “가족들과 협의하고 있다” “상속 문제 협의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다”는 말로 승계·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설을 인정했다. 조 회장은 또한 한진그룹 모회사 한진칼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GGI에 대해 “강성부펀드는 주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강하게 대응할 것임을 예고했다. 조 회장의 기자간담회 이모저모를 취재했다.

 


 

IATA 연차총회 통해 ‘한진그룹 회장’으로 국제무대 첫 등장
승계·상속 둘러싼 3남매 간 갈등설 인정하며 “가족과 협의 중”
“강성부펀드는 한진칼 큰 주주…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조양호 선대회장 방향성과 큰 틀에서 경영방향 다르지 않아”
“좋지 않은 항공산업 환경 고려해 공격적인 경영 펼칠 수도”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6월3일 오후 2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시간 가까이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준비한 이야기를 충실히 풀어냈다. <사진제공=한진그룹>    

 

“(가족 간 상속문제) 협의가 완료됐다고 말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원태(43)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오너가 갈등설’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표명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회장은 6월3일 오후 2시 국제항공운송협회(이하 IATA,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서울 연차총회를 통해 ‘한진그룹 회장’으로서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했다.


경영권 승계로 인해 내환을 겪고 있는 조 회장은 연차총회 직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다소 ‘민감한 질문’도 피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은 세간에 떠도는 ‘삼 남매 불화설’에 대해 “조양호 회장께서는 항상 가족들이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길 원했다”고 전하기도.


이날 기자간담회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제75차 서울 연차총회 폐막 이후 국내외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가 국내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2017년 1월 대한항공 사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 경영권 승계로 인해 내환을 겪고 있는 조 회장은 6월3일 오후 진행된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다소 ‘민감한 질문’도 피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한진그룹>    

 

60분간 17개 질문에 답변


이날 기자간담회는 당초 예상했던 40분을 넘기고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조 회장은 60분 동안 국내외 기자들이 던진 17개의 질문을 받았다. 작고한 조양호 회장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머뭇거리긴 했지만,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을 유지하며 차분히 답변을 이어나갔다.


검정 양복에 회색 넥타이 차림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조 회장은 “선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시는 바람에 (유언에 대해)특별히 말씀을 많이 못하셨고, 들을 기회도 많이 없었다”며 “그러나 평소에 가족 간 화합을 통해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그것을 바탕으로 저희 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하고 있고, 합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더 이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이해해주시고 결과를 지켜봐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발언이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면 주가에 반영될까봐 조심스럽다”며 즉답을 피했다.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지난 4월 별세한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조양호 전 회장이 17.84%, 조원태 신임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상속비율대로 지분이 돌아가면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 중 이 전 이사장은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지분을 15.98%까지 늘리며 한진가의 지분 상속 협의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KCGI는 지난해 9월 한진칼 지분 9%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꾸준히 지분을 모으고 있다. 현재 15.98%까지 지분을 늘린 상태다. 이는 단일 주주로 최대 주주인 조양호 전 회장(17.84%)과 약 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 때부터 한진그룹 측과 대립각을 세우던 KCGI 측이 비밀 만남을 통해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은 ‘KCGI와 어떤 논의를 진행 중이냐’는 질문을 받자 “KCGI는 사실 한진칼의 주주이고, 큰 주주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나 회사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최근에 만난 것은 없으며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작년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에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리더 역할 잘 할 것”


그는 마무리 단계인 IATA 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된 의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IATA 연차총회는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명실공히 국제 항공업계 최대 행사다. IATA 결의안 채택 및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는 핵심 회의체이기도 하다. 전 세계 290개 항공사와 제조사, 정부 기관 및 관계 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까닭에 ‘항공 업계의 유엔 총회’로 불리기도 한다.


IATA 연차총회는 6월1일 오후부터 사흘간 진행됐다. 첫날에는 참석자들의 등록 절차를 시작으로, 전 세계 언론매체에 남미·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의 항공산업 및 항공산업의 인프라 등 주요 현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 행사인 IATA 연차총회 개막식은 6월2일 오전에 열렸다. 이 자리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이 IATA 서울 연차총회 의장으로 공식 선출됐고 집행위원회(BOG, Board of Governors) 위원으로 선임됐다.


IATA 집행위원회는 전 세계 항공사 최고 경영자 중 전문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선출된 31명의 위원과 사무총장으로 구성된다. 특히 국제항공운송협회의 활동 방향을 설정하고 산하 기관의 활동을 감독하며 사무총장 선임,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을 심사하고 승인하는 IATA 최고의 정책심의 및 의결 기구다.


그동안 조양호 회장이 지난 1996년 이후 IATA 집행위원회 위원을 여덟 번 연임을 해온 바 있다.


조원태 회장이 뒤를 이어 세계 항공업계를 이끌어가는 IATA의 핵심 위원으로 선임됨에 따라, 앞으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토대로 전 세계 항공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총회가 항공업계의 기회라는 선물이 어디 있는지, 그것을 둘러싼 위기라는 포장을 어떻게 하면 잘 뜯어내고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 항공업계가 발견한 기회와 가능성들이 고객들은 물론 인류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6월3일 기가간담회에서도 서울 연차총회와 관련, “이번 IATA 서울 총회 개최를 통해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항공 주요 인사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서울에 처음 방문한 이들이 많았다. 날씨 등 좋은 환경에서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서 서울을 찾은 분들이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그 업계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선친이 오랜 기간 IATA 이사회 멤버로서 활동한 바 있다”며 “저도 이번에 당선되며 앞으로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방향 선친과 다르지 않다”


그는 향후 경영 방향과 관련해 “조양호 선대회장의 방향성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면서도 “좋지 않은 시장환경을 고려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도 있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대한항공을 둘러싼 대외환경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의 전략 방향성도 제시했다.


조 회장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대한항공에 미친 영향에 대해 “미·중 분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긴장이 점점 고조될 때 빠른 시일 내에 적절히 조치를 취했다”며 “화물사업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우리 사업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여객사업은 긍정적으로 잘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저가 항공사(LCC)들이 약진하고 유가 부담이 커지는 등 항공산업의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은 것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은 지난 12년 동안 저가항공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최근 들어 시장 동향을 보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와 의견을 나눠본 결과, 앞으로 좀 더 전략적으로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항공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모든 항공기의 연결성을 증진하는 시기가 왔다”며 “좌석이나 서비스 현대화 등을 포함해 서비스 측면에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월24일 회장직에 오른 ‘새내기 총수’인 조원태 회장은 “한진그룹의 기본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고 부르면 옆을 바라보게 된다”며 “익숙하지도 않고 옆에 아버님이 계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갑작스럽게 일을 당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회장직을)수락은 했지만, 아직 조금 마음이 허전하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이어 “앞으로의 계획은 선대 조양호 회장님, 창업주 조중훈 회장님의 경영 철학이었던 수송보국이란 철학을 받들어 지금 우리의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며 경영 방안에 대해선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미래’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주요 내용은 △저비용 항공사(LCC) 시장에서의 공격적 대응 △서비스 현대화 △서비스 간소화 △노동 환경 개선 등이다.


조 회장은 “최근 시장 동향을 보면 LCC의 성장세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을 느끼고 있고, 조금 더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항공기는 와이파이 등 좌석 서비스 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부 항공기에서는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는 등 서비스 간소화를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 취임 이후 달라진 직원들의 노동환경과 관련해서는 “아직 회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노동환경 개선 문제”라며 “승무원 부족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최근 채용을 많이 했다.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은 ‘직원’이라는 생각 아래 실무진에서부터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서비스를 간소화한다는 점은 서비스 수준을 낮추는 게 아니라, 승무원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게 하려 한 점도 크게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제재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토부가 진에어에 요구한 사항을 진에어가 모두 충족시켰고,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국토부의 의견을 존중하고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하지 못한 것은 아픈 면이 있지만, 지난 1년간 제재 기간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국내 항공업계의 관심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향배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저희도 지켜보고는 있다”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포토뉴스
6월 넷째주 주간현대 1101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