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유명 사찰과 송사...장연순씨 복장 터지는 사연

“주지스님 갑질에 십여 년간 일군 식당 뺏겼다”

추광규(인터넷뉴스신문고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14 [10:55]

충남의 유명 사찰과 송사...장연순씨 복장 터지는 사연

“주지스님 갑질에 십여 년간 일군 식당 뺏겼다”

추광규(인터넷뉴스신문고 발행인) | 입력 : 2019/06/14 [10:55]

충남의 한 유명 사찰 부지에 있는 식당 건물을 둘러싼 민사소송에서 사찰 주지스님이 허위 증거를 제출했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식당 여주인은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주지스님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식당 여주인을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했다. 또 법원도 무고죄가 인정된다면서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여전히 식당 여주인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녹취록 파일’ 등을 보면 엄연한 위증교사인데도 경찰과 검찰은 어물쩍 넘겨버리면서 10여 년간 물질적·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간절한 호소다.

 


 

2000년 인수한 식당, 지상권 장씨 소유…부지는 사찰 소유
건물 둘러싼 소송에서 주지스님 허위증거 제출해 승소 의혹


지상권 있는데도 무단 증·개축과 시설물 문제 삼아 철거 요구
주지스님 위증교사 불구하고 경찰·검찰법원 장씨에 ‘무고죄’

 

▲ 충남의 유명 사찰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고목나무가든’ 주인 장연순씨.    

 

갈등은 충남 서산에 위치한 사찰과 그 앞에서 산채 비빔밥 등으로 유명한 ‘고목나무가든’을 운영하고 있는 장연순(57·여)씨와의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해당 상가가 들어선 부지는 사찰 소유이지만 지상권은 장연순씨 소유다. 등기도 되어 있다.


갈등의 핵심은 사찰 측에서 장씨를 상대로 건물을 철거하라고 2012년 1월경 제기한 민사소송 1심 변론 과정에서 제시된 ‘각서’가 위조됐느냐의 여부다.


앞서 장씨는 2000년 11월경 고아무개 등으로부터 사찰 소유 부지에 들어선 고목나무가든(건물 3채, 미등기 1채·등기 건물 2채)을 인수하여 영업을 해왔다. 건물은 약 200년가량 되었으며 신축 시 사찰의 동의를 받아 지었다. 이에 따라 관습법상 지상권이 인정된다.


장씨는 2000년 11월30일경부터 이곳에서 고목나무가든을 운영해 왔다. 사찰 주지 A스님은 장씨가 건물을 무단으로 증·개축하고 각종 시설물을 설치했다면서 철거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가 2004년 7월8일 사찰 측에 ‘이 사건 각 건물의 전면에 설치된 슬레이트 채양과 컨테이너와 모든 전세인 상가를 2007년 7월9일자로 철거할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다는 게 A스님의 주장이다. 한편 이 각서에는 증인으로 김원석과 전 주지스님 C씨의 서명이 들어 있다.

 

▲ '고목나무가든' 전경.    

 

쓴 적도 없는 각서 등장


그러나 장연순씨의 주장은 A스님과 상반된다. 그는 해당 각서를 작성한 사실도 없으며, 본인 자필도 아니라고 맞선다. 증인으로 기재되어 있는 김원석 또한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장씨는 소송과정에서 해당 각서의 존재를 모르다가 항소를 제기하던 2016년 10월경 알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각서에서 철거를 약속하고 있는 ‘슬레이트 채양과 컨테이너’가 전 주지 C스님이 작고한 2008년 이후 설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증언도 있다.


장씨의 언니는 사실 확인서를 통해 “당진시 정미면에서 식품회사를 운영하던 본인이 사용하던 저장 냉장고를 동생 장연순이 필요하다 하여 2010년 고목나무가든으로 옮겨갔다”고 주장했다.


장연순씨에게 2000년경 건물을 넘겼던 박정현씨는 2016년 11월24일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옛날 본인이 기거하고 영업할 때 건물에 대해 증축 및 변경이 없었으며 현재의 고목나무가든도 그대로 보존하고 건물 증축(또한)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몇백 년 오래된 집이고 저온 냉장고(컨테이너)도 전 주지 C스님이 생존해 계실 때는 없었고 A스님이 계실 때 놓았다”면서 “집 앞 채양도 작고한 주지 C스님이 계실 때는 없었고 A스님 계실 때 놓았다. 대략 2010년경 고목나 가든에 저온 냉장고를 갖다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A스님이 마을주민에게 장연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회유했다는 주장도 있다. 위증교사 혐의다.


상가 인근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2017년 2월1일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2014년경 A스님이 몇 번 찾아와 장연순과 재판 중인데 장연순에게 불리한 증언을 서주면 그 대가로 상가를 지으면 상가 한 칸과 장연순의 터(땅)를 뺏아서 준다고 했으나 본인이 사양 거절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2016년 5월 초순경 A스님과 통화 중에 스님이 ‘밤중에 내려와 도끼로 장연순 대가리를 찍어 죽이려 했다’는 말을 듣고 도를 닦는 인물이 그런 험악스런 말을 하기에 깜짝 놀라 휴대폰을 놓치기도 했다”면서 “통화중 옆에 경청했던 사람은 강태영·장연순 그리고 남편이 있었다”고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확인했다.


장연순씨는 지난 6월3일 취재에 “2010년 당진 명성공업사를 운영하는 언니가 냉장 컨테이너를 선물로 주어 식당에서 요긴하게 쓰고 있는데 A스님이 그것도 불법이라 하여 2013년경 철거했다. A스님이 서산지원에 거짓으로 문서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장씨 주장과 검찰·법원 판단


두 사람의 상반된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장연순씨는 각서와 관련해 2017년경 A스님을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소에 대해 검찰과 법원은 A스님의손을 들어줬다.


A스님은 수사과정에서 ‘2007년 12월25일 사찰 재산관리인으로 임명됐다. 2008년경 주지 C스님이 돌아가신 후 업무 인수인계 당시 사찰 인수위로부터 이 각서를 제출을 받았으며 증인으로 기재된 김원석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다.

 

종무실장은 ‘인수인계상 목록에는 없지만 해당 각서가 전임자의 종무서류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인수인계 당시 인계자로 참여한 D스님도 ‘당시 각서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 등을 들어 A스님에게 무혐의(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다.


법원도 A스님의 손을 들어줬다. A스님은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2012년경 진행된 건물 철거를 다퉜던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후 강제집행을 하여 건물 1채를 철거했다. 이뿐 아니다. 장연순씨가 A스님을 상대로 2016년 3월 제기한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 소송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민사2단독 재판부(판사 김지영)는 같은 해 9월2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과거 임대차 계약이 존속했던 10여 년의 기간 동안 원고의 건물 무단증축 시설물 설치 등으로 인해 분쟁관계가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 피고가 선행소송을 제기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가 제1심 소송에서 대부분 승소했으나 제2심 법원은 이 사건을 조정에 회부하여 몇 차례 조정한 끝에 원고로 하여금 기한을 엄수하여 노래방과 정자를 철거하고 식당 부지 등에 관해 1년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되 원고가 노래방 정자 철거 의무나 임대차 계약의 내용을 위반하는 경우 피고에게 즉시 해지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계속해서 “피고가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결정이 확정되었다”면서 “그런데도 원고는 이 사건 결정 및 임대차 계약에서 정한 내용을 위반했고 법원의 강제집행절차마저 지연시킨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의무 위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 장연순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소송은 2018년 5월15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학의 사건보다 더 큰 사건”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은 A스님을 무혐의 처분한 후 장연순씨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지난 4월 선고공판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과 장연순씨는 1심 선고 결과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장연순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3일 기자를 만나 “19살 때부터 식당일을 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일만 해왔는데 정신적·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골병이 들어 죽을 지경”이라면서 “주지 A스님의 도에 지나친 갑질 행위를 감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장씨는 이어 “A스님은 동네에 사는 이일춘 할머니한테 법원 가서 장연순이가 증축했다고 하는 증언을 서주면 상가를 지었을 때 1채를 주고 장연순 터를 주겠다고 하여 이일춘, 남편 박정현 확인서를 증거자료로 검찰에 스님을 고소했는데 서산경찰로 이송하여 김×× 수사관이 사건을 취급하면서 ‘농담을 했다’고 넘겼는데 윗선의 지시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계속해서 “A스님의 이 같은 말은 이일춘·박정현 확인서와 녹취록 파일 등으로 미루어 엄연한 위증교사다. 서산경찰서가 이 같은 명백한 범죄를 어물쩍 넘겨 버리면서 저는 이로 인해 10여 년간 물질적·정신적 고통을 많이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장연순씨의 남편 강모씨는 “작년 8월9월경 서산지청 D검사가 장연순을 소환했다”면서 “A스님과 대질심문 중 장연순이 잠깐 화장실 갔다가 검사 방에 들어가려니 문틈에서 D검사와 A스님의 대화 중 ‘장연순이가 스님한테 고소 취하하면 스님이 이깁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이어 “그 후 토요일인가 일요일 밤에 검사가 장연순한테? 고소를 취하하라고 회유하고 압력을 넣었다”면서 “검사 방에서 2번이나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또한 “작전세력들이 보상 한 푼도 안 주고 등기가 난 집을 억울하게 강제로 철거했다”면서 “우리를 알거지로 만들고 남아 있는 집까지 강제 철거한 후 상가를 지어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갈등에 대해 조계종 수석부의장을 지냈던 장주 스님은 6월4일 “최근 소승이 바라본 충남 ××사 사건은 천인 공노할 사건으로 ‘김학의 사건’보다 더 큰 사건”이라면서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찰 측은 "재판이 다 끝나서 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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