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신약 기술수출 3조5300억 잭팟 비결

베링거인겔하임에 지방간염 치료제 기술이전 1조52억 홈런…비결은 R&D 드라이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7/05 [13:49]

유한양행 신약 기술수출 3조5300억 잭팟 비결

베링거인겔하임에 지방간염 치료제 기술이전 1조52억 홈런…비결은 R&D 드라이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7/05 [13:49]

2018년 매출액 기준 제약 업계 1위 기업 유한양행이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렸다. 지난해 11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와 관련해 다국적 제약회사 얀센과 1조4000억 원의 수출계약을 맺은 데 이어 7월1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와 관련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2억 원의 기술수출 쾌거를 올린 것. 지난 6월20일로 창립 93주년을 넘어 100년 기업을 바라보는 유한양행은 최근 1년 사이 조 단위 계약 2건을 포함 총 4건의 신약 후보물질 계약을 통해 3조5300억 원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이는 유한양행이 2018년 기록한 매출 1조5188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몇 년간 미래 성장동력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부문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잇단 ‘홈런’ 비결에 대해 과감한 R&D 드라이브가 기술수출 성과를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에 지방간염 치료제 8억7000만 달러 기술수출
1년 새 조 단위 계약 2건 포함 4건에 3조5300억 기술이전 쾌거

 

잇단 대박 비결은 2019년 1700억 원 투입 등 과감한 R&D 투자
이정희 사장 “신약개발은 투자 필요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소명”

 

대한민국 1등 제약회사 유한양행의 융합단백질 신약 기술을 세계가 인정했다.


지난해 굵직한 기술수출 계약을 여러 건 따내 업계의 부러움을 산 유한양행이 창립 이래 최초로 다국적 제약회사에 바이오 의약품 신약물질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 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것.


이 회사는 지난 7월1일자로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52억 원에 이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NASH)와 관련 간질환 치료를 위한 GLP-1, FGF21 이중작용제  YH2572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월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합성 신약물질을 8823억 원(7억85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을 한 지 5개월 만이다.

 

▲ 유한양행이 7월1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와 관련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2억 원의 기술수출 쾌거를 올렸다.    

 

1조52억 기술수출 쾌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술을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악화해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단계를 말한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차원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물질에 국내 바이오 업체 제넥신의 하이FC 기술을 적용한 뒤 상품 가치를 높였다. 하이FC는 항체융합단백질의 생산성과 공정수율을 높이고, 약효를 길게 유지해주는 바이오 기술이다. 유한양행에 기술을 공급한 제넥신은 총 1조 원대의 기술수출 금액 중 5%를 지급받을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4000만 달러(462억 원)를 받게 되며 향후 임상 단계별로 지급되는 최대 기술료 8억3000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또 제품이 출시되면 매출에 따른 로열티(기술 사용료)도 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은 내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GLP-1과 FGF21 등 두 가지에 결합해 효과를 내는 이중 작용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혁신 신약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이 후보물질은 유한양행이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바이오 기업 제넥신의 항체융합 단백질 플랫폼 기술 ‘하이FC’를 접목한 융합물질이다. 전임상연구에서 지방간염 해소 및 항섬유화 효과를 내 간세포 손상을 막고 간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지방간염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약품 개발에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됐다”면서 “제넥신의 기술이 접목된 이 후보물질은 유한양행과 바이오 의약품 관련 다른 회사와의 첫 번째 사업 협력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을 하는 신약물질은 우리 회사의 첫 바이오 의약품”이라며 “이 신약물질은 독성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물질 총 4개를 보유 중이다. 신약물질 4개 중 1개가 이번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바이오 의약품이며, 나머지 3개는 합성신약이다. 그중 절반을 판매해 2조 원대 계약을 체결한 만큼 추가적인 기술수출도 기대해볼 수 있다.

 

▲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잇단 ‘홈런’ 비결에 대해 과감한 R&D 드라이브가 기술수출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1년 새 3조5300억 계약


이로써 유한양행은 최근 1년 사이 신약 후보물질 총 4건, 3조5300억 원의 계약을 맺는 수출 쾌거를 올렸다.


유한양행은 특히 전임상 단계에서 조 단위의 대형 기술수출을 두 건이나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11월에는 전임상 마무리 단계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을 얀센바이오텍에 1조5000억 원(약 12억5500만 달러)에 기술수출했다.


지난 6월 초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으로 개발 중인 레이저티닙(lazertinib·YH25448)의 임상1/2상 시험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레이저티닙의 ‘객관적 반응률(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과 무진행 생존기간(질병이 진행되지 않거나 혹은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 등 효능과 안전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공동 개발사인 얀센 측의 행보도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신약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5월 레이저티닙은 기술 도입사인 얀센이 개발하는 신약후보물질 중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약물 10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올해 1월 길리어드에 기술수출을 한 저분자 NASH 치료 후보물질은 전임상을 시작하지 않은 탐색물질 단계에서 계약이 성사됐다. 신약 후보물질이 부여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 기술수출 계약을 따냈다. 유한양행의 첫 기술수출은 지난해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 ‘YH14618’을 2억1815만 달러에 라이센스 아웃한 것이다. 이 기술은 코넥스 등록 벤처기업 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연구로 일궈낸 개가였다.


이렇듯 2018년 7월과 11월 2건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계약금만 5065만 달러(584억 원)를 벌어들였는데, 올해 1월과 7월 또다시 2건의 기술수출을 통해 계약금만 5500만 달러(634억 원)를 벌어들였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1/2상 시험을 미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미국 폐암 환자 대상 임상1상 시험을 승인 받아 3분기부터 글로벌 임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홈런 비결은 R&D 드라이브


지난 6월20일로 창립 93주년을 넘어서 100년 기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유한양행은 최근 몇 년간 미래 성장동력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개발(R&D) 부문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잇단 ‘홈런’ 비결에 대해 과감한 R&D 투자가 기술수출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일찍부터 혁신신약 개발의 근간이 될 연구개발 기술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신약 후보물질의 평가기술 및 연구조직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신약 파이프라인과 관련한 글로벌 개발전략을 수립하여 신약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효율적인 연구자원의 배분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들의 글로벌 라이센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연구전략 수립에도 집중했다. 또한, 신약개발의 혁신 동력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자 바이오 벤처, 대학, 공공 연구기관들과 신약개발 네트워크 및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이를 중심으로 전략투자와 기술도입을 시도해왔다.


더불어 유망한 신약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협력체계를 강화해 빠른 시간에 R&D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유한양행의 개량신약 연구개발 전략은 약물의 병용효과 및 복용 편의성을 고려한 복합제, 투여방법 및 투여경로를 개선한 신규제형, 부작용 감소를 위한 제제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중장기적 제품개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빠른 시일 내에 연구개발 및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또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약물방출속도조절, 가용화, 다층정 관련기술 등을 더욱 강화하고, 외부협력을 통해 새로운 제제기술을 확보하며, 장기적으로 특화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왔다.


원료의약품 연구분야에서는 신약 초기 개발단계(Early Stage, 임상 2상 이전)의 공정개발 역량을 강화하여, 후기 개발단계(Late Stage, 임상 2상 이후)의 공정 최적화 역량과의 조화를 통해 공정 초기 연구부터 생산화 단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객 선도형 원료의약품 개발연구 조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에는 연속 공정 기술(Continuous Process) 확보를 위한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기존의 뱃치(Batch) 생산 방식과 차별화된 생산기술을 확립했다.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 벤처기업이나 학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원료의약품 생산기술 또는 새로운 합성기술들을 발굴하고, 유망기술의 도입 및 공동연구를 활성화하여 자체 품목 개발 확대 및 기술력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유한양행의 2018년 R&D 투자금액은 1100억 원 규모로 2016년 864억 원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 올해는 R&D 투자 규모를 1700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처음으로 10%를 넘는다.

 

▲ ‘영업통’으로 유명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약개발과 R&D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 사진출처=유한양행


‘영업통’으로 유명한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약개발과 R&D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유한에 연구·개발(R&D)이라는 DNA를 주입하고 싶다. 이는 제약업의 본질인 신약개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행과정이자 유한 100년사를 이룩할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소명이다.”


“신약 개발은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R&D 투자를 더욱 강화하겠다.”


이 사장은 6월20일 창립 93주년 기념사에서도 “유일한 박사의 숭고한 정신적 유산과 선배들이 물려준 혜안은 유한만의 성공 DNA가 돼 탄탄하게 뿌리내렸다”면서 “유한양행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하며, 명실공히 영업력을 인정받는 업계 1위 기업,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R&D 중심의 세계적인 혁신신약 개발회사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이어 “혁신신약과 신사업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글로벌 100년 기업을 향한 위대한 여정을 바로 이 자리에서, 우리의 뜨거운 도전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기적인 이익 창출을 넘어 적극적인 R&D 및 시장지향 투자 강화로 장기적인 발전과 미래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는 지난 1926년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목표로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창업 이래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신뢰와 정직의 기업문화를 가지고 우수한 의약품 생산과 국민보건 향상에 매진해왔다.


업계 1위를 꿋꿋이 고수하고 있는 유한양행이 과감한 신약 R&D 드라이브를 통해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넘어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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