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방도령’ 열연 정소민

“사극 찍고 싶었는데 한복 입고 소원 풀었지요”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7/12 [11:05]

영화 ‘기방도령’ 열연 정소민

“사극 찍고 싶었는데 한복 입고 소원 풀었지요”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7/12 [11:05]

양반가 규수 해원 역할 맡아 다소곳+코믹한 연기
“울림이 있는 영화 만났으면…몸 쓰는 연기도 콜”

 

▲ 정소민은 영화 ‘기방도령’에서 허색이 첫눈에 반하는 양반가 규수 해원 역을 맡았다. <뉴시스>    

 

“코미디만 해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어쩌다 보니 극 속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는 진지한데 배경이 웃긴 작품들을 항상 만났다. 나는 굉장히 진지하게 임했는데, 밖에서 볼 때는 웃겼던 것 같다. 실제의 나는 여러 가지 면이 있다. 가족이랑 시간을 보낼 때와 일을 할 때는 다르다.”


코믹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의 정소민(30)은 차분하고 진지하다.


영화 <기방도령>은 폐업 위기의 기방인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이는 코미디다. 정소민은 허색이 첫눈에 반하는 양반가 규수 해원 역을 맡았다. 해원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고방식을 지닌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조선시대에 만연한 반상과 남녀의 차별을 부당하다고 여긴다. 그녀 역시 남녀의 구분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는 허색이 싫지만은 않다.


정소민은 “해원이는 자유롭고 싶은데,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색이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저 사람은 이미 날아다니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 같다. 그래서 더 끌렸을 거다. 그러면서 꿈 아닌 꿈이 생겼을 것 같다. 허색이 얘기하는 걸 듣고 ‘지금 나는 어디도 갈 수 없는데 나도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소재나 캐릭터가 요즘 트렌드인 젠더 감수성에 부합하는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건 강요한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보는 건 각자 다를 것이다. 10명이 같은 걸 봐도 녹이는 게 다를 거다.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소중한 의견이다. 영화는 재미있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교훈을 주거나, 의미가 있는 것도 좋지만, 재미 다음인 것 같다. 나는 장르를 떠나서 영화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무얼 느끼느냐는 보는 분들의 몫인 것 같다.”


정소민은 출연 분량이 적어 아쉬울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처음 편집이 나왔을 때보다 10~20분 정도 줄여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시나리오보다 전반적으로 조금씩 줄었다. 그렇게 들었다. 비율로 보면 원래 시나리오 받았을 때랑 비슷해서 아쉬운 건 없다”고 말했다.

 

▲ 배우 정소민.


이번 영화는 정소민의 첫 사극이다.


“걱정을 너무 많이 했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울 것이라고 주변에서 겁을 많이 줬다. 만반의 준비를 해서 촬영을 했다. 첫 촬영날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날이 진짜 피크였던 것 같다. 패딩 바지에 발열 레이스를 세 겹 껴입고, 온몸에 핫팩을 붙이고 연기를 했다. 그런데 하의는 엄청 따뜻하더라. 상체는 껴입으면 티가 날 수밖에 없어서 거의 못 입고 얇은 저고리 하나 정도만 입고 촬영했다. 온도차를 몸으로 느끼면서 했다.”


“사실 영화 작업이 끝나고 나니 힘들었던 건 별로 생각 나지 않는다. 후에 같이하는 사람이 좋고 분위기가 좋아서, 기방도령 팀이라서,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은 원래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 한국무용을 했다. 한복을 많이 입고 지내서 한복이 편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한복을 입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극은 예전부터 쭉 하고 싶었다. 아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연이 닿는 작품이 없었다.”


정소민과 허색 역을 맡은 이준호는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정소민은 “동갑내기 친구랑 일할 기회가 많지 않다. 준호씨가 허색 역을 맡았다고 해서 든든하고 편했다. 그 시너지 효과가 촬영할 때도 많이 났던 것 같다. 준호씨는 워낙 철저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한 장면을 여러 버전으로 준비해오고 그랬다. 동갑내기 친구니까 아이디어도 편하게 내고 얘기하고 받아주면서 서로 응원해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준호씨의 가장 큰 매력은 엄청나게 성실하고 워커홀릭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친구로서 더 응원하게 되더라.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바쁘고, 한 가지 일만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항상 두세 가지 일을 하는데 다 소화해내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준호씨는 일본에서 돌아온 날 바로 와서 촬영하고, 계속 해외를 왔다갔다 하면서 임했다. 우리 영화랑 <자백>이란 드라마 연기를 병행하는 걸 봤을 때 ‘어떻게 저걸 다 소화하면서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추어올렸다.


그녀는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으로 ‘육갑의 등장’을 꼽았다.


“육갑의 뒷모습이 등장했을 때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너무 웃겼다. 또 허색이 해원한테 말을 하고 나서, 육갑이 뒤에 똑같이 써먹는다. 그 장면도 너무 웃겼다. 육갑이 너무 진지하게 실패를 하고,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난설을 심쿵하게 한다. 그 포인트가 너무 웃겼다. 두 부분이 제일 웃겼다. 내가 나오는 장면에는 웃긴 장면은 없었던 것 같다.”


그녀는 남대중 감독의 창의력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태을미’가 감독님의 천재적 코미디 기질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어떻게 이걸 한자로 풀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연습생’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도 웃겼다.”


정소민이 휴식을 취하는 방식은 영화 감상과 강아지 산책 시키기, 그리고 텃밭 관리란다.


“시간이 많이 빌 때는 영화를 보곤 한다. 극장에 가서 보기도 하고, 집에서도 많이 본다. 강아지랑 산책도 하고, 요즘에는 텃밭을 조그맣게 가꾸고 있다. 부모님이 해놓은 걸 같이 조금씩 하고 있다.”


최근 인상 깊었던 캐릭터에 대해서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라는 영화를 보고, 저런 캐릭터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가 다양화돼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독자인 남편을 잃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캐릭터에 임할 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캐릭터를 만나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캐릭터가 들어와도 그 캐릭터만의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배역보다 울림이 있는 영화를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크다. 다양한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다. 그 마음이 가장 크다. 액션이나 몸 쓰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뉴시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4월 둘째주 주간현대 1246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