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방도령’ 육갑 역 최귀화

“데뷔 23년 차 됐지만 내 연기에 만족한 적 없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7/12 [11:09]

‘기방도령’ 육갑 역 최귀화

“데뷔 23년 차 됐지만 내 연기에 만족한 적 없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7/12 [11:09]

자칭 고려 왕족 출신의 괴짜 도인 역 맡아 웃기는 열연
“온몸에 풀 바른 채 올 누드 연기…피부 당겨 애먹었다”

 

▲ 1997년 연극으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데뷔 23년 차 배우 최귀화.    

 

“솔직하게 말하면 과거에 연극할 때는 가수들이 연기하는 것에 약간 편견이 있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그 사람들이 모든 방면에서 나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기만 할 줄 아는데, 그 사람들은 엔터테이너적인 재능까지 갖고 있지 않나. 연기라는 게 연기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야 하는 상황도 많다. 그런 장면이 너무너무 많다. 그런 부분들에 비해서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더라. 그때부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7년 연극으로 데뷔,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데뷔 23년 차 배우 최귀화(41)는 여전히 연기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내가 계속 작품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승부 근성이 있다. 연기 욕심도 많다. 그러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 만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부족한 점이 보인다. <기방도령>의 ‘육갑’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영화를 통해 내 연기를 보니 허점이 많더라. 그런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최귀화가 그린 육갑은 자칭 고려 왕족 출신의 괴짜 도인이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고려 왕족 후손인 육갑은 신선이 되려는 찰나 우연히 산속을 산책하던 허색과 만나 기방결의를 맺은 뒤 연풍각의 홍보담당 노릇을 톡톡히 한다.


단연 화제가 됐던 ‘누드 뒤태’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원래 부끄러움이 많다. 나체로 연기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꼭 필요한 부분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대역이 대신 했는데, 엉덩이가 조금 처졌더라. 그 부분이 아쉽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서 한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한다. 상반신 노출도 쉽지는 않았다. 날이 너무 추웠다. 자세히 보면 풀을 온 몸에 다 바른 상태다.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각질처럼 일어난다. 풀이 마르니까 피부가 당기고, 조금만 움직여도 아프더라. 전체 누드를 한 분은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최귀화는 이 영화에서 자신의 코미디적 기질을 극대화하며 “극을 ‘하드 캐리’했지만 사극에는 다시 출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육갑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 중에서 가장 힘들었다. 시나리오 배경은 가을이다. 촬영은 겨울에 했는데, 배경은 가을이다 보니 옷도 얇았고 많이 껴입지도 못했다. 사극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보통 배우들이 사극을 한 번 하고 나면 3년 동안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나도 이번에 해보고 같은 생각을 했다. 육체적·시간적으로 너무 힘들다. 분장만 2시간에 벗겨내는 데 30분 걸린다. 걸어다니기도 힘들고 장소도 산속, 개울가 등 쉽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코미디 장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영화 출연은 감독님 영향이 컸다. 시나리오를 읽고 내 취향은 아니라 고민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감독님을 뵙게 됐는데, 감독님이 너무 유쾌하고 자상하더라. 말씀도 잘해서 듣다 보니 믿음이 갔다.”


“이번에는 코미디를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과거에도 중간중간 웃음을 주기는 했다. 개인적으로 사회 고발 영화나 깊이 있는 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배우로서 항상 좋아하는 것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번처럼 본격적인 캐릭터 역할을 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한 번 쯤은 해봐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하게 됐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그는 코미디 연기에도 진지하게 임했다.


“웃겨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역할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됐다. 다행스러운 건 코미디 작품을 굉장히 많이 했다는 점이다. 코미디 호흡은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 연극하면서 스스로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했다. 같은 대사와 같은 장소인데 어떨 때는 관객들이 웃고, 어떨 때는 웃지 않는다. 사람의 성향도 있지만, ‘진실되게‘ 상황을 쌓아가지 못하면 후반에 웃음을 주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진실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처음 연기를 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그러자 “내가 왜 이걸 시작했더라?”라고 혼잣말을 한 뒤 “어느 날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전봇대에 단원 모집 글이 있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 아니라 버스에서 외워서 집에 가서 용기를 내 전화를 했다. 흔쾌히 와보라고 그러더라. 그때 공연장이란 걸 처음 가봤다. 마침 그날 공연을 하더라. 대표님이 1인극을 하고 있었다. 저녁에 공연을 관람하게 됐는데, 그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태어나서 연극이란 걸 처음 봤었다. 10대 후반이었다. 연습생 시절이 꽤 있었다”고 회상했다.


거리를 다녀도 사람들이 아직 못 알아본다는 최귀화는 연출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연출에 대한 꿈이 있다. 아주 나중에 배우를 은퇴했을 때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시나리오를 하나 직접 썼는데, 하겠다는 제작사가 있는데 감독님이 없었다. 그래서 못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신인 감독님이 자기 데뷔작으로 내 시나리오를 해보겠다고 해서 지금 진행하고 있다. 그 감독님에게 맡겨서, 그 분이 알아서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자 “나는 사실 휴먼극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은 사실은 잘 안 나간다. 투자를 받기도 어려워 잘 쓰지 않고, 그래서 그런 작품들이 갈수록 사라진다. 휴먼인데 새롭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은 그런 것이 있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사실 누구나 알 법한 역할을 만났을 때 멋지게 보여주는 게 진짜 멋진 건데, 나는 아직 그런 깜냥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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