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피서법 찾고 있나요? 한국관광공사 강추 여름 여행지

신선 노닐던 선유도에서 “신선놀음 해본들 어떠리”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8/02 [10:22]

올여름 피서법 찾고 있나요? 한국관광공사 강추 여름 여행지

신선 노닐던 선유도에서 “신선놀음 해본들 어떠리”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08/02 [10:22]

올해도 어김없이 찜통더위가 찾아왔다.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살인적 폭염을 떠올리며 산이나 바다에서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서둘러 바캉스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산새의 지저귐이 귓가로 흐르는 무공해 마을에서 며칠간 호젓한 휴가를 즐기다 올까? ‘피서’는 피하지 말고 즐기라고 했다! 차라리 유명 해수욕장의 북적이는 인파 속으로 들어가 적당히 세속적이고 짜릿한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태양이 이글거리는 낮에는 해수욕을 하고, 밤에는 내 안의 감성을 깨우며 한여름 밤의 추억을 쌓아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그것도 아니라면 여름 정취가 절정인 숲에서 녹음의 위로를 받으며 일상의 시름을 달래볼까나.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름 더위를 싹 날려 보내거나 지친 영혼을 달래줄 보석 같은 피서지를 소개한다.

 


 

군산구불길 이정표 따라 대봉 정상에 서면 “와~” 탄성 절로
드넓은 선유도해수욕장과 고군산군도 섬 어우러진 모습 장관


갑판에서 온몸으로 바람 맞으며 젖어드는 상념은 섬여행 묘미
만지봉 오르는 길은 만지도와 연대도 해안 절벽 어우러져 절경

 

1. 군산 선유도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바다가 육지로 변하고, 고군산군도의 신시도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는 다리로 연결됐다. 군산에서 선유도까지 자동차로 여행하는 세상이다. 새로 열린 길 따라 선유도에서 여름을 즐겨보자.

 

유람선 타고 바다에서 고군산군도를 입체적으로 감상한 다음, 자동차로 선유도까지 달려보자. 신시도에서 무녀도, 무녀도에서 선유도, 선유도에서 장자도를 징검다리처럼 건넌다. 장자교, 대봉전망대, 선유도해수욕장 등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 명소를 둘러보면 어느새 더위가 사라진다.

 

▲ 유람선 2층에서 멀리 고군산대교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관광객.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는 길은 거침이 없다. 고속도로보다 반듯한 길이 바다 위에 직선으로 놓였다. 비현실적이라 어리둥절하지만,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비응도에서 13.5km쯤 가면 유람선이 출발하는 야미도선착장이 나오고, 다시 3.5km 남짓 달리면 신시도에 들어선다. 예전에는 모두 섬이던 곳이다.


선유도유람선을 타기 전에 새만금휴게소 신시광장에 들러보자. 광장 한가운데 새만금방조제준공탑이 있고, 신시배수갑문도 보인다. 갑문 뒤로 고군산군도의 섬들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고군산군도는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로 구성된 섬의 무리로, 선유도가 그중 대표 섬이다. 고군산은 옛 군산이란 말이다. 군산도라 불린 선유도에 수군만호가 상주하던 군산진이 지금의 군산으로 이전하면서 그렇게 불렸다.


선유도유람선은 야미도선착장에서 출항한다. 사람들이 타자 일억조호가 힘차게 선착장을 박차고 나간다. 이 유람선은 1층에서 품바 공연이 열리는 점이 특이하다.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은 2층으로 올라가 직원이 들려주는 해설을 듣고, 경치를 보다 지루하면 1층에서 공연을 즐긴다.


유람선이 출항하면 먼저 갈매기의 쇼가 펼쳐진다. 갈매기는 사람이 손에 쥔 과자를 귀신같이 채 가고, 던져줘도 덥석덥석 잘 받아먹는다. 갈매기의 힘찬 날갯짓이 볼 만하다. 하늘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며 비상하는 모습이 멋지다.


유람선이 신시도를 지나자, 멀리 고군산대교가 나타난다. 돛 모양 주탑 덕분에 다리가 출항하는 배처럼 보인다. 본래 주탑 2개로 설계됐지만, 섬과 섬 사이가 좁아 1주탑 방식으로 지었다고 한다. 선유도의 선유3구선착장에 접근하니 빨간색 기도등대가 눈길을 끈다. 두 손바닥을 모은 생김새는 어민의 안전과 만선을 기원한다.


유람선이 선유도와 대장도 사이를 미끄러져 들어가자, 수려한 선유도해수욕장이 나타난다. 눈부신 백사장 뒤로 진안 마이산을 닮은 망주봉 두 봉우리가 우뚝하다. 반대편에는 대장도의 수려한 봉우리가 드러난다.

 

유람선 직원이 산 중턱에 자리한 길쭉한 바위를 보라고 알려준다. 등에 아기를 업고 먼 곳을 바라보는 장자할머니바위다. 자신이 뒷바라지해 과거에 급제한 할아버지가 소첩과 함께 오는 모습을 본 할머니가 아기를 업은 채 굳어 바위가 됐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


유람선은 빨간색 도보 전용 장자교와 장자대교 아래를 연달아 지난다. 다리를 건너 섬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유람선이 동쪽으로 방향을 틀면, 선유도의 남쪽 바위들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흰색 인어등대가 나타난다. 인어 머리 위에 등명기가 있고, 인어는 합장한 자세다. 인어가 어민의 안전을 기원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 옆에 구멍 뚫린 바위, 동문도 신기하다. 구멍 반대편으로 바다가 보인다.


선유도의 선유봉은 바다에서 보면 기암이 절경을 이룬다. 이제 유람선은 힘차게 선유대교 아래를 지난다. 바다에서 올려다본 빨간색 선유대교의 곡선미가 우아하다. 이제 유람선은 토끼 귀처럼 보이는 망주봉의 배웅을 받으며 야미도선착장으로 되돌아간다.


유람선 여행이 끝나면 자동차를 타고 섬에 들어갈 차례다. 길은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신시도를 관통해 고군산대교로 이어지고, 무녀도를 지나 선유대교에 닿는다. 유람선으로 지난 곳에 와보니 풍경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유람선으로 둘러보며 찍어둔 곳은 장자교, 선유도해수욕장과 대봉전망대다.


우선 도보 전용 장자교로 향한다. 섬과 섬을 걸어서 건너는 게 신기하다. 다리 중간에 서니 세찬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린다. 다리 건너 올려다본 대장봉은 무서운 장수가 버티고 선 느낌이다. 다시 장자교를 건너 선유도해수욕장을 지나 선유3구 앞에 차를 세웠다. 군산구불길 ‘고군산길’ 이정표를 따라 20분쯤 오르면 대봉 정상에 닿는다.


정상 아래 대봉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자 “와~” 탄성이 나온다. 드넓은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 고군산군도의 섬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여기서는 선유팔경의 여러 절경을 볼 수 있다. 선유도해수욕장에 고운 모래가 깔린 모습이 ‘명사십리’, 기러기가 내려앉은 것 같은 해수욕장 모습은 ‘평사낙안’이다.

 

▲ 대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선유도.    

 

망주봉 두 봉우리 사이를 자세히 보면, 비가 많이 올 때 흘러내린 ‘망주폭포’ 흔적도 눈에 띈다. 저물 무렵에 찾아오면 ‘선유낙조’가 그만이다.


대봉전망대를 내려오면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땀을 씻어내자. 깨끗하고 고운 모래가 깔린 해변이 거대한 운동장 같아 속이 시원하다. 곽재구 시인은 이 백사장에서 ‘가장 맑고 넓은 원고지’를 떠올리며 〈선유도〉라는 시를 썼다.

 

▲ 운동장처럼 드넓은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    

 

해수욕장은 바다로 100미터쯤 나가도 물이 허리 높이 정도라,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다. 천천히 바닷물에 들어가니 서늘한 기운이 몰려온다. 선유도 신선들은 고군산군도를 구석구석 구경하다가 이곳에 몸 담그고 더위를 이기지 않았을까?

 

▲ 선유도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가족.    

 

<글·사진/진우석(여행작가)>

 

2. 통영 만지도·연대도


만지도와 연대도는 푸른 통영의 섬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인 섬으로 향하는 뱃길에는 바다 향과 싱그러운 호흡이 담긴다. 통영의 섬은 차곡차곡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설레게 한다. 통영이 품은 이웃 섬, 만지도와 연대도는 출렁다리로 이어지며 한 묶음이 됐다.

 

섬으로 가는 배편은 산양읍 남단의 달아항과 연명항(연명마을)에서 출발한다. 달아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학림도, 저도 등을 거쳐 연대도와 만지도에 닿는다. 연명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은 만지도로 바로 연결된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섬의 들고 나는 모습을 가까이 보고 싶다면 달아항에서 출발한다. 여객선은 섬사람의 삶터를 슬며시 노크한다. 이른 아침에 포구를 나서는 고기잡이배도 만난다. 배가 마주치면 ‘뿌~’ 하는 뱃고동과 함께 손 인사를 주고받는다.

 

섬 주민과 낚시꾼을 내려놓으면 종착지인 연대도, 만지도로 마지막 뱃머리를 돌린다. 뱃길은 20분 남짓, 갑판에 앉아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젖어드는 상념은 섬 여행의 묘미다. 새우 과자나 갈매기가 없어도 섬과 바다, 하늘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뱃길을 차분하게 단장한다.


섬을 한적하게 즐기려면 아침 일찍 출발하는 첫 배를 이용해볼 일이다. 외지인이 닿기 전, 만지도는 고즈넉한 풍경으로 첫 손님을 맞는다. 파도 소리가 더욱 명쾌하게 들리고, 마을 식당에서 커피 한잔하는 섬 할머니들의 담소가 담장 안을 채운다.

 

▲ 할머니들의 담소가 담장 안을 채우는 만지도 골목.    

 

만지도에 시집와 90세 넘은 할머니가 시어머니라는 얘기며, 예전에는 노를 저어 연대도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는 얘기, 이제는 학교가 모두 폐교되어 꼬마를 찾아보기 힘든 섬이 됐다는 애틋한 얘기가 두런두런 흩어진다.


섬은 세월 속에 또 다른 사연을 만들어낸다. 만지도와 연대도의 집은 문패가 특이하다. ‘문어와 군소를 잘 잡는 최고령 할머니 댁’ ‘우리나라 최초 카누 3관왕 선수가 태어나고 자란 곳’…. 만지도가 명품 마을, 연대도가 명품 섬으로 선정되며 집집마다 개성이 묻어나는 문패가 걸렸다. 문패에 담긴 주인공 가운데 섬을 떠나 추억이 된 주민도 있다.


만지도는 동서로 1.3km 길게 누운 작은 섬이다. 주민은 10가구가 채 안 된다. 그나마 통영에서 오가며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만지도는 주변 섬보다 주민이 더디게 정착해 만지도(晩地島)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유람선이 닿는 선착장에는 마을 도서관과 작은 카페가 들어섰다. 국립공원 명품 마을로 선정되며 골목마다 벽화도 그려졌다. 아담한 마을은 포구를 바라보고, 마을 뒤편으로 올라서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바다와 연화도, 욕지도 등 통영의 섬들이 보이는 전망대와 견우길이 이어진다. 마을 뒷산을 따라 오르는 길 끝자락은 섬에서 가장 높은 만지봉이다.

 

▲ 만지봉 오르는 길에 본 연대도의 해안 절벽.    


만지봉 오르는 길은 만지도와 연대도의 해안 절벽이 어우러져 절경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만지도에는 풍란이 자란다. 이곳의 별미는 전복해물라면이다. 전복을 비롯한 해물이 들어간 라면은 마라도 짜장면처럼 섬에서 맛보는 대표 음식이 됐다.

 

▲ 만지도와 연대도는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만지도에서 출렁다리로 향하는 길은 나무 데크가 이어진다. 데크 따라 자그마한 모래 해변에 내려서거나, 푸른 바다에 잠시 발 담글 수도 있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출렁다리는 파도 위에 아슬아슬한 자태로 섬들의 이정표가 됐다. 2015년에 건립된 길이 98.1m 출렁다리에 올라서면 바다가 보이는 틈새로 청아한 물결과 파도 소리가 몸을 감싼다.


연대도는 큰 섬마을의 모양새를 갖춘 곳이다. 포구에 마을회관, 경로당, 카페, 민박이 가지런하게 늘어섰다. 명품 섬으로 선정된 이곳은 마을 골목 사이로 수십 가구가 들어앉았다. 옛 돌담과 교회, 개성 넘치는 문패가 골목을 단장한다.

 

연대도는 수군통제영 시절, 섬 정상에 봉화대를 설치하고 봉화를 올려 연대도(烟臺島)라 불렸다. 인근에 해산물이 지천이라 ‘돈섬’으로 알려졌고, 섬 안에 양조장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마을 남쪽을 넘어서면 고요한 몽돌해변이다. 반대편으로 향하면 에코체험센터다. 연대도는 한때 자체 생산 전기로 일부 시설을 운영하는 에코아일랜드로 이름을 알렸다. 어촌계가 운영하는 에코체험센터에서는 단체 숙박이 가능하다. 섬에는 연대도 패총(사적 335호), 양귀비 꽃밭의 흔적도 있다.


걷기 여행자에게는 연대도의 동쪽 숲을 연결하는 지겟길이 걸을 만하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4구간 ‘연대도 지겟길’은 예전 마을 주민이 지게를 지고 연대봉까지 오르던 길이다. 호젓한 숲길이 약 2.2km(1시간 30분) 이어지며, 곳곳에 전망대도 있다. 지겟길은 멧돼지가 출몰하는 지역으로, 혼자 걷지 않는 게 좋다. 만지도와 연대도 배편은 들어갈 때 탑승한 배(동일 회사)를 다시 타고 섬을 나서야 한다.


섬에서 나와 버스에 오르면 통영의 동네와 바다가 구불구불 펼쳐진다. 미륵산 자락에 있는 전혁림미술관은 푸른 통영의 호흡이 담긴 미술관이다. 통영에서 태어난 전혁림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유품이 전시된다. 생가 터에 조성된 미술관은 타일로 꾸민 외관 자체가 작품이다. 최근 뜨는 봉평동 골목과 함께 둘러보면 좋다.


동피랑벽화마을이 유명세를 타며 서피랑마을도 새롭게 조명 받는다. 동피랑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서피랑에서는 호젓한 골목을 산책하며 통영 시내와 강구안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서피랑공원으로 이어지는 99계단, 피아노계단 등과 길목의 조각 작품이 아기자기한 볼거리다.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서린 통영 세병관(국보 305호)에서는 통영 바다가 다른 자태로 감동을 선사한다.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건물인 세병관은 조선 시대 목조건물 가운데 규모가 몇 손가락에 꼽힌다. 8월 중순에 열리는 통영한산대첩축제와 함께 둘러보면 더욱 의미 있다.

 

<글·사진/서영진(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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