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만져 몸상태 체크하는 복진 건강법

명치에서 서혜부까지 ‘꾹꾹’…당신의 체질·질병 보인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8/02 [10:33]

배 만져 몸상태 체크하는 복진 건강법

명치에서 서혜부까지 ‘꾹꾹’…당신의 체질·질병 보인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8/02 [10:33]

“병원에 갔는데 담당 의사는 계속 컴퓨터만 쳐다볼 뿐 나와 한 번도 눈을 맞추지 않았어요.” 상당수의 환자들은 이런 불만을 토로한다. 분명 검사 데이터를 근거로 치료 방법이 모두 결정되기에 환자를 손으로 짚어보거나 심지어 쳐다볼 필요조차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씁쓸한 이야기다. ‘한의학(韓醫學)과 ‘한의학(漢醫學)’은 한국과 중국 고래의 의술을 말하는데, 탕액(湯液)인 한약과 침과 뜸인 침구(鍼灸), 안마(按摩), 양생(養生) 등을 종합적으로 조합해 치료한다. 그중에서도 양생은 식사, 수면, 마음가짐, 성생활, 입욕, 의복과 주거 등 모든 일상생활을 포함하는데, ‘첫째가 양생, 둘째가 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양생은 가장 먼저 챙겨야 하며 잘 관리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다. 한약을 복용하는 것만이 ‘한의학’은 아니다. 오히려 그에 앞선 진단과 그 진단에 대한 셀프케어에 해당하는 양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한의학 진단 기술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배는 우리 몸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는 ‘복진(腹診)’이다. 일본의 한방약 전문가 히라지 하루미의 책 <복진 입문>(청홍)을 바탕으로 복진 건강법을 소개한다.

 


 

腹診은 선천적인 체질과 성격, 걸리기 쉬운 병 등 다양한 암시
45도 기울여 손가락 1~2cm 정도 들어갈 만큼 힘으로 ‘지그시’


늑골 형태를 보면 살찌기 쉬운 체질인지, 마르는 체질인지 파악
위장 부분만 차가운 사람은 음식이나 식사법에 문제 있는 경우

 

배를 만져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복진(腹診)’. 복진은 선천적인 체질과 성격, 걸리기 쉬운 병 등 다양한 것을 가르쳐 준다. 위장 상태, 마음 상태, 난소와 자궁 등 부인과계 상태, 선천적인 체질과 성격, 걸리기 쉬운 병 등이 그것이다.


“손가락을 약 45도로 기울여서 손가락이 1~2cm 정도 들어갈 만큼의 힘으로 누른다. 힘을 너무 세게 실으면 안 된다. 자신이 누르고 있는 부위에 무엇이 있는지 알면 몸의 상태를 감지하기가 더 쉬운 법이다. 둥글리면서 탐색하면 위험한 경우도 있으므로 한 곳당 약 3초에 걸쳐 천천히 수직으로 누르고, 통증이 느껴지면 그 이상으로 힘을 가하지 않도록 하자. 갑자기 꾹 누르는 것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한 곳당 3초 정도 천천히 손가락을 눌러 넣는다.”


일본의 한방약 전문가 히라지 하루미의 말이다.

 

▲ 배를 만져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복진(腹診)’은 선천적인 체질과 성격, 걸리기 쉬운 병 등 다양한 것을 가르쳐 준다. <사진출처=Pixabay>    

 

복진으로 알 수 있는 것


그는 “복진에서는 복부를 촉진해 명치에서 하복부(서혜부)까지의 상태를 진찰한다”면서 “그로부터 몸속의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고 그 후 치료 방침을 세우는 데 근거로 삼는다”고 설명한다.


배를 만진다니 정확히 무엇을 하는 것인지 맨 처음에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뼈와 피부, 근육의 상태로 다음과 같이 다양한 것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고.


-늑골이 붙어 있는 형태를 보면 살찌기 쉬운 체질인지, 마르는 체질인지 본래의 체질을 알 수 있다.
-피부(표피나 그 밑의 진피)의 상태를 보면 기의 순환이나 위장의 작용을 알 수 있다.
-복직근(다리처럼 늑골에서 서혜부를 이으며 뻗어 있는 긴 근육)의 긴장 상태를 보면 현재 몸의 건강 상태, 본래의 성격 등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조금 더 몸속을 탐색하듯 만져보면 위장, 간장 등 장기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복진법은 배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서 좋다. 처방을 해주는 측(한의사, 한약사 등)에게는 매우 귀중한 정보가 된다. 그리고 처방을 받은 한약을 복용하면서 이 체크리스트로 배의 상태를 확인하자. 상태가 좋은 쪽으로 변화되고 있다면 알맞은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처방을 내리는 입장에서는 한의학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도 실제로 환자에게 복진을 할 수 없기에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때 체크리스트대로 실시한 ‘셀프 복진’ 결과가 있다면 처방을 정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때때로 배에 손을 대기만 해도 간지러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경우는 본래 체질이 허약하거나 몸이 상당히 약한 상태로 판단한다. 또 만질 때 느껴지는 냉기나 온기로 몸의 한열을 알 수 있다. 위 부분만 차가운 사람도 있는데, 대개는 음식이나 식사법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고 한다.


“배를 만져보면 이른바 ‘지칠 줄 모르는 사장 타입’이 있다. 식욕이 왕성하여 고기나 튀김류 등 맛있는 것을 많이 찾고, 밤새도록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이렇게 계속 건강을 등한시하는데도 평소에는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 만큼 ‘건강 그 자체’임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한의학적으로는 ‘실증(實證)’에 해당하는 가장 위험한 타입이다. 때때로 젊은 나이에 돌연사한 유명인의 소식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데, 대체로 이 타입이 아닐까 한다.”


“신기(腎氣)를 보충하기에 앞서 먼저 신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기는 저금과 같다. 낭비하면 순식간에 없어지는데, 소중하게 보존하면 나이를 먹어도 젊음을 유지할 수가 있다.

 

건강에 주의하지 않으면 신기가 떨어지고 노화가 촉진되어 ‘신허’를 불러오게 된다. 특히 과도한 성행위와 냉기는 예로부터 경계해 왔다. 염분이나 첨가물을 지나치게 섭취해도 신에 부담이 된다. 수면 부족과 과로도 신허의 큰 원인이다. 또 냉기를 막으려면 신의 중요한 경혈이 많이 있는 허리부터 발까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무조건 복진은 피해야


하지만 히라지 하루미는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복진을 하기 전에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진찰을 받아보라고 경고한다.

 

-만지기 전부터 아프다.

-손을 대기만 했는데, 뛰어오를 만큼 아프다.
-갑자기 통증과 부종이 생겼다.


히라지 하루미는 “만약 이런 증세가 있다면 충수염, 장폐색, 자궁 외 임신, 난소농종 등 긴급한 처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 평소 복진을 해왔다면 갑자기 생긴 것인지 이전부터 그랬던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자신의 몸을 관찰하여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복피란 주로 복직근을 말한다. 배의 근육은 몇 가지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손으로 만졌을 때 가장 위에 있는 층이 이 복직근이다. 좌우 하나씩 늑골에서 치골까지 긴 다리 형태로 붙어 있다. 복피구급이란 복직근의 긴장이 항진된 상태, 즉 긴장이 매우 심해진 상태를 가리킨다. 그 긴장은 좌우 동시에 나타날 때도 있지만 한쪽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간은 ‘스트레스’나 ‘화의 감정’에 약한 장기다. 이러한 것들이 그 사람의 허용량을 넘으면 간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고, 부풀어 오른 간이 이번에는 비장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잘 회피하거나 조절하여 안정하는 것이 최대의 양생이다. 간의 큰 적인 과음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있으면 과식하거나 식욕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많으므로 규칙적인 식생활이 중요하다. 본래 위장이 약한 체질이므로 튀김이나 육류, 유제품은 피하도록 하자. 단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데, 식사에 지장을 주므로 설탕도 가급적 피하도록 하자.”


“명치를 손끝으로 가볍게 두드리면 꿀렁꿀렁 물소리가 난다. 어떤 원인으로 위장의 작용이 원활하지 못해 여분의 수분이 위에 차서 머물러 있는 상태다. 위장이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경우 수는 위 속에 고이지 않고 아래로 흘러 흡수된다. 하지만 몸의 물 빠짐이 나쁘면 위에 수가 계속 머물러서 위의 불쾌감과 구토감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을 위내정수라 한다.”

 
모든 병은 독에서 출발?


일본 에도시대에 활동한 의학자로 의가의 이론 중 관념적일 수 있는 음양오행·오운육기 등을 배격하고 실증적이고 경험적인 의학을 추구한 요시마스 토도(吉益東洞)는 난해했던 이전까지의 기존 의학을 ‘쓸모없는 공리공론’이라고 일축하고 자신만의 의설을 확립해 나갔다. 그의 의설의 기둥은 ‘만병일독설(萬病一毒說)’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말하지 말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만병일독설이란 ‘모든 병은 그저 독으로 생겨난다’는 사고다. 병이 생기는 원인은 어떠한 이유로 체내의 독이 작용하기 때문이며, 이 독을 독약으로 공격하여 구제하는 것이 치료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을 제거하는 것이 만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필수조건이었다. 실로 ‘독으로 독을 제압한다’는 뜻이다. ‘독’이라고 하면 ‘독약’이나 ‘마시면 바로 죽는 것’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요시마스 토도가 말하는 독이란 매독과 같은 세균이나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체내에 발생한 ‘정체’와 같은 것을 가리킨다. 이 독을 빼내기 위해서는 주로 ‘한토하(발한·구토·설사)’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독을 제거하기 위해 과격한 약물을 사용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예컨대 요시마스 토도의 환자 중에는 매독 환자가 많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적절히 치료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매독이 당시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다.

 

과식은 피부병의 원인


히라지 하루미는 또한 “피부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에는 의복이나 주거, 그 밖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식사의 영향이 크다”면서 “식사는 매일하는 것이기에 의지만 있으면 비교적 단기간에 피부병을 개선해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 현대인의 대다수는 과식을 한다. 아무리 먹은 음식이 좋았다 한들 과식을 했다면 나을 병도 낫지 않는다.      <사진출처=Pixabay>    


피부병은 위장을 바로 잡고 정체된 어혈을 제거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가 양생을 실천해야 하는데, 생활습관을 바꾸기란 의외로 쉽지 않은 법이다. 특히나 음식 조절은 만만치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먹지 말아야 할 것’인 경우가 많으며,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는 곧 식욕과의 싸움이다.


“많은 환자들이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이나 설탕 등은 중독성이 있어서 끊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환자들은 ‘식양생(食養生)’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만 피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문진(問診)할 때 ‘요새 무엇을 드십니까’라고 물어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점검한다.


현대인의 대다수는 과식을 한다. 아무리 먹은 음식이 좋았다 한들 과식을 했다면 나을 병도 낫지 않는다. ‘마른 사람이 더 많이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많이 먹는다’란 타인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소화력 이상으로 먹는 상태를 말한다.


실제로 나를 찾아왔던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거의 모두가 날씬했다. 그리고 대식가였다. 먹는 속도도 빠르고 별로 씹지 않고 삼키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먹어도 안 찌는 대신, 그 독이 전부 피부로 올라와요’라고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한번 정식 지도자 밑에서 단식을 하여 자신의 적량을 파악하는 것인데, 여의치 않다면 부족하다 싶은 양을 섭취하는 것으로 대체하여 얼마간 지속해 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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