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딸 KT 특혜 채용...KT 전 임원 법정 진실공방

김성태 공소장 “우리 딸 스포츠학과 나왔는데…”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8/02 [11:01]

김성태 딸 KT 특혜 채용...KT 전 임원 법정 진실공방

김성태 공소장 “우리 딸 스포츠학과 나왔는데…”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8/02 [11:01]

증인으로 나온 KT 인사담당 실무자 “일부 지원자 특혜”
“인·적성 검사 끝난 후 채용 프로세스에 태우라는 ‘오더’”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KT 전 사장에게 딸의 전공을 이야기하며 계약직 지원서를 직접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 <뉴시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등 유력인사들의 자녀나 지인에게 채용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KT 전 임원들의 재판이 향후 치열한 법리다툼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 인사담당 실무자가 증인으로 참석한 첫 재판에선 이미 일부 지원자에게 특혜가 주어진 정황이 드러났다. 때문에 이를 부당한 행위로 볼지, 정당한 기업활동으로 볼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2012년 KT 하반기 대졸공채 실무를 담당했던 A씨는 지난 7월2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이석채 전 KT 회장, 서유열 전 홈고객부문 사장, 김상효 전 전무, 김기택 전 상무의 업무방해 혐의 1차 공판기일에서 김 의원 딸 김모씨와 관련해 “인·적성 검사가 끝난 후 채용 프로세스에 태우라는 ‘오더(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는 것.


딸 김씨가 정상적인 과정을 밟지 않고 상당한 특혜를 입은 사실이 당시 담당 실무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것이다.


이는 검찰 수사 결과와도 일치한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KT 공채 서류접수는 2012년 9월17일 마무리됐는데, 김씨는 10월19일에야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또 뒤늦게 인성검사를 치른 결과 불합격 대상인 D형을 받았음에도 다음 전형인 면접에 응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증언석에 선 A씨는 “이메일 지원서에는 (다수의) 작성 항목이 공란으로 남겨져 있는 등 지원할 생각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며 자신이 김씨에게 외국어 부분, 자격증, 장점, 보완점 등 누락한 부분들을 다시 채워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또한 A씨는 상급자인 B팀장에게 김씨의 인성검사 결과를 알렸을 때 “(B팀장이) 당황해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서 검찰 측은 김씨에게 특혜가 제공되는 과정에 수뇌부의 지시가 작용했다는 주장을 부각시키기 위해 실무진의 불만이 상당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입사 의지가 크지도 않은 이를 윗선 지시 때문에 무리하게 채용하려다 보니 잡음이 생겼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끼워넣기를 해야 해서 인사팀 실무자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이 맞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맞다”며 “(B팀장은 팀원들을) 다독이기보다 본인도 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대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참고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답변했다.


김씨 채용 과정이 비상식적이었다는 정황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검찰 입장에서는 단 한 번의 재판으로 적지 않은 소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일부 지원자에게 주어진 특혜가 곧 불법적인 사항으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당시 가장 ‘윗선’인 이석채 전 회장 변호인은 “KT가 경영과 관련해 공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며 “사기업 채용은 해당기업의 자율에 전적으로 맡기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적합한 인물을 채용하는 자유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 측은 KT가 과거부터 내부 임원 추천자에 혜택을 주는 채용방식을 운영해온 점을 부각하면서 특혜가 있었더라도 이를 ‘부정’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내부 임원 추천자에 대해서는 서류와 인·적성을 통과시켜주는 관행이 있었고, 이를 면제받은 추천자들이 모두 합격증을 받아들지는 못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이처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재판이 결국 법리 다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재판 과정에서 김성태 의원이 KT 전 사장에게 딸의 전공을 이야기하며 계약직 지원서를 직접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이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이런 내용을 적시했다는 것.


공소장을 보면, 김 의원은 2011년 3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을 만나 “우리 딸이 체육스포츠학과를 나왔는데, 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말과 함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직접 넘겨줬다고.


검찰은 서 전 사장이 김 의원의 채용청탁에 따라 지원서를 KT 스포츠단장에게 전달했고, 이 회사는 인력 파견업체에 김 의원 딸을 파견 요청하는 방식으로 채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검찰은 김 의원 딸의 급여를 (비정규직 급여보다) 상향해 채용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4월부터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김 의원의 딸은 2012년 하반기 KT 대졸 공채를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김 의원 딸은 서류접수를 하지 않았음에도 중도에 채용절차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이 서류접수는 물론 적성검사와 인성검사가 끝난 2012년 10월19일에야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2일 KT가 김 의원 딸을 부정 채용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이석채 전 KT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이 대가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KT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봤다. 당시 환노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간사를 맡고 있던 김 의원이 이 전 회장 증인채택을 무산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취업기회의 제공도 뇌물로 볼 수 있다”면서 “김 의원이 딸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기 때문에, 제3자가 아닌 김 의원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 등 KT 전 임원들은 김성태 의원 딸을 포함해 다수의 유력인사 자녀들을 위해 부정 채용을 지시하거나 주도·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KT 채용과정에서 벌어진 총 12건의 부정 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채용 과정별로는 2012년 상반기 KT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3명, 하반기 공채에서 5명, 2012년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이다.


검찰 조사결과 김 의원 외에도 허범도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사장 등의 자녀나 지인이 채용 과정서 특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KT 채용 비리 사건의 두 번째 재판은 8월6일 진행되며 당시 인사담당 상무보로 근무했던 김기택 전 상무가 증인석에 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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