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열의 음악앨범’ 헤로인 김고은

“자존감 무너졌을 때 ‘미수’ 만나…표현 잘할 것 같았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8/30 [14:31]

‘유열의 음악앨범’ 헤로인 김고은

“자존감 무너졌을 때 ‘미수’ 만나…표현 잘할 것 같았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8/30 [14:31]

“정해인 살인 스케줄 불구 힘든 내색 없어…나도 자극 받았다”
“정지우 감독과 이따금 만나…내 상태 꾸밈없이 털어놓는 상대”

 

▲ 8월28일 개봉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빠른 1975년생 미수 역을 소화한 배우 김고은. <뉴시스>    

 

아날로그 감성이 마음을 적신다. 8월28일 극장에 간판을 건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남녀 간의 인연을 라디오와 결합시켰다. 1994년 첫 방송을 시작한 KBS FM <유열의 음악앨범>이 사랑의 매개체다. 13년간 청취자들과 매일 아침을 함께한 <유열의 음악앨범>처럼 남녀가 10년 넘게 인연의 끈을 이어간다.


김고은(28)이 극장가에서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멜로물로 돌아왔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정해인(31)에 대해 “친구 같은 오빠다. 연상이 아니라 친구 같은 느낌이다. 캐스팅 이야기가 오갈 때부터 너무 반가웠다. 정해인 주연의 MBC 드라마 <봄밤>도 챙겨봤다.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정해인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일정도 많고 진짜 바쁘다. 일적으로 자주 해외를 오간다. 그 스케줄을 어떻게 소화할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나를 만나는 스케줄에서 힘든 내색이 없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같았다. 대충 일하지 않고 그야말로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내가 더 열심히 하고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좋아한다는 말 못 하는 스타일”


이번 영화에서 김고은은 빠른 1975년생 미수 역을 맡았고, 정해인은 1975년생 현우를 연기했다. 두 사람은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헤어진다. 또 다시 마주하지만 다시 헤어진다.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 서로를 향한 그리움, 애틋함이 커진다. 라디오 프로그램 <유열의 음악앨범>과 함께 우연과 필연의 반복 속에서 살아간다.


김고은은 미수와 현우의 연애 감정에 공감했을까.


“한 사람을 오래 만나는 것 자체가 현실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연애하고 결혼한 사람도 있다. 미수의 입장, 감정선에 공감이 많이 갔다. ‘원래 내가 못나면 다 후져 보여’와 같은 대사에서 미수의 솔직한 면모를 느꼈다. 그것이 멋져 보였다. 내가 느껴봤던 감정인 것 같기도 했다. 나만 못난 게 억울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다 후져 보였으면 하는 마음, ‘아무도 나를 안 봐줬으면 좋겠고 생각 없이 웃고 떠들 기분이 아니다’는 마음은 다들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 같다.

 

두 사람의 자존감이 교체되는 시기가 분명하게 있는데, 한쪽이 낮아졌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극복이 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다. 서로에게 좋은 상대이지 않았나 싶다.”


김고은은 실제 연애 스타일을 묻자 “누군가를 좋아해도 좋아한다고 먼저 말하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미수는 용기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애를 하게 된다면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한다. 무엇이든 후회하지 말자는 주의다. 사람 관계에 있어서도 같은 마음이다. 비단 연애뿐만 아니라 너무 후회스럽고 미련이 남고 이런 것을 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작품을 할 때도 그날그날 최선을 다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영화 <은교>(2012) <4등>(2014) <침묵>(2017) 등을 연출한 정지우(51) 감독의 신작이다. 김고은의 데뷔작은 <은교>다. 앳된 외모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후 그녀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2016) <도깨비>(2016~2017), 영화 <차이나타운>(2014) <계춘할망>(2015) <변산>(2017)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공유(40)와 호흡을 맞춘 <도깨비>는 인생작으로 꼽힌다. 최고 시청률 22.1%(닐슨코리아)를 찍으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도깨비> 종방 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6개월 슬럼프…혼자 많은 생각”


“나는 자존감이 높고, 멘털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이쪽 일을 하다 보면 여러 이야기들이 들린다. 그때마다 ‘나는 아니니까’ 하면서 괜찮다고 여겼다. 막상 힘들었을 시기는 괜찮았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나니까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확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도 당황했다.

 

그때는 친구들도 거의 안 만났던 것 같다. 내 기분과 상태가 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았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할 수 없었다. 내가 작아진다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것도 흘려 넘기지 못했다. 내가 정말 그렇다고 생각해 버렸다. 그동안의 나와 너무 다른 모습을 마주했다.

 

한 6개월 정도 혼자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때 근본적인 생각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나라는 사람을 더 들여다보려고 했다. 그동안 내가 나를 너무 몰아쳤나 싶기도 했다. 그러면서 점점 극복해나간 것 같다.”


이 작품도 인간의 내면과 아픔을 다뤘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강한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우울감을 느끼는 것과 자존감이 무너지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미수의 감정에 굉장히 공감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내가 자존감이 무너졌다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다.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지우 감독과 6년 만에 재회한 소회는 각별하다.


“<은교> 때 오디션을 보고 나서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영화를 해서 잘될 것을 생각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라. 한 번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현장을 볼 겨를이 없었다. 많은 부분을 감독에게 기대면서 갔다. 감독님은 내게 연기에만 신경쓰라고 했다.”


“정지우 감독은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보다는 어떤 테두리를 이야기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감독이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시간을 많이 썼다. 막상 그 느낌을 알게 되면 기뻤다. 마음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그게 정지우 감독에게 가장 감사했던 부분이다. ‘이게 아니라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으면 굉장히 위축됐을 것 같다.

 

그동안 사석에서 감독님을 1년에 한 번은 꼭 봤던 것 같다. 내 상태를 제일 꾸밈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다. 6년 만에 처음 본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알아들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부족한 점이 있었겠지만 열심히 했다. 후회하는 것은 크게 없다. 이번 작품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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