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건보료 연체자 자살생각 3배, 자살시도 18배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수진 박사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분석결과 드러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8/30 [17:01]

공과금·건보료 연체자 자살생각 3배, 자살시도 18배 많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수진 박사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분석결과 드러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8/30 [17:01]

▲ 2014년 서울 송파구 석촌동 한 주택 지하 1층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이들이 숨진 현장에는 현금 70만 원이 든 봉투와 '주인님, 밀린 공과금입니다. 그동안 고맙고 죄송했습니다'라는 메모가 있었다     © 뉴시스


공과금·건강보험료 연체자가 비 연체자보다 자살 생각을 3배나 많이 하고, 자살 시도는 18배나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수진 박사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가 국제학술지 ‘환경연구 및 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이달 게재한 논문을 통해 드러났다.

 

서울대학교가 8월30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체를 하지 않은 사람 중에서는 2.4%만 자살을 생각한 데 비해 2회 이상 연체자는 8.1%나 자살 생각을 떠올려 비율상 3배 이상(3.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매년 발표하는 한국복지패널 데이터 표본 1만988명의 4개 연도 추적자료를 토대로 한 이번 분석결과, 실제 자살 시도도 미 연체자는 0.05%에 불과했던 데 비해, 2회 이상 연체자는 0.92%에 달해 비율상으로 18배가 넘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차이는 과거 우울증 병력 등을 통제한 후에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자살 생각이나 시도가 많을 것이라는 상식적인 추론이 그대로 입증됐다.

 

한 예로, 고졸자의 0.17%가 자살 시도를 한 것에 비해 대졸자의 0.01%만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자리가 없는 사람의 3.5%가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정규직 근로자는 1.9%에 그쳤고 최저 소득계층에서는 이 비율이 7.2%로 대폭 뛰었다. 

 

연구진은 고용 상태, 소득 및 교육 수준과 연체 횟수가 일정 정도 연관성을 가질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들 변인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 공과금 연체 횟수가 독자적으로 자살 생각이나 시도 횟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사회경제적 요인들을 통제한 이후에도 연체 횟수가 2회 이상인 사람은 미 연체자와 비교하면 자살 생각이나 자살 시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각각 2.1배, 7.4배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보면, 전체 1만988명의 분석 대상자 중 공과금과 건강보험료 미 연체자는 92.9%에 달했고 5.2%가 1회 연체, 1.8%는 연체 기록이 2회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회 이상 연체자 비율은 비정규직 (3.2%)과 최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4.8%),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한 집단(2.8%)에서 양호 그룹(1.8%)보다, 그리고 우울증이 있는 사람(4.8%)이 없는 사람(1.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가 갖는 함의에 대해 유명순 교수는 “최근 다소 감소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매우 높다”며 “자살률을 낮추려면 자살을 사회적인 위기로 보고 고위험군 발견 노력을 더욱 전방위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또한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공과금 연체를 통한 자살 고위험군 조기 발견 및 모니터링의 가능성을 실증 분석 자료로 뒷받침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공과금 연체가 복지와 보건 분야의 유의미한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은,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이나, 비록 자살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최근 보도된 탈북인 모자 사망 등 다수의 사건에서 확인된 바 있다”며 “공과금 연체 누적 개인과 가구를 위한 실질적인 사회적 지원 방안 노력을 촉발시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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