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멋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여행지

울창한 산세, 산책하기 좋은 생태공원, 그곳은 잠시 쉬었다 가기 아까운 휴게소!

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9/20 [11:32]

맛있고 멋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여행지

울창한 산세, 산책하기 좋은 생태공원, 그곳은 잠시 쉬었다 가기 아까운 휴게소!

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09/20 [11:32]

고속도로 휴게소는 장거리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다. 이용자가 필요에 따라 찾는 공간이니, 간단히 요기하거나 급하게 해결할 일이 없다면 설레는 여행길에 굳이 시간 들여 찾아갈 이유가 없다. 더욱이 ‘이번 여행길엔 ○○휴게소에 꼭 가봐야지’ 같은 여행 계획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분명 얼마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대한민국 고속도로는 엄청나게 진화했다. 이제는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들렀다가 가락국수로 대충 요기나 때우던 그 시절의 휴게소가 아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이제는 당당히 여행 코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개그우먼 이영자도 반한 휴게소 맛집에서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볼거리까지 그득하다. 가을 여행길에 지나치기 아까운, 한국관광공사 강추! ‘맛있고 멋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여행지를 소개한다.

 


 

내린천휴게소 옥상 전망대 서면 강원도 산맥 굽이굽이 파노라마
시원한 내린천 눈에 들어오고 내린천교는 학이 날개 편 듯 우아


험준한 산악지형 달리는 중앙고속도로, 산과 산 겹쳐져 경관 수려
단양팔경휴게소는 자연 가득 볼거리, 먹거리로 쉼터 이상의 즐거움

 

1. 내린천휴게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위에 떠 있는 건물이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 상공(上空)형 휴게소인 내린천휴게소다. 휴게소 밑으로 차가 다니고, 도로 위 공간에서 사람들이 웃으며 이야기한다.

 

강원도 인제군에 자리한 내린천휴게소는 설계와 디자인이 독특하다. 밖에서 보면 휴게소는 곧 날아갈 비행기 같다. 하늘에서 보면 ‘V자형’ 디자인이 독특하고, 상행선과 하행선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울창한 산세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산책하기 좋은 생태습지공원까지 갖춰, 잠시 쉬었다 가기에는 아깝다.

 

▲ 하늘에서 본 휴게소 건물은 ‘V자형’이다.    


내린천휴게소의 가장 큰 미덕은 풍광에 있다. 옥상 전망대에 가면 굽이굽이 연결된 강원도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아래로 눈길을 돌리면 시원하게 흐르는 내린천이 들어온다. 오른쪽 아래는 학이 날개를 편 듯 우아한 내린천교가 보인다. 밤에는 내린천교에 조명이 들어와 특별한 야경을 볼 수 있다.


옥상 전망대 중심까지 나무 데크로 이어진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길을 걷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다.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맑은 날도 멋지지만, 비 온 뒤 안개가 산등성이를 넘는 날 풍광은 더욱 환상적이다.

 

옥상 전망대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도 좋다. 전망대 입구에 백두대간 설경 재현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 앞 그네 의자에 앉아 쉬면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내린천휴게소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다. 4층 전망 카페에 가면 고급 호텔에 있는 기분이다. 시원한 유리창 덕분에 차를 마시며 근사한 강원도 산세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미술관처럼 높은 천장에는 반짝이는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직사각형 테이블을 길게 이어놓은 여느 휴게소와 달리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을 분리했으며,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콘센트 이용석도 따로 마련했다.

 

▲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분리한 테이블과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    


내린천휴게소의 독특한 점은 휴게소 아래로 차가 다니는 장면이다. 휴게소 내부에서는 나들목 연결 도로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하늘에서 본 휴게소 건물은 ‘V 자형’이다.

 

서울 방향에서 진입하면 겉보기에는 1층이지만 4층으로 표시된다. 1층은 양양 방향 휴게 공간, 4층은 서울 방향 휴게 공간으로 푸드 코트는 4층에 마련됐다. 3~4층에는 환경 전시관인 백두숨길관이 있다. 4층 제1전시실에서는 동홍천~양양고속도로와 인제양양터널 건설 과정을, 3층 제2전시실에서는 백두대간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지루해하는 아이들이 반기는 곳이다. 내린천휴게소는 우수한 국토 경관을 선정하는 2018 대한민국국토대전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휴게소 음식도 건물만큼이나 다른 지역과 구별된다. 인제에서 키운 콩을 이용한 두부 요리와 용대리 황태로 만든 황태정식이 인기다.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퀴즈노스, 코나퀸즈, 던킨도너츠 등이 입점했다.


내린천휴게소 김용환 소장은 “인제와 양양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여행지이기 때문에, 강원도 전통 음식과 젊은 층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휴게소 외부에는 인제군로컬푸드행복장터가 있다. 인제에서 생산된 농·특산물 수십 종 가운데 황태와 오미자, 천연 조미료 ‘웰빙 구시다’가 잘 팔린다.


내린천휴게소의 특징적인 장소로 생태습지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버드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같은 수목, 갈대와 애기부들, 창포, 가시연꽃 등 수생식물을 심어놓았다. 탐방로도 조성돼 한가롭게 산책하기 좋다.

 

▲ 내린천휴게소 생태습지공원에 핀 연꽃.    


2017년 오픈한 휴게소인 만큼 신기술도 곳곳에 반영됐다. 화장실에 무선 감지 센서를 적용해 이용자를 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게소 입구에 들어서면 주차 가능 대수를 알 수 있는 대형 표지판이 마련돼, 혼잡도를 파악하기도 쉽다.


내린천휴게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혜의 자연으로 유명한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있다. 활엽수가 울창하고 계곡이 시원해, 숲에 머무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준다. 캠핑 마니아에게 손꼽히는 휴양림으로,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울울창창한 나무 사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2단 폭포는 비 온 뒤 찾으면 더욱 장쾌하다.

 

▲ 울울창창한 나무 사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방태산자연휴양림의 2단 폭포.    


휴양림 입구에서 가까운 방동약수는 물맛 좋기로 소문났다. 심마니가 산삼을 캔 자리에서 발견한 약수로, 탄산과 망간을 함유해 톡 쏘는 느낌이다. 약수터에서 만난 여행자가 방동약수 맛은 변함이 없다며, “방동약수로 밥을 지으면 찹쌀밥처럼 쫄깃해요”라고 귀띔한다.


인제군을 가로지르는 내린천은 인제 모험 레포츠의 근간이 되는 명소다. 청정 지역으로 급류가 길며, 유속이 빠르고 느린 곳이 절묘하게 반복돼 래프팅 최적지로 꼽힌다. 래프팅과 리버 버깅은 물론 집트랙, 번지점프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과 산이 어우러진 풍광은 레포츠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곡선으로 이어진 국도31호선을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만족스럽다.


국도 31호선을 달리다 보면 ‘숲속의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있다.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나무껍질이 새하얀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자작나무 70만 그루가 밀집한 숲으로,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한다. 하절기(5월16일~10월31일)에는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지만, 오후 3시 이후 입산이 불가하니 시간에 유의하자.


여행 마무리는 인제읍에 있는 박인환문학관과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이 좋다. 박인환문학관은 한국 모더니즘 시를 대표하는 박인환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해방 전 명동 거리를 재현했다. 문학관 외부에는 박인환 시인을 형상화한 ‘시인의품’이 있는데, 조형물 안에 앉으면 시가 흘러나온다. 박인환문학관 옆에 자리한 인제산촌민속박물관도 함께 들러보자. 1960년대 산촌의 생활 모습을 생동감 있게 꾸며놓았다.

 

2. 단양팔경휴게소


9월은 가을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달이다. 한층 선선해진 기운도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을 부추긴다. 강원도 춘천과 부산 사상구를 잇는 중앙고속도로는 강원도와 충청도, 경북 내륙 지방을 여행하는 데 유용하다. 험준한 산악 지형 때문에 터널과 교량이 많지만, 산과 산이 겹쳐진 수려한 경관을 옆에 두고 달릴 수 있다. 중앙고속도로 노선에 있는 여러 휴게소 가운데 단양팔경휴게소는 자연 가득한 주변 환경과 볼거리, 먹거리로 쉼터 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 단양팔경휴게소(춘천 방향) 전망대에서 본 풍경.    


단양팔경휴게소는 2001년에 문을 열었다. 원래 단양휴게소였는데 최근 명칭을 바꿨다. 상행선과 하행선 양방향에 휴게소가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초목이 둘러싼 자연환경과 쉬어 가기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췄다.

 

한식·양식·분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과 편의점, 특산품 판매장을 비롯해 수유실과 가족 화장실, 비즈니스·관광 안내 존 등 각종 시설이 빠짐없이 들어섰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주차장은 햇빛과 비를 막아줘 이용하기 편하다. 전기차 충전소는 기본이고, 주유소도 휘발유와 경유, LPG 차량 모두 이용 가능하다. 하행선(부산 방향) 휴게소는 카카오페이와 제로페이도 사용할 수 있다.

 

▲ 단양팔경휴게소 상행선(춘천 방향) 휴게소 건물 뒤쪽 오솔길을 따라가면 단양 신라 적성비를 만난다.    


단양팔경휴게소는 양 방향이 서로 다른 매력을 품고 있다. 상행선(춘천 방향) 휴게소는 단양 IC를 지나 3~4분 거리에 위치한다. 놀랍게도 이곳에는 국보급 보물이 숨어 있다. 휴게소 건물 뒤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단양 신라 적성비(국보 198호)와 단양 적성(사적 265호)을 만난다.

 

신라 적성비는 진흥왕이 단양 일대 고구려 영토를 차지한 뒤, 공을 세운 인물들을 치하하며 세웠다. 당시 축성된 단양 적성은 둘레가 약 900미터에 이르는 산성이지만, 지금은 안쪽 성벽 일부만 남았다. 울퉁불퉁한 산길을 내려오면 남한강 물길이 이어진 충주호 전망이 보상처럼 뒤따른다. 가벼운 마음으로 휴게소에 들렀다가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별빛테마공원은 야간에 빛나는 또 다른 보물이다. 밤하늘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이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하며, 망원경을 무료로 대여해준다. 먹거리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곳 별미인 마늘왕돈가스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크기도, 맛도 엄지가 척 올라간다.


하행선(부산 방향) 휴게소는 북단양 IC를 지나면 금세 닿는다. 여느 휴게소와 달리 진입로가 긴 편이라, 호젓한 산길을 드라이브하는 느낌이다. 산 중턱에 올라와서인지 공기가 맑고 개운하다. 이곳에선 여유롭게 쉬었다 가기를 권한다. 직원들이 오랜 시간 정성껏 가꿔온 야생화테마공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생화테마공원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장승과 솟대, 미니 풍차, 물레방아 등 아기자기하게 꾸민 산책로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려견을 위한 작은 놀이터도 있다. 차 안에 갇혀 있던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기 좋다. 곳곳에 세워진 원두막은 전시용이 아니다. 원두막 안내판에 적힌 전화번호로 음식을 주문하면 휴게소 식당과 매장에서 곧바로 배달해준다. 자연 속에서 가족과 둘러앉아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자.


대표 메뉴인 단양마늘수제떡갈비는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가 선정한 휴게소 명품 음식이다. 유명 음식점을 직접 찾아다니며 레서피를 만들었는데, 단양 육쪽마늘을 아낌없이 넣어 영양 만점이다. 달콤하고 고소해 누구나 좋아하며, 특히 1인 메뉴로 가성비가 높다. 알찬 볼거리와 먹거리 덕분에 무심코 들어선 발걸음에 힐링 에너지가 가득 찬다.


여유가 있다면 고속도로를 벗어나 잠시 단양 유람에 나서도 좋다. 단양 도담삼봉(명승 44호)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단양팔경이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한가운데 솟아난 세 봉우리가 독특한 데다, 물 위에 비친 모습이 데칼코마니 그림처럼 정교하고 아름답다.

 

장군봉을 중심으로 첩봉과 처봉이 양옆에 있으며, 장군봉에 들어앉은 삼도정(三嶋亭)이 눈길을 끈다. 조선 시대에 처음 세웠으나 이후 모두 훼철되거나 유실되고, 1976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신축한 정자가 지금에 이른다.

 

▲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한가운데 솟아난 단양 도담삼봉.    


도담삼봉에 얽힌 이야기도 많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三峰)’이라 지었을 만큼 도담삼봉을 아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다. 원래 강원도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에 떠내려와 도담삼봉이 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퇴계 이황을 비롯해 수많은 선비와 묵객이 도담삼봉을 노래하고 그리고 시로 읊었다.

 

도담삼봉에서 5분쯤 걸어가면 단양 석문(명승 45호)이 보인다. 거대한 바위 가운데 타원형 구멍이 뚫린 듯한 형상으로, 바위 주변에 수풀이 무성해 더욱 신비롭다. 구멍 너머로 보이는 마을 풍경이 동화 같다.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단양군 일대를 병풍처럼 둘러싼 백두대간 명산과 산자락을 굽이쳐 흐르는 단양강(남한강의 지류)의 절경을 두루 감상하는 곳이다. 사방이 뚫린 나선형 길을 따라 높이 80미터에 이르는 만학천봉전망대에 오르면 소백산과 금수산, 월악산 등 명망 높은 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솔솔 불어오는 산바람에 맑고 청량한 기운이 가득하다.

 

단양강 쪽 세 갈래로 뻗은 유리 바닥에 올라서면 아찔함이 더한다. 조심스레 한 발씩 내딛는 걸음이 두렵고도 설렌다. 유리 바닥 끝에 이르면 그야말로 만천하를 얻은 듯 가슴이 두근거린다. 더욱 짜릿한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전망대 아래 있는 짚와이어를 이용해보자. 모노레일을 타고 숲 속을 달리는 알파인코스터도 흥미진진하다.


단양강 암벽에 조성한 잔도는 색다른 체험과 낭만을 선사한다. 절벽을 따라 나무 데크 산책로가 1km 남짓 이어진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과 더불어 느릿한 걸음으로 길을 나서보자. 말간 수채화 같은 풍경이 마음에 평안을 안겨준다.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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