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3차 공판 쟁점 현장 리포트

‘졸피뎀 주인’ 여부 놓고 고유정 측 vs 검찰 공방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09/20 [13:23]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3차 공판 쟁점 현장 리포트

‘졸피뎀 주인’ 여부 놓고 고유정 측 vs 검찰 공방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09/20 [13:23]

국과수·대검찰청 분석관 2명 증언대 세우고 졸피뎀 진위 입씨름
긴 머리로 얼굴 가린 고유정, 법정에선 머리 쓸어올리는 등 여유

 

▲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고인 고유정이 9월16일 세 번째 재판에 나서면서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제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법원이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 파악을 위한 집중 심리에 돌입했다.


심리에 앞서 피고인 고유정(36)은 “모두 진술을 하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울음 섞인 목소리로 첫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9월16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 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고유정 사건’ 3차 공판을 열어 졸피뎀 성분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검찰 측 증신심문을 시작했다.


앞선 재판에서 검찰과 고유정 측은 각각 ‘계획범죄’와 ‘우발적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제출했다. 


이날 증인심문에선 고유정의 차량 내 이불과 무릎담요에서 발견된 졸피뎀 성분의 혈흔이 누구의 것인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고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남윤국 변호사는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대검찰청 감정관 2명에게 담요에서 발견된 혈흔 속 졸피뎀의 검출과정을 끊임없이 질문했다.


남 변호사는 특히 “피고인의 모근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으면서 “피고인의 모근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이상 붉은색 담요에서 검출된 혈흔에서 나온 졸피뎀이 고유정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감정관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고유정의 혈흔이 묻은 담요 속 혈흔만으로는 졸피뎀의 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는 검출된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약화시켜 ‘계획범죄’ 혐의를 벗기 위한 변호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국과수 조사 결과 범행현장에 있던 이불에서 피해자의 DNA가 발견됐다”며 “이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나와 계획범죄를 입증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분석에서 독립된 혈흔을 추출해 피해자의 DNA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


증인으로 나온 감정관은 “졸피뎀 성분이 담요 두군 데서 검출됐다”며 “감정관은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해서만 메탄올 추출 후 분석하게 되며 감정 과정에서 DNA의 주인공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앞서 고유정 측 변호인은 의견서 낭독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잠시 배석판사와 상의를 거친 정봉기 부장판사는 의견서에 담긴 내용이 지난 기일에서 이미 현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낭독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판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고씨는 “내 의견을 전달할 기회는 (변호인) 접견 시간 밖에 없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내 의견을 토대로 변호인이 작성한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남 변호사도 같은 뜻을 밝혔다. “피고인을 접견하면서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서를 작성했다”면서 “피고인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니 법정에서 낭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변호사가 대리 작성한 의견서가 아닌 고씨가 직접 쓴 의견서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 부장판사는 “증거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주장이 옳은 지 그른 지에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낭독하는 적절치 않지만 피고인이 수기로 작성해 오면 다음 기일에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고씨의 다음 공판은 9월3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4차 공판에서 검찰과 고유정 측은 국과수 감정관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졸피뎀 검출에 대한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고유정은 이날 세 번째 재판에 나서면서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제주지방법원에 출석했다. 고씨는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으로 들어가는 동안 고개를 숙여 땅바닥만 바라보고 걸었다. 법정에 들어선 고씨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머리를 쓸어올리는 등 전 보다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 고(故) 강모(36)씨 측 변호인은 “3차 공판에서 과학적 분석에 대한 명확한 증거조사가 이뤄졌으며,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보면 고씨가 계획적인 범행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변호를 맡은 강문혁 변호사는 이날 오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시신이 없는 살인사건은 증거물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 결과를 토대로 범행을 검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날 과학적인 증거 조사 방법을 통해 고씨가 범행 수단인 졸피뎀을 사용해 피해자를 무력화해 살해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금까지 고유정 측은 졸피뎀을 사용해서 살해한 바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오늘 공판에서 고씨 측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고씨 측은 자신이 졸피뎀을 복용했을 뿐이지 카레에 넣어 피해자에게 먹도록 한 바 없다는 등 살인 범행을 부인하는 모든 주장이 깨져버렸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포토뉴스
10월 셋째주 주간현대 1115호 헤드라인 뉴스
1/2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