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추석 때 중동行 속사정

건설현장 찍고 사우디 왕세자 만남, 기회의 땅 중동에서 새 돌파구 찾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9/20 [14:1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추석 때 중동行 속사정

건설현장 찍고 사우디 왕세자 만남, 기회의 땅 중동에서 새 돌파구 찾나?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09/20 [14:16]

파기환송심을 앞둔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로운 사업 돌파구를 찾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중동으로 날아갔다. 9월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중동 출장 첫날인 9월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했고, 9월18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스마트시티 사업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예멘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시설 공격 등 사우디 현지에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일정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법원 파기환송 선고 이후 고등법원 재판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등 대내외 악재가 즐비한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삼성그룹 최종 결정권자의 역할을 꿋꿋이 해나가고 있는 것. 이 부회장에게 중동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리야드 지하철 건설 현장 방문 이어 사우디 왕세자 만나 비즈니스
경영진에 중동국가 미래산업 기회 모색 주문…향후 중동 행보 가속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아 임직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한가위 명절에 해외사업 현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펼쳐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9월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15일(현지 시각)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9월15일 밝혔다.

 

대법원 판결 뒤 중동 간 까닭


그간 삼성전자 사업에 집중하던 이 부회장이 전기·전자 사업장 이외의 삼성그룹 관계사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건설 현장 방문이 처음인 만큼 재계에선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두고 현장시찰 성격보다는 신규 비즈니스 기회 모색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 방문은 그룹 총수로서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며 직접 챙기고 사우디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을 만나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격려하면서 “중동은 탈(脫) 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진행하는 2조2000억 원 규모의 지하철 공사다. 사우디아라비아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km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다.

 

2013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전 국왕의 왕명에 의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세계적인 건설사인 스페인 FCC, 네덜란드 스트럭톤, 프랑스 알스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성공했으며, 4·5·6호선 3개 노선 전체를 건설하는 ‘패키지3’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지하와 고가, 지상 구간 등 총 연장 64.5㎞의 지하철 노선과 27개의 역사를 건설한다. 총 사업비는 8조7000억 원으로 삼성물산 수주금액은 2조2000억 원대다. 이 사업은 2020년 준공될 예정이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발주처가 대규모 지하철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수행역량과 기술력에 중점을 두고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질 좋은 수주의 대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하철 건설 현장 방문 이틀 뒤인 9월17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스마트시티 사업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18일 재계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통신사 SPA(Saudi Press Agency)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날 만나 기술, 에너지, 스마트시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 인물이다.


이날 이 부회장과 사우디 왕세자는 서울에서 회동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승지원 만남에서도 사우디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한 협력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시 만난 이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스마트시티를 비롯한 신산업에 대한 협력안을 더욱 상세하게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26일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국내 5대 그룹의 총수들을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承志園)으로 초청해 차담화를 나눈 바 있다. 승지원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 때부터 집무실 및 회의실 겸 해외 귀빈들을 맞이하던 장소로 쓰여왔다.


당시 사우디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의 저녁 환담이 왕세자가 머무르는 호텔 등에서 이뤄지지 않고, 이 부회장이 직접 빈 살만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들을 승지원으로 주선한 것을 두고 이 부회장이 글로벌 위상과 재계 1위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삼성그룹 중동 행보에 가속도


이 부회장이 8월29일 국정농단 재판 관련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갈등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명절 연휴를 이용한 해외 출장에 나섰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삼성그룹 최종 결정권자로서의 리더십이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수차례 전략회의를 통해 주요 경영진에 중동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한가위 출장’으로 삼성그룹의 ‘중동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 반면 대법원 판결 이후 이 부회장이 첫 국외 방문지로 수사 대상인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현장 행보를 강화해 존재감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역할론’을 강조하는 여론전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2014년 설 연휴에는 미국 이동통신사 대표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고, 2016년 설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또 2016년 추석 연휴에는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면담했고, 올해 설 명절에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 시안공장을 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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