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주말마다 촛불을 들어 국정농단의 주역인 대통령을 탄핵시킨 시민들이 3년 만에 다시 촛불을 들었다. 지난 9월28일 저녁 ‘검찰 개혁 조국 수호’ 피켓을 든 시민들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주변을 둘러싸고 윤석열 검찰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 측은 이날 서초동으로 뛰쳐나와 검찰 개혁을 요구한 참가자 수가 200만 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당초 1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준비했던 주최 측은 이후 참석자 숫자를 50만 명, 80만 명, 150만 명, 200만 명이라고 계속 수정 발표할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서초동 검찰청사 주위로 계속 모여들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반포대로에 거대한 인파를 이룬 채 정치검찰을 향해 ‘성난 민심’을 표출했지만 여야 대표는 주말 집회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 '서초동 집회'에 대해 180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의 과잉수사와 야당의 정쟁에 대해 국민들이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한 반면 황교안 자유한국당은 친문세력을 거론하거나 참가자들의 숫자를 깎아내리며 공방을 이어갔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출처=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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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초동 집회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는 과잉수사를 일삼는 검찰과 이를 정쟁의 소재로만 삼는 있는 일부 야당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히면서 “지난 주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검찰 개혁을 외쳤다. 검찰 개혁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사명임을 선언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또한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은 ‘모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고 있다”고 환기시키며 “검찰처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든 선출된 권력인 야당이든 그 권력의 근원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이번 집회를 계기로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검찰은 지금이야말로 스스로 개혁에 동참할 마지막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어떠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검찰 개혁과 관련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사법개혁안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는 것이 검찰 개혁의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야당은 장외투쟁이 아니라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끝으로 “민주당은 검찰의 과잉수사 등 수사적폐 개혁을 위해 검찰개혁 특위를 가동키로 했다”고 전하면서 “민주당은 법무부와 함께 시행령 내규 등 법률 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으로 검찰의 잘못된 기초부터 바꿔내겠다”고 강조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사진출처=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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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초동 집회를 “친문(親文) 세력이 주도한 검찰청 앞 집회”라고 깎아내리면서 “조국과 이 정권이 저지른 불의와 불공정에는 눈을 감고 도리어 이것을 수사하는 검찰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또한 “정상적인 수사를 방해하고 겁박하는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개혁과 심판의 대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개혁적 검찰 압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또한 그는 “더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대통령과 이 정권이 나서서 국가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과 단체장들이 우르르 시위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주최 측이)참여인원을 몇십 배 올려서 주장했고 이것도 거짓말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상식적 주장을 국민의 목소리로 호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고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 인민재판을 하자는 것”이라며 “도저히 정상적인 집권세력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결국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 세력들의 요구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조국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명시적인 요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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