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노화·성인병 멀어지는 ‘영리한 식사법’ 깜짝 중계

“더 젊고 더 건강하게 살려면 단백질로 허기 채워라”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10/11 [10:50]

군살·노화·성인병 멀어지는 ‘영리한 식사법’ 깜짝 중계

“더 젊고 더 건강하게 살려면 단백질로 허기 채워라”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10/11 [10:50]

‘다이어트’와 ‘몸에 좋은 음식’은 항상 뜨거운 관심사다. 텔레비전에서는 수많은 연예인이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의 체중감량 비법을 공개한다. 그런가 하면 의사들은 마치 천기누설이라도 다루듯이 몸에 좋다는 식재료를 요란스럽게 소개한다. 또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는 다이어트법, 건강에 좋은 식단은 몇 개월에 한 번씩 등장했다가 금세 자취를 감춘다. 그런데 이 모든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언가 수상쩍다. 한쪽에서 주장하는 것과 다른 쪽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모순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두 나름대로 유명한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자료를 근거로 대고 있다면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과연 내 몸에 맞는 음식은 뭘까? 넘치는 다이어트 정보의 홍수 속에서 도대체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할까? 독일의 유명 과학 저널리스트 바스 카스트는 <내 몸에 이로운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갈매나무)에서 어쭙잖은 유행과 속설이 아닌 탄탄한 근거와 인식을 토대로 ‘내 몸에 맞는 식생활 패턴’을 찾아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체중감량뿐만 아니라 성인병과 노화 예방에도 효과 있는 바스 카스트의 ‘영리한 식사법’을 소개한다.

 


 

단백질 채워지지 않으면 계속 음식 원하는 ‘단백질 허기’ 존재
우리 몸은 탄수화물·지방처럼 여분의 단백질 효율적 저장 못 해


단백질 적정량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약 15%에서 왔다 갔다
동물성 단백질 과도하면 노화 촉진되고 각종 성인병 위험 높아


콩·브로콜리·채소 씨앗·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은 두루두루 유익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이 아니라 세 영양소의 質

 

살찌고 싶지 않다면, 아프고 싶지 않다면, 빨리 늙고 싶지 않다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까?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 바스 카스트는 매일 조깅으로 체력을 관리한 덕에 식습관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건강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조깅을 하던 도중 심장에 큰 통증을 느끼게 된 이후로 식습관과 식사법의 중요성을 직접 깨닫고는 몸을 이롭게 하는 식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하기에 이른다. 바스 카스트가 특히 찾아내고 싶었던 것은 다음 네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할까?
△어떻게 하면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할까?
△영양에 대한 속설과 사실을 어떻게 구분할까?
△식단을 통해 생체 시계를 속이고 노화과정을 늦출 수 있을까?


그는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라는 3대 중요 영양소를 분석함으로써 구해낸다. 바스 카스트는 우선 단백질에 대한 정보를 파고든 후 “단백질은 체내에서 성장과 노화를 담당하는 ‘건축 재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소한의 단백질이 채워지지 않으면 계속 음식을 원하게 되는 ‘단백질 허기’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 살찌고 싶지 않다면, 아프고 싶지 않다면, 빨리 늙고 싶지 않다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까? <사진출처=Pixabay>    


“단백질은 에너지 공급원일 뿐 아니라 신체를 구성하는 물질로서 근육 조직, 혈액, 뼈, 면역계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영양소다. 여러 호르몬과 전달물질도 마찬가지로 단백질 분자들이다.

 

그러므로 살아가려면 몸의 ‘건축 재료’인 단백질이 어느 정도는 꼭 필요하다. 이런 필수적인 양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으로 대체할 수 없으며, 최소한의 단백질 필요량이 채워지지 않으면 많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단백질 허기가 채워질 때까지 계속해서 음식을 원하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의 신체는 여분의 단백질을 탄수화물이나 지방처럼 효율적으로 저장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에서 단백질 섭취는 비교적 엄격하게 조절해야 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단백질을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게 적정량을 원하게 된다. 대부분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약 15%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하는 양이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림으로써 성공적으로 살을 뺄 수 있다. 단백질은 세 가지 에너지 공급원 중 가장 포만감을 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백질 허기가 채워지자마자 먹는 것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다. 신체는 단백질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중감량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단백질 원칙을 감안하여 단백질이 풍성한 식사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노화의 시각에서 보면 단백질 공급원의 선택이 중요하다. 앳킨스 다이어트에서처럼 (붉은) 살코기, 햄, 소시지 등에 치우친 식단은 빠른 체중감량에는 효과적이어서 필요한 경우 단기간 실행하면 유익하다.”


그러면서도 바스 카스트는 “건강한 노화의 시각에서 보면 육식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물성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노화가 촉진되고 각종 성인병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건강한 단백질 공급원을 통해 더 나은 포만감과 그로 인한 체중감량 효과를 노리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어류, 해산물(가금류는 차선이다), 요구르트(치즈에 가까운 용유도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버섯, 콩·브로콜리·채소 씨앗·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은 두루두루 유익하다. 매일 약간의 견과류를 섭취해주면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견과류를 좋아해서 약간 많이 먹는 편이다.”


바스 카스트는 “탄수화물 중 과당이 몸에 과하게 들어오면 간에 지방이 쌓이게 되며, 비만과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또한 고형인지 액상인지의 여부, 식이섬유의 함유량 등을 통해 건강에 좋은 탄수화물 식품을 구별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귀띔한다.


그는 “지방을 먹으면 몸에 지방이 끼고 혈관이 막힌다고 생각하는 ‘지방 공포증’의 잘못된 통념을 깨라”고 권고하며 올리브유, 견과류, 기름진 생선 등의 이로운 작용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 독일 과학 저널리스트 바스 카스트는 “버섯·콩·브로콜리·채소 씨앗·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은 두루두루 유익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출처=Pixabay>    

 

단백질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2001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학생들 몇 명이 일주일 예정으로 스위스 남부 알프스의 별장으로 향했다. 하이킹을 하거나 스키를 타러 간 건 아니었다. 여행 목적은 오로지 ‘먹는 것’이었다.

 

별장에서는 푸짐한 뷔페가 모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현장 연구가 시작되었고 이 연구는 비만 연구의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다.

 

이 연구를 통해 알아낸 인식은 효과적인(말하자면 가능하면 배고픔을 견디지 않고) 체중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한 의미를 가진다.

 

그럼에도 이런 인식이 그동안에 대중이나 영양학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한 것은 이 연구를 주도한 두 학자가 영양학자가 아니기 때문인 듯하다.

 

이 두 학자는 바로 호주의 곤충학자인 스티븐 심슨(Stephen Simson)과 데이비드 로벤하이머(David Raubenheimer)다. 곤충학자라고? 정말로? 곤충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의 다이어트에 중요하다고? 그렇다. 굉장히 중요하다.”


“심슨과 로벤하이머는 곤충을 관찰하던 중 특이한 발견을 했다. 심슨이 자세히 연구했던 몰몬 크리켓의 습성을 통해서 그들이 어떤 원칙을 발견했는지 소개해보겠다.

 

크기가 엄지손가락만 하고 갈색을 띤 몰몬 크리켓(학명: Anabrus simplex)은 여치과 메뚜기목에 속하는 곤충으로 미국 서부 초원지대에 서식한다. 이 곤충은 여느 메뚜기들처럼 봄에 몇 백만 마리가 무리지어 이동한다 하루에 1~2km의 속도로 진행한다. 몰몬 크리켓이 떼 지어 이동하는 것이 배고픔 때문임은 확실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몰몬 크리켓은 다른 메뚜기들과는 달리, 전혀 주변 농토를 황폐화시키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이 왜 대부대로 행군을 하는 것인지 설명하기가 힘이 든다’며 심슨은 당황스러워했다.

 

떼를 지어 먹이를 찾아다니지만, 이상하게도 이들이 지나간 지역의 초지는 황폐화되지 않고 그대로 남았다. 왜 그럴까? 이 동물들은 무엇을 찾아다니는 것일까?”


“심슨은 정확히 관찰했고, 이들이 도중에 먹이를 먹긴 하지만, 꽤나 괴팍한 식성을 지녔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민들레와 콩깍지를 우선적으로 먹고 동물 시체와 똥도 먹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서로를 먹는다. 몰몬 크리켓의 카니발리즘은 유타주, 아이다호주 주민들에겐 이미 익히 알려져 있었다. 자동차 교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몰몬 크리켓 한 마리가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이면 곧장 다른 몰몬 크리켓들이 달려들어 동료를 먹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그들마저도 타이어에 깔리기 마련이다. 그러면 또 다른 몰몬 크리켓들이 합세하고, 상황은 거 의 대량 추돌에 가까워진다.


이 같은 사실 앞에서 심슨에게 한 가지 심증이 생겼고, 심슨은 그것을 확인해보기 위해 실험을 고안했다.

 

심슨은 네 개의 작은 접시에 분쇄한 먹이를 준비했다. 한 접시에는 단백질 먹이를 놓고 한 접시에는 탄수화물, 또 하나의 접시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섞어 놓았다. 그리고 비교를 위해 준비한 또 하나의 접시에는 탄수화물도 단백질도 아닌, 섬유소·비타민·소금만으로 구성된 먹이를 담았다.

 

그리고 접시들을 몰몬 크리켓이 출몰하는 지역 한가운데에 가져다 놓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러자 곤충들은 순수 탄수화물에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속에서 먹이를 취할 때는 탄수화물도 잘 먹는데도 말이다.

 

곤충들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섞인 접시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가장 인기가 많은 접시는 단연 ‘희석되지 않은’ 고단백질 먹이가 놓인 접시였다. 식품으로 말하자면 구운 감자 대신 모두가 스테이크로 달려갔다고나 할까?


심슨의 예감이 적중했다. 몰몬 크리켓들은 단순히 배만 고픈 것이 아니라 특히 단백질을 섭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무리 안에서 가장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이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를 먹는 것이다.

 

곤충학자 심슨은 서서히 전모를 깨달았다. 몰몬 크리켓들이 큰 떼를 이루어 다니는 것은 떼지어 다니면 어느 정도 적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백질에 대한 선호로 주변에서 단백질 공급원을 만나면 우선적으로 떼를 지어 그것에 뛰어들어 소비한다.

 

그런 다음 대규모 방랑을 시작하여 단백질을 찾아다니는데, 이때 이들을 앞으로 몰아가는 것은 멀리 놓인 적인 단백질 공급원뿐 아니라, 단백질에 굶주린 카니발리즘이다. 그렇게 단백질에 대한 욕망이 대규모 이동의 동인이 된다. 심슨은 이로써 오싹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아무튼 기괴한 습성을 발견했다,”


바스 카스트는 “다른 시각으로 보면 몰몬 크리켓들의 이런 습성은 그리 특이한 것만은 아니다”면서 “어떻게든 단백질을 섭취하고자 하는 습성에 관한 한, 단백질 섭취라는 주제를 자세히 살피자마자 많은 동물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종을 초월하는 거의 보편적인 ‘단백질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효과는 단순히 말해 동물들은 무분별하게 칼로리를 추구하는 게 아니고, 단백질 필요량이 채워질 때까지 굶주린 채 먹이를 찾아다닌다는 것이다.

 

▲ 날마다 약간의 견과류를 섭취하면 군살·노화·성인병과 멀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출처=Pixabay>    

 

단백질은 무조건 필요


바스 카스트는 “우리에게 에너지 내지 열량(칼로리)을 공급해주는 것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라는 세 영양소”라면서 “우선 단수화물이, 다음으로 지방이 주된 열량 공급원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그 반면 단백질은 좀 특수하다는 게 카스트의 지적.


“단백질도 마찬가지로 에너지원이기는 하지만, 우선적으로는 근육조직에서부터 면역계까지 신체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로 우리에게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장기간 단백질이 공급 되지 않으면 신체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런 특성이 단백질 효과의 한 가지 측면을 설명해준다.

 

집을 짓는 것에 비유해보자. 집을 지을 때 기계를 사용하려면 에너지, 즉 전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에너지를 어떻게 얻을까? 물론 지붕이나 마루를 놓는 재료인 목재를 태워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경제적이지 않은 일이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목재라는 건축 재료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는 단백질이 이런 건축재료라고 할 수 있다. 단백질이 없으면 신체가 구성되지도 유지되지도 못한다.

 

이런 단순화된 비유에서 탄수화물과 지방은 두 개의 서로 치환될 수 있는 전기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단백질은 최소한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 단백질 효과의 한 면이다. 단백질 효과의 또 다른 면은 단백질 필요량을 채우자마자 보통은 먹는 걸 중단한다는 것이다.”


바스 카스트는 또한 “탄수화물과 지방의 경우는 이런 효과가 단백질보다 휠씬 적어 과식하기 쉽다”고 설명한다.


“다시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충분한 건축 재료가 마련된 다음에는 공사장에 쓸데없는 재료를 쌓아놓을 이유가 없다. 반면 전기는 남아돌아도 무방하다. 아니 남아도는 것이 좋다.

 

신진대사상으로 볼 때 남아도는 단백질은 신체가 탄수화물이나 지방처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없다는 사실과도 연관된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체내에서 특별한 형태로 저장되고 축적될 수 있다. 이런 저장 형태를 각각 글리코겐(저장된 탄수화물), 그리고 형지방(트라이글리세라이드, triglycerides)이라 부른다. 물론 넓은 의미에서는 근육을 단백질의 저장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알다시피 우리에게 에너지를 공급한답시고 심장근육이 ‘연소’되어버리는 일은 없다. 물론 굶어죽을 위기에 처한 경우는 그런 일도 일어나지만, 보통의 경우 신체는 소중한 근육을 그렇게 쉽게 ‘불태워버리려’ 하지 않는다. 차라리 비축된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바스 카스트는 “많은 동물에게서 단백질 공급은 엄격하게 조절된다”면서 “동물들은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은 단백질을 섭취하고자 한다. 다른 에너지 공급원인 탄수화물과 지방은 식습관 조절, 즉 배고픔에 부차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이들도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단백질 원칙, 즉 ‘단백질 효과’에 종속된다. 단백질 효과는 동물계에 널리 퍼져 있는 듯하다”고 강조한다.


쥐들뿐 아니라, 거미, 물고기, 돼지, 심지어 원숭이나 오랑우탄에게서도 ‘단백질 효과’가 나타난다. 그렇다면 그런 원칙이 우리 인간도 지배하는 게 아닐까? 인간 역시 단백질에 대한 특정 필요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의 배고픔과 식습관 을 결정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제기했을 무렵 심슨과 로벤하이머는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로 옮겨 연구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동물학을 공부하는 영리한 대학생 레이첼 배틀리를 만났는데, 배틀리의 부모님은 단백질 효과를 호모 사피엔스에게 시험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었다. 스위스 알프스에 산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단백질 채워야 먹는 것 중단


산장 뷔페에는 배고픈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있었다. 첫 이틀간은 그랬다. 아침에는 뮈슬리, 바게트, 크루아상, 햄, 멜론, 자두 및 각종 과일이 제공됐고 점심에는 빵, 카망베르 치즈, 참치, 샐러드 요구르트가 나왔다, 저녁에도 없는 게 없었다. 생선, 닭고기, 쿠스쿠스, 감자, 콩, 돼지고기, 쌀밥, 야채를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후식으로는 아몬드 케이크가 유혹을 했다.

 

소규모로 이루어진 독특한 연구에서 열 명의 실험 대상자들은 이런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었다. 먹고자 하는 음식을 우선 레이 배틀리에게 보여주고 무게를 단 뒤, 고른 음식을 교체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을 뿐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배틀리는 누가 무엇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사흘째, 나흘째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실험이 이루어졌다.

 

이제 학자들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절반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절반은 단백질이 모자란 식사를 하게끔 했다. 첫 이틀이 지나고 다음 이틀 동안에는 두 종류의 뷔페를 마련했다.

 

단백질이 풍부한 뷔페에는 주로 닭고기, 돼지고기, 햄, 연어, 기타 생선들, 요구르트·치즈·우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들이 제공되었다.

 

한편 다른 뷔페에서는 단백질이 빈약한 식사로 크루아상, 와플. 누들, 감자, 쿠스쿠스, 과일, 야채, 오렌지주스, 물이 제공되었다. 역시나 모두가 배가 부를 때까지 얼마든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이어 마지막 이틀은 다시금 뷔페를 통합하여 예전대로 모두가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며, 그로써 자료 수집은 마무리되었다.


“이후 심슨과 로벤하이머는 배틀리가 꼼꼼하게 기록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러자 인간들도 어느 정도는 몰몬 크리켓처럼 행동한다는 첫 실험적 증거들이 나왔다. 단백질 효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되어 우리 역시 단백질 허기가 충족될 때까지 먹는다는 것이다.

 

에너지 면에서 인간은 성별, 신장, 운동, 나이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하루에 대략 2000(여성)~2500(남성) kcal를 필요로 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그보다 더 많이 먹어 살이 찐다는 것이 영양학의 핵심적 믿음이다. 어느 식품으로 섭취하든 1kcal는 1kcal이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설명으로 끝이다. 따라서 살을 빼려면 더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 가령 평소의 절반만 먹으라는 것이 영양학의 명제다.


그러나 스위스 산장에서의 연구는 인간들은 현실에서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주며, 소식하는 게 왜 그리 힘든지, 절반만 먹으려는 결심이 장기적으로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순수 에너지 공급이 중요하긴 하지만 식품이 단지 에너지 공급원인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1kcal 가 언제나 그냥 1kcal만은 아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뷔페를 앞에 둔 그룹은 보통의 뷔페를 먹던 날만큼 많은 양을 먹지 않았다. 그들은 보통 때보다 칼로리를 38% 적게 섭취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다.”

 

성인병과 멀어지는 맞춤 식사법


사실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다양하게 알려져 있다. 문제는 그런 체중감량법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식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식단은 단기간에는 효과를 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 결국 못 견디고 폭식을 하거나 자신의 원래 식단으로 돌아오게 되어 요요현상을 겪기 마련이다.


이런 극단적인 식사법은 장기적으로 지속하더라도 노화가 촉진되거나 영양적인 불균형이 일어나 오히려 몸이 망가질 확률이 높다. 얼마간 좋은 몸매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멀리 보면 건강을 잃고 젊음을 잃는 꼴이다.


바스 카스트의 ‘영리한 식사법’은 효과적인 체중감량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음식을 통해 성인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어 노년에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식습관에 관심을 둔 그는 지속가능하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 몸에 이로운 식사법’을 찾아나간다.


사실 모든 사람의 몸에 이로운 보편적인 식사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바스 카스트도 강조하고 있다시피 어떤 사람에게는 최적의 식단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몸에 안 좋은 식단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인슐린에 둔감한 사람에게는 좋은 식사법이 될 수 있으나, 인슐린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에는 저지방식이 비교적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밀가루의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 하는 이들에게는 글루텐프리 식품이 이롭지만 사실 일반 사람들에게까지 글루텐이 무조건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바스 카스트는 이렇게 돌다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건너듯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군살, 노화, 성인병으로부터 이로운 식습관이 어떤 것인지 밝혀나간다.

 

그리고 수년간 조사한 영양 관련 자료를 기반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과 가급적 피해야 할 식품을 ‘영양 나침반’으로 정리하여, 사람들이 자기 몸에 맞게 더 많이 먹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일이 칼로리를 따지는 식단 짜기에 부담을 느껴본 이라면 자신의 입맛과 기호에 따라 스스로 실험과 탐구를 통해 맞춤 식생활 패턴을 찾아나가길 권장하는 바스 카스트의 제안으로부터 훨씬 현실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내 몸에는 어떤 식단이 자발적으로 식사량을 줄이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 또 내 몸에는 탄수화물을 더 먹는 것이 나은지, 지방을 먹는 것이 나은지, 채식은 누구에게나 좋은 것인지, 아침은 ‘하루의 가장 중요한 식사 시간’이므로 꼭 억지로 먹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영양 나침반이 알려주는 탄단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이어트 관련 글을 보면 종종 ‘탄단지’라는 말이 눈에 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줄인 것으로, 주로 자신의 식단에서 이 세 영양소의 비율을 이야기할 때 쓰이는 말이다. 자신의 식사를 사진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고, “내 식사 탄단지 비율 어때?”라고 누리꾼에게 물어보는 식으로 쓰인다.


그런데 바스 카스트에 의하면 ‘탄단지’의 비율은 건강과 절대적인 영향 관계에 놓여 있지는 않다고 한다. 물론 그도 단백질 비율이 높은 식사를 하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고는 말한다. 하지만 단백질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은 식사를 지속할 경우에는 오히려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

 

장수국가 일본에서도 독보적으로 장수 인구 비율이 높은 오키나와 노인들은 세 가지 영양소 중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식사를 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장수식단이라고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에는 지방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중요한 것은 세 영양소의 비율이 아니라, 세 영양소의 질인 셈이다. 같은 탄수화물 영양소라도 어떤 식품에서 섭취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판이하게 갈린다는 것. 바스 카스트는 탄수화물, 단백질, 그리고 지방이라는 세 가지 영양소를 어떤 식품에서 섭취해야 하는지, 또 어떤 식품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준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거나 모르고 있었던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작용과 효과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지방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타파하고 이로운 지방을 어떤 식품에서 섭취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바스 카스트는 지방이 지방질을 만드는 것이 아니며, 역설적으로 비만인 경우 건강에 이로운 지방(불포화지방산)과 친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비만이 되면 포만감에 신호를 주는 뇌 영역에 염증을 동반하기도 해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더 많이 먹게 되기도 하는데, 오메가3 지방산은 뇌의 염증을 가라앉혀 뇌가 포만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니까 지방을 먹음으로써 오히려 배부름을 잘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세 영양소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바스 카스트의 ‘영리한 식사법’은 자칫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영양 정보의 바다 속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음식에 관한 속설 타파


버터는 몸에 좋은 음식일까? 나쁜 음식일까? 누군가는 버터가 지방 덩어리인 데다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음식이라고 하는 반면 또 누군가는 버터의 유지방이 그다지 몸에 해롭지 않다고 반박한다. 이처럼 같은 음식에 대해서도 상반되는 주장은 무척이나 많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자기 입맛대로 연구 결과를 끼워 넣는 것도 가능하다.


‘바스 카스트의 식사법’이 지닌 장점 중 하나는 수많은 최신 연구 자료를 종합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식품에 대해 평가를 내리려 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혹은 유사한 주제에 대해 이뤄진 연구들의 수많은 결과를 종합하여 고찰하는 연구방법, 즉 ‘메타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스 카스트는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그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는 통곡물 식품의 메타연구 자료를 분석하며, 1950년 이후에 진행된 연구의 60% 정도가 통곡물 식품이 많은 성인병을 막아준다는 결론을 내렸음을 보여준다. 나머지는 대체로 중립적인 연구 결과였으며 오로지 한 연구만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메타 분석을 통해 수많은 결과를 종합해봤을 때 통곡물 식품은 대체로 성인병에 이롭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나아가 그는 이런 메타 분석으로도 평가를 내리기 힘든 식재료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예컨대 우유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는 중립적인 쪽에 가깝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바스 카스트는 유제품 업체의 연구비 후원 등으로 인해 우유에 대한 연구는 독립적으로 이뤄지지 않음을 지적한다.

 

또 현대 성인의 경우 우유 속에 함유된 당(락토스)을 소화하는 락타아제를 분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골다공증을 막기 위해 먹기 싫은 우유를 억지로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탄탄하게 뒷받침된 과학적 근거와 지식을 바탕으로 영양계에 떠도는 속설을 타파하고 객관적인 진실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도록 도와주는 바스 카스트의 책은 2018년 독일에서 ‘올해의 지식 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출간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독일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 목록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또한 그의 책이 시류에 맞춰 등장했다 사라지는 여타의 건강서와는 다르다는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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