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벤허' 출연한 김지우

“자라는 딸에게 멋있는 여성상 보여주고 싶다”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10/11 [11:37]

뮤지컬 '벤허' 출연한 김지우

“자라는 딸에게 멋있는 여성상 보여주고 싶다”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10/11 [11:37]

비중은 적지만 ‘에스더’로 열연…거친 무대에 윤활유 역할

 

▲ 배우 김지우는 뮤지컬 '벤허'의 에스더 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뮤지컬 배우 김지우(36)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자신과 관련된 악플을 쓴 관객의 글에 친절히 답글을 달았다. 사실 그 글을 쓴 관객은 악의에 차 있지 않았다. 이러이러한 장면은 좋았다는 피드백이 바로 왔다.


최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김지우는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었다.


“악플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지만 간과하지도 않아요. 제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환기를 시켜주잖아요. 관심을 가져주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일부 대중은 김지우를 여전히 탤런트이자 남편 셰프 레이먼 킴과 함께 기억한다. 하지만 그녀는 뮤지컬 무대에서 입지를 상당히 다졌다.


“제가 탤런트 출신 뮤지컬 배우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아요.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정영주·전수경 선배님처럼요.”


김지우는 <금발이 너무해> <김종욱 찾기> <렌트> <닥터지바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킹키부츠>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거듭났고 지난해 출연한 <시카고>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10월1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는 <벤허>의 에스더 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뮤지컬 <벤허>는 루 월러스가 1880년 발표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로마 제국 시대 유대 청년 벤허(카이·한지상·박은태·민우혁)와 그를 배신한 친구 메셀라(박민성·문종원)의 대립 구도가 주축이다. 앙상블도 남자배우들이 주를 이룬다.


그 가운데 벤허의 어머니 미리암과 벤허의 하인이나 그와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에스더는 비중은 적지만, 거친 무대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특히 에스더는 고된 벤허와 그의 가족 수난사에 감정적·정서적으로 관객과 함께 깊이 교감하는 캐릭터다. 굴곡진 삶에도 자신을 잃지 않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며 비극적인 삶에 숨통을 틔워준다.


그런데 사실 에스더는 연기의 밸런스가 어려운 역이다. 어머니 미리암을 그리워하는 아들 벤허, 아들에게 문둥병에 걸린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며 피하는 미리암 사이에서 양쪽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조정한다. 우물 뒤에 숨어 어머니를 지켜보다 그리움을 참을 수 없어 그녀 앞에 나타나려고 하는 벤허를 말리는 장면에서는 비극의 감정이 절정에 달한다. 


“왕용범 연출이 어려운 것은 알지만, 에스더가 너무 엄마같아도 안 되고 너무 여동생같아도 안 된다고 했어요. 복잡 미묘한 캐릭터죠. 나름의 태도를 결정을 하고,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감정선 때문에 하도 울어 공연 다음날은 눈이 퉁퉁 붓기도 해요.”


<시카고>에서 전면에 나서는 록시로 호평을 들은 만큼, 일부 팬들은 에스더의 비중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고 했다.


“캐릭터도 좋았지만 넘버가 끌렸어요. 이런 대서사의 곡을 해본 적이 없고, 음도 너무 높거든요. <벤허> 덕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떤 역을 해야 할지보다 어떤 작품을 잘 골라야 할지가 고민이에요.”


김지우의 뮤지컬 경력에 변곡점이 된 것은 2012년 뮤지컬 <닥터 지바고>다. 이전까지 주로 쇼뮤지컬에 출연한 김지우가 클래시컬한 작품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조승우·홍광호 같은 톱배우가 지바고 역을 맡았고 김지우는 전미도와 함께 라라를 연기했다.


처음에는 “김지우가 라라를?”이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막바지에 김지우의 연기와 노래는 관객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었다. 조승우는 김지우에게 “암전 때에도 연기하는 김지우가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2015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출산 후 복귀작으로 정신적 부담이 컸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여성 원톱 배우로서 가능성을 증명한 김지우는 워킹맘으로서 딸에게 멋있는 여성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딸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보는 여성상이 엄마잖아요. 내가 봐도 엄마·아빠가 정말 멋있어요. 내 딸에게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성공한 배우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지우의 무대에 대한 고민은 이어지고 있고, 연기 자체에 대한 갈증도 그중 하나다. 연극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도 그 때문에 생겼다. 12월4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빅피쉬> 출연을 결정한 것도 연기적인 부분이 컸다.


<빅피쉬>는 대니얼 월러스의 원작 소설(1998)과 국내에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2003)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에드워드가 전하고자 한 진실을 찾아가는 아들 윌의 여정을 그린다. 김지우는 주인공 에드워드의 아내 산드라를 연기하는데 10대부터 60대까지를 소화해야 한다.


김지우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모든 것을 흡수하는 스펀지같다. 그녀는 그 비결로 연기와 일상을 분리하는 것을 들었다.


“공연할 때는 역할에 푹 빠져요. 그런데 공연의 기운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일은 별로 없죠. <벤허>에서 슬픈 장면을 소화해도 긍정적인 사람이다 보니, 삶은 밝은 거예요. 어느 쪽에 치우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래서 어떤 장르라도 내가 출연하는 공연을 본 분들이 항상 좋은 에너지를 가져갔으면 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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