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설리 ‘비극적 죽음’ 전모

연예계 이단아 ‘악플’ 시달리다 스러졌나?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0/18 [11:07]

가수 겸 배우 설리 ‘비극적 죽음’ 전모

연예계 이단아 ‘악플’ 시달리다 스러졌나?

송경 기자 | 입력 : 2019/10/18 [11:07]

개성 강하고 꿋꿋이 소신 발언도 했지만 악플로 마음고생
영국 가디언 “그녀 죽음은 한국의 그릇된 팬문화에서 비롯”

 

▲ 10월14일 유명을 달리한 가수 겸 배우 설리.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가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10월14일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한 전원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1분께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의 한 전원주택에서 숨져 있는 설리를 매니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매니저는 전날 오후 6시30분께 설리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뒤 연락이 되지 않자 집으로 찾아갔다가 숨져 있는 설리를 발견했다. 경찰은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설리의 사망에 대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놨다.


SM은 10월14일 저녁 “경황이 없어 입장 발표가 늦어졌다”며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고 비통할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해 루머 유포나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주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설리는 2009년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했지만, 2015년 탈퇴한 뒤 연기자로 활동했다. 설리는 숨지기 직전까지 스타들이 악플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는 JTBC2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 MC로 출연했었다.


평소 개성이 강한 설리는 누리꾼의 심한 악플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2014년 한 래퍼와 열애설 등이 알려진 직후 악성 댓글과 갖은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다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2015년 팀을 자퇴하고 연기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가십으로 대하는 누리꾼에 맞서며 여러 차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식했다. 그녀는 “가시밭길이더라도 자주적 사고를 하는 이의 길을 가십시오. 비판과 논란에 맞서서 당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십시오”라고 악플을 다는 누리꾼을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여성의 속옷 착용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인 누리꾼에게 “브래지어는 액세서리다. 어울리면 하는 것이고, 어울리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설리는 <악플의 밤> MC로 출연하며, 솔직한 심경을 몇 차례 털어놓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 첫 방송에서 자신을 어떻게 봐주면 좋겠냐는 물음에 “저를 보면 재미가 있지 않을까. 그냥 재미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리는 악플러를 선처해준 마음이 넓은 스타였다. 그녀는 “고소를 해서 악플러가 잡혔는데 나와 동갑내기인 명문대생이었다”며 “그가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있어서 선처를 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설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영국의 유력신문 <가디언>은 그녀의 죽음이 한국의 그릇된 팬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가디언>은 10월15일 “케이팝 스타이자 배우인 25살의 설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설리가 한국 연예계의 이단아였고 이로 인해 악성 댓글과 대중의 비난을 받아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경찰에 따르면, 온라인 악성 댓글의 피해자였던 설리는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하면서 “설리는 보수적인 한국 연예계에서 상대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었다. 때때로 그녀는 브래지어를 입지 않았고 이는 대중의 비난과 옹호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그는 JTBC <악플의 밤>에서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설리는 공개연애를 했는데 이는 한국 연예계에서 드문 일이었다. 또한 그는 그의 절친한 친구인 케이팝 스타 구하라와 그의 생일에 입을 맞추기도 해 동성애 혐오자들에게 비난을 산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또한 “그녀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솔직함 역시 한국 연예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2018년에 설리는 리얼리티 쇼 <진리상점>에서 그가 어린 시절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친한 사람들도 나를 떠났다. 나는 그들로부터 상처를 받았고,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나를 엉망으로 만들었다’고도 했다”고 보도했다.


마지막으로 <가디언>은 “그녀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는 모습과 함께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는 글을 올렸다. 설리의 죽음 이후 많은 케이팝 팬들은 그녀가 겪었던 악독한(toxic) 팬문화를 비난하고 있다”고 설리의 죽음이 온라인 악성 댓글로 인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설리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악플의 밤>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제작진은 예고 영상을 삭제하고 긴급회의에 들어갔고 10월18일로 예정됐던 방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 다니는 악성 댓글과 관련, 속마음을 털어놓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반박 불가능한 댓글부터 루머성 악플까지 스타들이 어떻게 대처·반응하는지 살펴보는 취지다.

 

스타들에게 악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제작진은 스타들이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한번쯤 댓글 매너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미에서 기획했다.


방송 초기 이슈 메이커인 설리가 MC를 맡는다는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설리는 래퍼 최자(39·최재호)와 열애 및 결별, 임신 루머, 마약 의혹, 노브라 패션 등과 관련해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평소 악플 세례를 받던 설리가 <악플의 밤> MC를 맡은 자체가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악플을 읽고 힘들어 하고, 방송 후 느끼는 허탈감도 컸을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설리가 사망한 후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연예인들이 대중들의 폭력성에 무자비하게 노출되는 현상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 악플로 인한 고통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설리는 지난 10월4일 방송된 <악플의 밤>에서 “실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며 “내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주변에 조언을 많이 구했다”고 털어놓아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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