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출범한 지 2년 ‘뉴 롯데’ 완성은 언제쯤?

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순탄하게 풀릴까?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0/18 [11:47]

롯데지주 출범한 지 2년 ‘뉴 롯데’ 완성은 언제쯤?

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순탄하게 풀릴까?

송경 기자 | 입력 : 2019/10/18 [11:47]

롯데지주가 지난 10월12일로 공식 출범 2주년을 넘겼다. 롯데그룹은 거미줄처럼 얽힌 국내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2년 전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이후 최대 과제로 꼽혔던 금융 계열사 매각을 마무리하며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호텔롯데 상장 등 지주사 체제 마무리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2016년 사드 후폭풍으로 휘청거리고, 지난 7월 이후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까지 겹치면서 호텔롯데의 주력인 면세점 사업이 맥을 추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2018년 영업이익은 1577억 원으로 2016년 3436 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롯데그룹은 급한 대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실탄’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롯데와 ‘고리’ 끊으려 금융·부동산 내다팔아 실탄 마련
호텔롯데 면세점 사업 부진…황각규 부회장 “상장 시기상조”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지난 10월15일 롯데 지주회사 완성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 현재로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혀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황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륨에서 열린 세계여성이사협회(WCD)에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호텔롯데 상장은) 여건만 되면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논하긴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투자자를 설득할 만한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며 “사업진행 상황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지난 10월15일 롯데 지주회사 완성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 현재로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혀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12일 거미줄처럼 얽힌 국내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2년 전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그동안 순환출자로 인한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2017년 10월12일 공식 출범했다.


롯데지주 체제는 지난 2년간 지주사 행위제한요건 충족을 위한 금융 계열사 정리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매각을 통해 지주사 체제 마무리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금융사 지분 매각은 롯데액셀러레이터를 마지막으로 데드라인을 앞두고 모두 마무리 지었다. 롯데지주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난 10월11일까지 금융 계열사를 모두 정리해야 했다.


롯데지주는 10월11일 창업보육 투자 계열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보유 지분을 최근 호텔롯데로 매각했다. 이로써 롯데지주는 지주회사의 금융사 소유 금지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지난 9월 말 이사회를 열어 롯데액셀러레이터 보유지분 9.99%를 호텔롯데로 매각하기로 했다는 것. 매각액은 약 25억 원이다.


지난 2년간 롯데지주의 큰 숙제 중 하나는 금융 계열사 매각 작업이었다. 일반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법적유예기간(2년) 내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5월에는 공개매각 과정을 거쳐 롯데지주가 가진 롯데카드 지분 79.83%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롯데손해보험도 롯데호텔(23.68%), 부산롯데호텔(21.69%) 등 롯데그룹이 소유한 지분 53.49%를 JKL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두 사모펀드는 지난 10월2일 대주주적격심사를 통과했다.


다른 금융 계열사인 롯데캐피탈 지분도 일본 롯데홀딩스의 금융 계열사인 롯데파이낸셜로 넘겼다.


롯데지주는 9월23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롯데파이낸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금액은 3332억 원이다. 롯데지주 손자회사인 롯데건설도 같은 날 이사회에서 보유 중인 캐피탈 지분 11.81%(매각 금액 1535억 원)를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지분율 규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롯데지주와 롯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인천개발과 인천타운의 지분을 롯데쇼핑에 모두 매각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가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롯데 유럽홀딩스, 롯데 인디아 등 주요 해외법인도 롯데호텔과 롯데제과 등 관련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얽혔던 해외법인 지분 고리도 정리했다.


롯데지주 출범 후 첫 공모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비용 부담이 큰 단기차입금을 줄이는 등 차입금 구조도 개선했다. 회사채 발행 전 78.9%였던 단기차입금 비중은 발행 후 62.3%로 16.6%p 감소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뉴(new) 롯데’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 2015년 8월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청산하겠다며 호텔롯데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뉴 롯데’ ‘원 롯데’는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라는 게 재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호텔롯데 상장은 이 과정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는 롯데물산과 롯데알루미늄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대부분의 계열사는 롯데지주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롯데물산과 롯데알루미늄은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따라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주주의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한다.


그러나 ‘원 롯데 완성’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의 실적이 기대치만큼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호텔롯데 주요 사업인 면세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1577억 원으로 2016년 3435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면세점 사업이 흔들렸고, 지난 7월 이후 한·일 외교 갈등 등을 겪으면서 4조 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2017년 미국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철퇴를 맞았다. 롯데마트가 중국 내에서 영업정지 당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약 1조2000억 원, 중국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손실 1조5000억 원, 한국 관광 감소로 인한 면세점 손해 5000억 원 등 사드 때문에 본 추정 손실액이 3조원이 넘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월 한·일 외교 갈등으로 인해 불거진 ‘반일 감정’ ‘일본 불매 운동’ 등으로 본 손해가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순차입금이 늘어난 점도 호텔롯데 상장의 걸림돌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은 약 17조 원이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4조 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점도 차입금 증가에 한몫을 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롯데케미칼 지분 24%를 롯데지주가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2조 원 가량을 빌리기도 했다. 손실 4조 원은 웬만한 기업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규모다.


그래서인지 롯데그룹은 최근 국내 부동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급한 대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실탄을 마련하기로 하고 그룹 차원의 부동산 위탁관리 회사인 롯데리츠를 신설했다.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비롯하여, 백화점·마트·아울렛 10개 점포 부지 약 19만 평을 롯데리츠에 넘기고 롯데쇼핑은 리츠 지분 50%와 1조629억 원을 확보했다.


10월 말 유가증권 상장을 앞두고 있는 롯데리츠는 롯데지주의 손자회사로, 롯데쇼핑의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투자회사다. 코스피 입성 성공 시 국내 상장 리츠 가운데 최대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 후 롯데리츠의 지분 50%는 롯데쇼핑이 가지며, 자산관리는 롯데지주 계열사인 롯데AMC가 맡는다. 이를 통해 롯데쇼핑은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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