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티고’ 헤로인 천우희

“힘든 상황 닥치면 그냥 주저앉았다 가지요^^”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10/25 [10:43]

영화 ‘버티고’ 헤로인 천우희

“힘든 상황 닥치면 그냥 주저앉았다 가지요^^”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10/25 [10:43]

매일 위태롭게 버티는 30대 계약직 사원 서영 역 실감 나게 그려
“여우주연상 일찍 받아 부담…그 후 연기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 현기증 나는 고층빌딩 숲 사무실에서 매일을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30대 직장인 ‘서영’ 역을 실감 나게 그린 배우 천우희.    


“단순히 여자로서 30대로서가 아니라, 영화 속 인물 서영에게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사는 게 너무 팍팍하다는 점이다. 관계 속에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들이 많은 것 같다. 딸로서, 직장인으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여러 가지 위치에서 (주어진) 일을 해내야 하는 게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다.

 

힘겨운 자리들을 버텨내야 한다는 것 자체에 공감이 됐다. 30대 여성으로 특정하기보다,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런 압박감이나 공허함은 모두가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월1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버티고> 헤로인 서영 역을 소화한 배우 천우희(32)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천우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서영이란 인물에 대해 “단순히 ‘같은 여자로서’보다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고공 감성영화다. 서영은 재계약을 앞둔 비정규직 근로자다.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위기를 겪고 있으며 매일 전화로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줘야 한다.


<버티고>는 30대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다. 그런 만큼 이 영화를 두고 여성영화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모든 영화는 개개인이 느끼는 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느끼는 게 다 달라야 하고, 그래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성 중심의 서사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딱 규정하고 ‘이렇게 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인간 천우희는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버텨 왔을까. 그녀는 힘든 상황을 겪었을 때, 굳이 이겨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버티려고 버티는 건지, 상황에 놓이니까 버티는 건지 모르겠다. 선배들에게 어떻게 오랫동안 배우 일을 버티며 할 수 있었는지 묻곤 한다. 그러면 ‘순간순간 충실히 해나가다 보니 힘든 순간을 지나게 됐고, 지금까지 하게 된 것 같다고들 하더라.

 

나 스스로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고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일을 하다 보면 때로 지치기도 한다. 그런 순간들을 겪었을 때, 너무 이겨내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힘들 때는 투정도 부리고 엄살을 떨기도 한다. 무너지면 무너지는 대로 주저앉았다가 간다.”


실제로 천우희는 영화 <우상>을 찍으면서 버텨야만 하는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영화 <우상>을 7개월 정도 찍었다. 이수진 감독과는 두 번째 작업이라 욕심이 많았다. 성장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고, 책임감도 컸다.

 

하지만 7개월 동안 그런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촬영이 길어지다 보니 항상 준비 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연기를 위해 눈썹도 싹 밀어 외출을 할 수 없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모든 걸 소진했다고 느낄 때였다. 처음으로 (열심히 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굳이 이겨내려 하지 않았고 1년 동안 휴식기를 가지며 힘든 시기를 지나치려고 애썼다.


“1년간 쉬는 동안 여행을 많이 했다. 돌이켜 보면 힘든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그때의 에너지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니 미련은 갖지 말자’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천우희는 2004년 <신부수업>에서 단역으로 데뷔했다. 올해로 이미 데뷔 16년 차 배우다. 그녀는 지나온 연기 인생에 대해 “내가 한 해에 평균 작품을 두세 편씩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작품 수에 비해) 피드백을 받는데 남들보다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급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에 이렇게 하나하나 공들이며 그 세월을 담아온 것도 귀중하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2011년 개봉작 <써니>를 찍으면서 진지하게 배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진중한 생각을 하고 나서는 열심히 한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예전에는 좋은 필모그래피를 갖는 것, 남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집중했다.

 

영화 <한공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상을 너무 일찍 받았기 때문에 그 후 시행착오를 할 수밖에 없었다.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 이후 연기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고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앞으로는 (대중에게) 조금 깨지고 스스로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도 안 무너지려고 한다. ‘시행착오를 겪을수록 내 인생이 더 풍부해지는구나’라고 생각하려 한다.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인간 천우희를 대중에게 설명한다면? 천우희는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 특별해 보이거나 튀어 보이지 않으려고 평범하게 지내왔던 것 같다. 수더분하고 모난 구석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되게 긍정적이다. 성격적으로 유난스럽지는 않다. 같이 지내는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이기적인 편은 아니다.”


그녀는 앞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더분한 성격으로 인해 연애할 때도 잘 싸우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상대의) 어떤 행동에 수긍이 가면 나는 괜찮다. 거짓말을 할 때는 적대감이 들지만,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고 솔직하게 나를 대하면 잘 받아준다. 지금까지 연애를 할 때도 대화로 많이 풀었던 것 같다”면서 ‘연애가 체질인 것 같다’는 말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렇다면 천우희가 ‘이것만큼은 체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긴 고민 끝에 나온 대답은 ‘먹는 것’이었다.


“유튜브를 하는 이유도, 연기 이외에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연기 외적으로 에너지를 쏟거나 잘하는 걸 찾고 싶다. 아무래도 제일 자신 있는 건 ‘먹는 것’이다. 음식을 진짜 좋아한다. 나는 얼굴이나 뼈대가 얇아 많은 분들이 (내가 날씬하다고) 속는다. 그런 것들이 배우로서는 장점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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