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주인공 인터뷰(1)

정유미 “시나리오 보자마자 확 끌렸죠”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19/10/25 [10:47]

‘82년생 김지영’ 주인공 인터뷰(1)

정유미 “시나리오 보자마자 확 끌렸죠”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19/10/25 [10:47]

“이번 영화는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볼 수 있는 작품”

 

▲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정유미.

 

“이 영화는 숨을 크게 한 번 쉴 수 있는 영화다. 너무 세상이 빠르게 흘러 간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고 싶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쉬어갈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배우 정유미는 지난 10월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달리 “차분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정유미는 영화를 둘러싼 젠더 이슈와 관련해 예상조차 못한 일이라고 했다.


“이 정도로 이슈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엄청나게 (반응이) 있어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었다. 과연 영화에 어떤 배우가 캐스팅 되고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성적으로 논란이 이해가 안 됐다.

 

그래도 이해해 보려고 하니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더라.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표현한 사람들의 말만 들었다. 표현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개봉된 후 젠더 이슈가 더 커지지 않기를 바랐다.


정유미는 “(이슈가 더) 커지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서글프지 않나. 우리는 이 영화로 문제를 만들기보다 영화 자체를 나누고 싶어서 촬영을 했다. 소설도 갈등을 야기하고자 한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에 (젠더 이슈)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슈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큼 정유미는 시나리오를 맨 처음 받았을 때 시나리오 자체가 좋았고 끌려서, 바로 ‘이건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동안 배우들이 떼로 나오는 작품을 많이 했다. 혼자 단독으로 나서는 영화는 부담스러워서 피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성격상 (원톱 주연이라) 피해야 할 영화였지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를 찍고 나서 하는 홍보활동을 힘들어 하는데 주인공을 맡으면 책임감이 따르다 보니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그런 지점까지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영화는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한다고 해버렸다.”


정유미는 이번 영화에서 1번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제는 내가 이런 것(원톱 주연의 영화)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배우도 내가 부담스럽지 않고, 이 영화를 볼 관객들이 ‘쟤가 누군데 주인공을 해?’라는 말을 듣지 않을 시간이 나에게도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유미는 촬영할 때 어려움이 생기면 원작 소설을 참고했다고도 했다.


“촬영을 앞둔 어느 시점에서 소설을 읽었다. 영화의 결과는 달라졌지만 (소설과) 그 결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뭔가 자세한 묘사가 어렵다 싶을 때는 소설의 단락을 천천히 읽어 봤다. 소설에는 자세히 묘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결과는 소설보다 영화가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영화가 조금 더 희망적이라 좋았다. 소설의 결말로 끝난다면 (마음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여러 역할을 짊어지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영화를 찍으면서는 엄마 생각,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고 한다.


“할머니와 가깝게 살았는데,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엄마는 그냥 나를 위해 희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너를 키우는 게 나의 일이야’라고 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걸 못했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정유미는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보며 눈물을 흘렸다. 


“내 연기에 아쉬운 점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눈물이 나더라. 내가 나온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내가 뭘했는지 이미 알고 있고, 그때가 어떤 상태였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편집이나 음악이 더해지다 보니 눈물이 났다.”


정유미는 이날 인터뷰에서 “항상 연기 생각뿐”이라고 털어놨다.


“배우 일을 하는 동안 연기밖에 생각을 안한다. 다른 배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쉴 때도 다음에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걸 만나게 되더라도 나는 그걸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낸다. 가만히 넋 놓고 있든, 여행을 가든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이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다섯째주 주간현대 1245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