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계엄령 문건’ 추가 폭로

“검찰 계엄령 문건 부실수사…사건 은폐하려 한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1/01 [12:02]

군인권센터 ‘계엄령 문건’ 추가 폭로

“검찰 계엄령 문건 부실수사…사건 은폐하려 한다”

송경 기자 | 입력 : 2019/11/01 [12:02]

 

 

검찰 “문건 작성일 2017년 2월17일…발단은 한민구 지시”
그러나 기무사 내 계엄령 관련 논의는 2월17일 이전 시작
군인권센터 “문건 발단은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의 청와대”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0월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계엄령 관련 문건’ 추가 제보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계엄문건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했다는 주장이 또 나왔다. 이 계엄문건에 당시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재차 제기됐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10월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 제보를 통해 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해 군이 위수령, 계엄령 등을 선포하고자 계획한 ‘계엄령 문건 사건’과 관련한 주요 진술을 새롭게 확보했다”면서 “이는 검찰이 작성한 불기소 결정서에는 없는 내용인데, 제보에 따르면 이미 검찰에서 관련 피의자와 참고인들이 모두 진술한 사실이 있다고 하므로 제보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리며 밝힌 처분 사유는 이렇다.


“본 건 계엄 문건 작성 지시 여부와 관련하여 피의자(한민구)는 2017년 2월17일경 조현천에게 ‘이철희 의원으로부터 위수령 질의를 2번 받았는데 합참이 일관된 답변을 하지 못하기에 법무관리관(노수철)에게 검토를 시켰다, 앞으로도 국회에서 더 질의가 있을 것 같으니 전반적인 군 병력 출동 문제에 대하여 위수령 등 관련 법령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종합적으로 더 검토시키려 한다’고 하자 조현천이 ‘그럼 저희도 검토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했고, 이에 피의자가 ‘그럼 한 번 해보라’고 하여 기무사에서 계엄문건을 만들게 된 것일 뿐, 위수령 또는 계엄의 시행과 관련된 구체적 지시를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대해 조현천은 우편진술서를 통해 피의자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피의자의 진술과 다소 배치된다.”


검찰이 밝힌 사유에 따르면, 한민구 전 장관과 조현천 전 사령관의 진술이 상호 배치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계엄령 문건 작성이 시작된 날짜는 2017년 2월17일이고, 발단은 한민구 전 장관의 지시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러나 군인권센터 제보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 2017년 2월17일 오후 3시 경에 조현천 당시 사령관이 국방부에서 한민구 당시 장관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기무사 내 계엄령 관련 논의는 이미 2월17일 이전에 시작되었다는 것.


군인권센터가 복수의 제보자로부터 받은 내용에 따르면 기무사 계엄문건 작성 논의는 2017년 2월10일 이뤄졌다는 것. 조현천 전 사령관이 그날 기무사 3처장에게 계엄령에 대한 보고 및 문건의 수기 작성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관련 제보자들은 이 문건을 수기로 작성하는 걸 본 이들”이라고 전했다.


이 제보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의 불기소결정서’에서 한민구 전 장관이 주장하는 내용과 다르다.


합수단의 불기소결정서를 보면 한 전 장관은 2017년 2월17일 ‘군 병력 출동 문제에 대해 위수령 등 관련 법령을 검토해보겠다’는 조 전 사령관에게 ‘한번 해보라’고 말하면서 기무사에서 계엄문건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2월17일부터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의가 시작됐다는 취지인데, 군인권센터의 추가제보에 따르면 문건 논의는 그보다 일주일가량 앞선 2월10일 시작됐다는 것.

 

또한 계엄령 문건은 기무사 서기관이 2월13일 작성해 2월16일 조현천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고, 이른바 ‘계엄 태스크포스(TF)’의 첫 회의는 한 전 장관과 조 전 사령관이 만나기 전인 2월17일 오전에 열렸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군인권센터 발표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현천은 한민구를 만나기 1주일 전인 2017년 2월10일 금요일에 기무사 3처장 소강원을 불러 계엄령에 대한 보고를 요구했고 문건은 반드시 수기로 작성하라는 지시까지 덧붙였다.

 

지시 라인을 따라 문건 작성을 지시 받은 실무자 모 서기관은 2017년 2월13일 월요일부터 문건을 작성하기 시작하여 2017년 2월16일에 5장의 자필 문건을 조현천에게 보고한다.

 

문건을 읽은 조현천은 소강원에게 T/F 구성을 지시했고, ‘계엄 T/F’(일명 ‘미래 방첩 업무 발전방향 T/F’)’에 참여한 기무 요원들은 대부분 이미 2017년 2월16일에 T/F 참여 제안을 받았다.

 

T/F의 첫 회의는 조현천이 한민구를 만나기 전인 2017년 2월17일 오전 9시에 열렸는데, 소강원은 이미 이 자리에서 국회 해산 계획 등 초법적인 내용을 고려하라는 조현천의 지시를 전달한다.”


군인권센터는 검찰이 수사 당시 한 전 장관의 주장과 다른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한민구 전 장관의 구속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사건 수사에서 중요한 문건 작성의 발단이나 TF 구성일자 등이 담긴 해당 진술이 불기소사유서 등에 누락된 점 등을 지적하며 검찰의 부실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군인권센터는 2월10일 조 전 사령관이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계엄 문건 작성에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재차 주장했다.


합수단의 불기소결정서에 따르면, 2월10일 조 전 사령관은 청와대에 방문해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는 것. 또 김 전 실장이 2016년 10월 작성을 지시한 문건에 담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시 대처방안 등이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내용과 같다. 다시 군인권센터 발표 내용.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한민구가 2017년 2월17일에 조현천에게 계엄령 검토를 최초로 지시했다는 진술은 명백한 거짓말이고, 계엄 문건과 관련한 모종의 논의가 이미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장에 밝힌 다른 내용에 따르면 조현천은 2017년 2월10일에 청와대에 들어가 김관진을 만난 것으로 되어 있고, 김관진은 2016년 10월에 이미 국가안보실 소속 국방비서관실 행정관 신기훈(공군 중령)에게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시 대처 방안,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이 담긴 문건을 작성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내용은 모두 2017년 2월22일 작성된 기무사 계엄령 문건에도 똑같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조현천과 김관진이 만난 2월10일은 조현천이 소강원에게 계엄령에 대한 보고를 요구한 날짜와 일치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계엄령 문건의 발단은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 하의 청와대에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통해 추론될 수 있다.”


군인권센터는 이를 근거로 “계엄령 문건의 발단은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 체제하의 청와대에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통해 추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에 따르면 검찰은 당시 합동수사단 수사를 통해 이미 이러한 진술을 복수의 참고인들로부터 확보헸다고 힌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관계에도 불구하고 합수단 수사 당시 한민구는 거짓말을 하였고, 김관진은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발뺌했다.

 

거짓말의 혐의가 뚜렷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충분한 바, 충분히 구속 수사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불기소 처분장에는 거짓말임이 확실하게 입증되는 한민구의 진술만 그대로 인용하여 불기소의 사유로 적시했고, 사건 수사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문건 작성의 발단, T/F 구성 일자 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남기지 않았다. 그 까닭이 궁금할 따름이다.”


“또, 제보자는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계엄령 문건이 총 10개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검찰의 진위여부 확인도 필요하다. 제보에 따르면 문건은 총 10개다.

 

군인권센터가 2018년에 공개한 문건은 [9]문건이고, 얼마 전 공개한 문건은 [2]문건이다. 그런데 2018년 3월8일 군인권센터가 촛불 무력 진압 계획 의혹을 최초 제기한 후, 기무사 소강원 참모장이 이석구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자진 보고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총 2종으로 [9]와 [10]문건이었는데, 송영무 장관이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으로부터 보고받은 문건은 [9]문건뿐이라고 한다.

 

[9]문건은 조현천이 한민구에게 문건을 보고한 2017년 3월3월 이후 모종의 이유로 [6]문건을 수정한 버전이다. [10]문건의 원본이 되는 2017년 3월3일 문건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한다.

 

여러 정황을 확인할 때 시간 순서대로 최종본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문건의 변천과정과 최종 문건은 이 사건에 있어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따라서 1군인권센터는 “제보자는 검찰이 확보하고 하는 있는 계엄령 문건이 총 10개라고 한다”며 “10개의 문건 존재한다는 제보자의 진술의 사실 여부와 이 중 검찰이 ‘최종본’이라고 판단한 문건은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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