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면세점 사업 발 빼는 내막

출혈경쟁·수익 악화…3년6개월 만에 철수 선언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1/01 [14:47]

두산그룹 면세점 사업 발 빼는 내막

출혈경쟁·수익 악화…3년6개월 만에 철수 선언

송경 기자 | 입력 : 2019/11/01 [14:47]

‘황금알 거위’인 줄 알고 사업권 따냈는데 알고 보니 ‘미운 오리’
한 해 5000억 매출목표 잡았지만 2016년 -477억, 2017년 -139억

 

▲ 지난 2016년 5월 을지로 두산타워에 두산면세점의 문을 연 두산그룹이 간판을 내리고 전자 소재와 신성장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지난 2016년 5월 을지로 두산타워에 두산면세점의 문을 연 두산그룹이 간판을 내리고 전자 소재와 신성장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에 이어 두산그룹마저 황금알을 낳는다던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는 이유는 뭘까?


재계 순위 15위의 두산그룹은 10월29일 이사회를 열고 면세특허권 반납을 결정하면서 “전자소재 등 기존 자체사업과 신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공시했다. 2016년 5월 개점한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두산그룹은 이번 결정으로 서울시내 두산타워 면세사업장의 영업을 2020년 4월30일 정지한다고 10월29일 공시했다.


두산그룹은 “두타면세점은 연매출 7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올해 들어 점차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였다”면서 “2018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단일점으로서 규모의 한계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 내에서 두타면세점은 성장이 더딘 사업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5년 두산그룹 오너 일가 4세 박서원 전무가 당시 면세점 사업부문 유통전략담당으로 활동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따냈고, 다음해 5월 동대문의 쇼핑 허브인 두산타워에 두타면세점의 문을 열었다. 당시 두타면세점은 2016년까지 5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영업 첫 해에는 초기 투자비용으로 인해 47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 해인 2017년엔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악재가 덮치면서 139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두타면세점은 2018년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다시 적자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향후에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들자 사업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시내면세점 증가로 경쟁이 심해진 데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수익성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내면세점 수는 지난 2015년 6개에서 지난해 13개까지 두 배 이상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 4월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두산그룹까지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중소·중견 면세점 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빠르게 나빠지는 분위기다.

 

결국 한화그룹이 운영하던 ‘갤러리아면세점 63’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지난 9월30일 완전히 문을 닫았다. 한화그룹과 두산그룹은 면세점 사업으로 각각 1300억 원과 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의 사업적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면세점 사업을 중단해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2015년 차세대 성장동력을 내세우며 따낸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은 장조카인 박정원 현 두산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반납하게 된 셈이다. 박정원 회장은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박용만 전 회장에 이어 두산그룹 수장에 올랐다.


한편 두산그룹은 면세사업장의 사업과 인력을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현재 면세점을 운영 중인 일부 사업자에게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그룹이 사업을 접는 자리에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업성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강북에 사업장이 없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의 두타면세점 사업장의 간판을 바꿔 ‘2호 면세점’을 열겠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대백화점에 두타의 사업장을 바탕으로 신규 입찰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고, 양측은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실적부진으로 사업을 접는 두산그룹과 면세점 사업을 확장해야 할 현대백화점이 통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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