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 아시아나 품에 안은 내막

2조5000억 통 큰 베팅…주택 넘어 하늘길 뚫는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1/15 [13:37]

HDC그룹, 아시아나 품에 안은 내막

2조5000억 통 큰 베팅…주택 넘어 하늘길 뚫는다!

송경 기자 | 입력 : 2019/11/15 [13:37]

HDC그룹이 국내 2위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으며 하늘길을 뚫고 비상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HDC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 부동산 개발 등 주택사업으로 경영 내공을 다진 정몽규 HDC 회장과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합작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금호산업은 11월12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 선정 직후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빌리티 그룹으로서의 포부를 펼쳐 보여 주목을 끌었다.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HDC, 에어라인그룹 도약 선언
주택사업 내공 다진 정몽규+M&A 귀재 박현주 승부수 빛 발해

 

재계 33위 HDC, 인수전 성공하면 ‘항공’ 날개 달고 17위 껑충
‘승자의 저주’ 딛고 아시아나 재무안정과 경영 정상화 이뤄낼까?

 

▲ HDC그룹이 국내 2위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으며 하늘길을 뚫고 비상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HDC그룹이 항공사 3개를 거느린 ‘에어라인그룹’으로 변신하며 모빌리티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2조5000억 원의 ‘통 큰 베팅’으로 국내 2위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은 것. 아시아나에 이어 통매물로 나온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챙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하 HDC 컨소시엄)이 11월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남은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건설업 위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에어라인 종합그룹’으로 날아오르며 재계 33위에서 단숨에 17위 그룹으로 탈바꿈한다.

 

유력하던 HDC, 결국 선정


아시아나 매각을 추진해온 최대주주 금호산업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입찰에 참여했던 3개 컨소시엄 중 HDC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달성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향후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경우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사회는 3분기 보고서 추인을 의결하기 위해 열렸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우선협상자대상 안건도 결의됐다.


앞서 시장에서도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HDC 컨소시엄을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꼽아왔다. 지난 11월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 입찰에는 HDC 컨소시엄, 제주항공·스톤브릿지(애경그룹)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본입찰 당시 HDC 컨소시엄은 2조5000억 원에 가까운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 항공사 제주항공을 거느린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1조7000억 원을 제시해 눈물을 삼켜야 했다. 또 KCGI 컨소시엄은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아시아나를 매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항공업 적격성 심사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금호산업과 HDC 컨소시엄은 본격적인 매각 협상을 벌이게 된다. 양측은 구주와 신주의 가격, 유상증자 방식 등 인수 조건을 놓고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도 함께 ‘통매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 6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구주 매각가는 금호산업으로 유입돼 그룹 재건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주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 때문에 금호산업 측은 구주 매각대금을 좀 더 높게 받기를 바라지만, 채권단은 신주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HDC 컨소시엄이 제시한 구주 가격은 4000억 원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汎 현대가의 항공업 진출


본입찰에 돌입하며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상세한 실사를 벌이며 우발 채무 등을 낱낱이 점검할 예정이다. 반면 금호산업 측은 70여 개의 국제선 노선. 보유 항공기 120여 대, 3개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 연 3000만 명 등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강조하며 몸값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숨에 국내 항공업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며, 주택사업을 넘어 관광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미 호텔, 레저,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어, 이를 연계하면 항공업과 관광산업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포니 정’으로 통하던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범현대가 기업으로 1999년 현대그룹과 계열분리해 현대산업개발 등 2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총계 4조4000억 원, 보유한 현금성 자산 1조6000억 원이다. 자산총계 기준으로는 재계 33위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4%로 대형 건설사 중 최고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주택 브랜드 ‘아이파크’로 이름을 알리며 주택사업에 주력해왔다. 이후 2006년 영창악기 인수를 시작으로 2015년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산업에 뛰어들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개발, 인프라 개발 등에서 더 나아가 레저·상업시설 개발, 임대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부동산114도 인수했고,  올해 8월에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을 인수해 사명을 HDC리조트주식회사로 변경했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자동차, 조선·해운업을 영위하고 있는 범(汎) 현대가의 항공업 진출이란 의미도 있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HDC그룹은 16계단을 건너뛰어 자산기준 재계 17위로 올라서게 된다. HDC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딛고 부채비율 66%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안정과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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