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201일 만에 소환, ‘패트 사건’ 어디로 가나?

감금 교사 혐의 나경원 “불법 사보임 저지했을 뿐”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11/15 [14:13]

나경원 201일 만에 소환, ‘패트 사건’ 어디로 가나?

감금 교사 혐의 나경원 “불법 사보임 저지했을 뿐”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11/15 [14:13]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채이배 의원 금금 교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고발당한 지 201일 만인 11월13일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지난 4월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감금·폭행·회의 방해 등의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 60명 가운데 첫 검찰 출석이다. 나 원내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면서 그동안 경찰·검찰 소환 요구에 불응했던 한국당 의원들의 ‘버티기’가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고소·고발을 당한 나머지 59명의 의원들은 여전히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검찰 소환 불응하다 늑장 출두…60명 중 나경원 ‘대표출석’
한국당 제외한 여야5당, 뒤늦은 출석 비판하며 철저 수사 촉구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13일 오후 2시께 서울남부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변호인을 대동한 채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트 사건(패스트트랙 국회 충돌)’과 관련해 검찰에 출두했다.


나 원내대표는 11월13일 오후 2시께 서울남부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변호인을 대동한 채 출석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의회민주주의를 저와 자유한국당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려는 여권의 무도함에 대해 역사는 똑똑히 기억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 ‘회의 자체가 불법이면 막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일방적 처벌 불가” 항변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4월 국회법이 규정한 정당한 절차인 공수처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저지를 사전 모의하고,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 등에게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하도록 교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월27일 나 원내대표에게 처음으로 출석을 요구했지만, 나 원내대표는 불응으로 일관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이 여당 의원이던 시절 자유한국당이 국회법에 회의방해죄 등 엄벌 규정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01일 동안 경찰과 검찰의 소환조사를 무시해왔다.

 

이후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은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 불법 사보임과 문희상 국회의장의 불법적 경호권 발동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당 의원들의 행동은 여권의 불법 날치기를 막기 위한 정당행위라고 주장해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소환조사 과정에서 “패트 사건은 사개특위 불법 사·보임으로 시작된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항하기 위해 벌어진 일인 만큼 일방적 처벌은 불가하다”는 취지의 항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8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한국당은 의회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역사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패트 사건’과 관련해 수사 대상이 된 현직 국회의원은 모두 110명이다. 자유한국당이 이 가운데 60명으로 가장 많고 더불어민주당 39명, 바른미래당 7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문희상 국회의장)이다.


한국당은 그동안 문희상 국회의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관영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4월 사개특위 위원이었던 오신환·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을 교체한 과정이 국회법 등 정당한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경찰과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해왔다. 


‘원외’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0월1일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수사기관에 출두하지 마시라”며 검찰에 출두했으며, 당시 5시간가량 조사를 마친 뒤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혀 빈축을 샀다.


한국당의 불응 방침은 11월4일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검찰에 출석한 석동현 변호사는 나 원내대표의 출석 예정 소식을 전하면서 나 원내대표가 ‘대표 출석’이라고 주장했다.


석 변호사는 당시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헌법 수호를 위해 희생한 한국당 의원과 관계자를 대표해 모든 책임을 질 생각이 있다”며 “피고발인들을 대표해 조만간 전체적인 당의 입장과 견해를 설명하기 위해 출석을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팽이보다 느린 검찰 출석”


여야 4당은 나 원내대표의 소환조사에 대해 ‘늑 장출두’라고 비판하며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검찰 출석과 관련, “고발된 지 무려 200여 일 만”이라고 질타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1월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당 의원들이 성실하게 조사받는 동안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검찰 소환에 불응해왔다”며 “불법과 폭력행위를 전면 부정하며 법을 기만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을 향해 “나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만큼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엄중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회 내 폭력을 뿌리 뽑을 마지막 기회이다. 나 원내대표를 필두로 자유한국당 모든 의원 당직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의당 역시 나 원내대표의 검찰출두를 “달팽이보다도 느린 늑장 출석”이라고 비판하며 “검찰은 대대적이고 신속한 수사로 사건의 진실을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11월13일 오후 논평을 내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두 사람에게는 국회 폭력사태를 모의하고 회의 방해를 교사한 부분에 관해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며 “국회 폭력 사태의 주범 2명이 출석했다고 해서 나머지 57명의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입법기관을 유린한 후에도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한국당 의원) 57명은 지금 당장 검찰에 출석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대변인은 또한 나 원내대표가 검찰에 나가면서 한 발언과 관련해 “공수처는 그동안 특권을 누린 고위권력에 대한 감시기구를 두자는 것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록 반쪽짜리이지만 민심 그대로 정치개혁 제도를 구현하자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가) 끝까지 억지를 부리니 국회를 폭력 사태로 짓밟은 불한당의 대표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도 11월13일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말고 진심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꾸짖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패스트트랙 사건 201일 만에 뒤늦게 출석하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힐난하면서 “국회 선진화법은 한국당 스스로 통과시킨 법이고, 본인들의 손으로 만든 법인 만큼 엄정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일갈했다.


대안신당(가칭)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11월14일 논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사를 받은 후 ‘의회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역사적 책무’ 운운했다는데, 그 적반하장 소감에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검찰은 범법행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보수 야권인 바른미래당도 “어떤 봐주기도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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