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뜬금없는 단식, 말도 탈도 많은 내막

영양제 맞은 다음날 ‘죽길 각오하고 단식’ 선언 왜?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9/11/22 [15:59]

황교안 뜬금없는 단식, 말도 탈도 많은 내막

영양제 맞은 다음날 ‘죽길 각오하고 단식’ 선언 왜?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9/11/22 [15:59]

내부비판 외부로 돌리려는 승부수…시기·방법·강도 모두 어색
‘땅바닥 회의’ ‘의원 1/3 커트’ 발표…그러나 ‘황제 단식’ 논란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뜬금없이 단식을 선언했다. 11월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드리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단식에 돌입한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뜬금없이 단식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11월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드리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단식투쟁을 공개 선언했다.


황 대표의 단식 농성 돌입은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된 개혁법안 통과 강행 기류에 저항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황 대표는 호소문에서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며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지소미아 폐기라는 안보 갈등으로 뒤바꾼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밀어넣었다”고 비판하며 “더 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안보, 민생, 자유민주주의를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당초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 텐트를 치고 노숙농성을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경호상 문제로 제지당하자 단식장소를 국회로 변경했고 이후 청와대 앞과 국회를 오가며 출퇴근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권은 물론 한국당 내에서도 황 대표의 ‘뜬금포 단식’을 두고 최근 자신에게 쏠린 비판을 돌리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기·방법·강도 모두 뜬금없다는 반응이 많다.

 

최근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한국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황 대표는 이 같은 요구를 뭉개고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는 단식을 택했다는 것.


그래서인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은 모두 황 대표 단식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가 돌연 단식에 들어간 것과 관련, “황 대표의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11월21일 브리핑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단식 장소를 놓고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면 준비도 안 됐고 목적도 의심된다”면서 “단식을 빨리 중단하고 국회에서 현안부터 해결하라”고 촉구했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과거 역대 야당 지도자들의 투쟁은 민주주의와 개혁을 위한 목숨 건 투쟁이었지만, 황 대표는 잘못된 전선에 몸을 던졌다”고 꼬집었다.

 

대안신당도 “거대야당 대표의 뜬금없는 행동으로 가뜩이나 힘든 시기인데 국민 가슴에 구멍을 뚫는 행동을 더는 하지 말라”면서 “사퇴가 답”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리더십 위기 돌파용 단식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황 대표는 단식 2일 차인 11월21일 땅바닥에서 회의를 열었고, 내년 총선 공천에서 현역의원 3분의 1을 탈락시키겠다는 안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가 공개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 대표 지시사항’ 문구와 함께 주야간 12시간씩 1조에 당직자 4명을 황 대표 가까이에서 보좌하도록 배정했는데 특히 황 대표 기상 시간인 새벽 3시30분 근무를 철저히 하고 근무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는다는 경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근무자 중 임신부가 3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단식 이틀 만에 오히려 황제 단식, 갑질 단식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1월21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황 대표가 단식에 당직자를 강제 동원하고 있다”면서 ‘황제 단식’ ‘갑질 단식’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의 단식투쟁 지원 근무자 수칙 등을 보면, 30분마다 대표의 건강 상태 확인하고 기상 시간인 새벽 3시대 근무를 철저히 하라, 소음을 제어하고 미근무자는 불이익 조치를 주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단식을 발표하기 전날인 11월19일 서울의 한 의원에서 영양제를 맞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목숨을 건 단식’의 진짜 배경은 검찰의 세월호 수사를 방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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