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영화계 돌아온 이영애

“덜어내는 연기가 좋아 과하지 않으려 애썼죠”

남정현(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19/11/29 [13:22]

만나고 싶었습니다! 영화계 돌아온 이영애

“덜어내는 연기가 좋아 과하지 않으려 애썼죠”

남정현(뉴시스 기자) | 입력 : 2019/11/29 [13:22]

“14년 만에 스크린 얼굴 비친 이유? 연기와 가정 균형 맞추려!”
“희망 버리지 말라는 대본에 끌려 꼭 해야겠다는 확신 생기더라”

 

▲ 영화 '나를 찾아줘'로 14년 만에 영화 관련 인터뷰를 한 이영애는 시종일관 “과하지 않게”라는 말을 대답 끝에 붙였다.    

 

“과하지 않게….”


영화 <나를 찾아줘>로 14년 만에 영화 관련 인터뷰를 한 이영애는 시종일관 “과하지 않게”라는 말을 대답 끝에 붙였다. 올해로 48살의 이영애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무엇이든 과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하지 않게”라는 말은 그에게 마치 삶의 모토처럼 보였다.


“뭐든지 과하면 욕을 먹더라. 과하면 부작용이 생기더라. 연기도 ‘이만큼 끌어올렸으니, 이 정도면 좋아’라고 하는 부분에서 조금씩 덜어내는 게 좋더라.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10대 때는 열심히 달렸고, 20대 때는 연기 면에서 과하게 살았다. 이 역할 저 역할 하며 실패도 많이 해봤다. 힘들어도 보고, 조기 종영도 당해 봤다. 30대에 좋은 역할을 맡고 (시간이) 지나 보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내 나름의 경험에서 나오는 (마음)인 것 같다.”

 

과하지 않게 연기하려 애써


그만큼 그는 이번 작품에 임할 때도 ‘과하지 않게’ 연기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배 위에서 절규하고 눈물을 흘리는 부분이 있었다. 영화에서는 편집이 됐다. 배우 입장에서는 증폭되고 폭발하는 감정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만큼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절제가 필요할 것 같아서 편집한 장면이 몇몇 있다.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 물 속에서 헤엄치는 장면 등이 그렇다. 내가 열 가지를 가지고 있지만, 한두 가지만 드러내자는 연기 패턴을 가지고 갔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정연 역을 맡은 이영애는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절절한 모성애를 선보인다. 정연은 아이를 잃어버린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이다.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의 대본을 보고 ‘꼭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이 영화에서는 인지상정을 그린다. 나는 지리멸렬이라고 표현했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 복잡하고 아이러니하고 기괴스럽기까지 하다. 보기에는 껄끄럽고 마주서기가 힘든 부분이 많지만, 그런 것도 그리는 게 영화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 마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현이 좋았다.”


“현실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렇긴 하겠지만, 힘든 사람들이 더 많고 열심히 해도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도 많더라. 그렇기 때문에 ‘항상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희망은 버리지 말라’는 줄거리가 좋았다. 열심히 해도 결과론적으로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말고 삶은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좋은 의미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의 주요한 소재 중 하나는 아동실종이다. 이영애는 ‘아동실종’과 같은 일들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이라고 마음 아파했다.


“엄마가 되니까 오히려 (그런 현실을) 마주 하는 게 힘들더라. 과거에는 ‘내가 뭐 도와줄게’ 없을까 하고 TV에 다가섰는데, 엄마가 되니 오히려 멀리하게 되더라. 마주하기가 힘들더라. 이 영화를 아동 실종, 아동 학대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주는 여운이나 감동이 좋기 때문에 선택했다.”


그가 14년 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 이유는 연기와 가정에 대한 ‘과하지 않은 균형’을 위해서였다. 그가 인터뷰에서 ‘과하지 않게’만큼 많이 했던 말은 ‘가족’, ‘9살짜리 아들 딸’이었다.


“지금은 아무래도 가정에 (균형점이) 더 많이 (치우쳐) 있다. 늦게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9살이니 한창 엄마 손이 갈 때다. 아들 딸 다 있고, 남편도 일을 하고, (일과 가정 둘 다 신경쓰기에) 체력의 한계가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더라. 옛날 20대 때는 1년에 서너 작품을 하고 그랬다. 이제는 체력적 한계가 있으니, 가정에 충실하며 좋은 작품을 만날 때는 남편의 도움을 받으며 하고 싶다.”


이영애가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이유 또한 일과 가정의 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영화 홍보하려는 거였다. 두 번째는 애들이 TV에 나오는 걸 좋아한다. ‘인생 뭐 있어 재밌게 살자’고 생각하곤 한다. 애들한테 좋은 추억도 만들어 주자는 생각이었다. 언제 육성재·이승기한테 애들이 노래를 배워 보나. 엄마의 마음으로도 출연했고, 배우 입장으로도 출연했다.”


그의 딸은 실제로 TV에 나오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영애는 “딸은 이런 거에 관심이 많다. 본인이 TV에 나오는 것도 좋아하고, 적게 나오면 짜증도 낸다. 분량에 욕심이 많다. 아들은 관심이 없다. 엄마가 더 옆에 있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행복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딸이 연기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직업이 나에게는 행운이다. 나는 연기자라는 직업에 감사하고 만족한다. 추천할 만한 직업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좋아해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본인이 견딜 수 있다. 어려서부터 시작하는 건 미지수다. 아이가 좋아하는 걸 찾다 보니 즐거워하는 게 우선이니 그것을 (조금씩) 시켜주는 정도다. ‘앞으로 전공으로 시키겠다’ 이런 건 섣불리 결정하지 않으려 한다.”

 

걸으면서 비워내고 ‘재충전’


실제로 이영애 자신도 어린 시절 연예인으로서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일찍 데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학 졸업하고 했으니까. 어쨌든 그래도 사회생활을 연예계에서 시작했지 않나. 스스로 추스릴 수 있는 나이가 아직은 성립이 안 됐을 때는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할 때)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힘들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고 가야 할 질풍노도의 시기가 있다. 20대 때는 다 있지 않나. 연예계는 힘들기 때문에 스스로를 곧추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산책과 사유를 추천했다.


“지나고 보면 별 일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별 일이 아닌데, 그 당시만큼은 절체절명이라는 생각이 들 거다. 나는 그냥 스스로 견뎠던 것 같다. 술로 치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건 너무 위험하다.

 

나는 일로 치유했다. 오히려 일을 하면서 그렇게 치유했다. 요즘 같은 경우에는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8년 동안 전원생활을 했는데 자연으로 치유를 많이 했다. 많이 걷는 걸 추천하고 싶다. 명상이라 하기에는 너무 무거울 수 있다. 걸으면서 스스로 비워내고 다시 ‘리부트’하는 일이 좋다.”


한편, 그는 청룡영화상 이후 누리꾼들에게 ‘얼굴 대상’이라는 극찬을 들었다. 이에 대해 이영애는 마지막까지 ‘과하지 않게’를 강조했다. 


“잘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다. 그 3~5분을 위해 서너 시간을 준비했다. 검색어까지 나왔다니 너무 감사하다. 세월을 어떻게 이기겠나. 한다한다 하긴 하지만, 과하지 않게 하려 한다.”


이영애가 ‘과하지 않게’ 준비한 영화, 14년 만의 복귀작 <나를 찾아줘>는 11월27일 개봉했다.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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