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핫플레이스’ 8곳 개관

오래된 판잣집 개조해 ‘중림창고’ 복합문화공간 깜짝변신

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1/29 [13:30]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핫플레이스’ 8곳 개관

오래된 판잣집 개조해 ‘중림창고’ 복합문화공간 깜짝변신

김수정 기자 | 입력 : 2019/11/29 [13:30]

앵커시설 곳 8곳 손질해 ‘청파언덕집’ ‘검벽돌집’ ‘계단집’ 개관
‘중림창고’에선 심야책방·심야살롱 등 도시와 사람 교류 프로그램
 

▲ 중림동 성요셉아파트 앞 오래된 판자건물과 창고를 개조해 11월28일 문을 연 복합문화시설 ‘중림창고’.    

 

# 서울역 뒤 중림동 언덕 골목길을 걸어올라가다 보면 길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새로운 건물이 눈에 띈다. 성요셉아파트 앞 오래된 판자건물과 창고를 개조해 11월28일 문을 연 복합문화시설 ‘중림창고’다.

 

앞으로 이곳에서 박지호 아레나 전(前) 편집장이 2015년부터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는 소규모 독서·커뮤니티 프로그램 ‘심야책방’과 ‘심야살롱’이 매달 열린다. 1980년대 말부터 중림동에 터를 잡고 의상실을 운영해온 송윤애 선생님의 아틀리에(수선집)와 ‘도시 감성’을 주제로 한 감각적인 편집숍 <도시서점>도 문을 연다.


# 서계동에서 서울역 일대 뷰가 가장 좋다는 청파언덕의 오래된 주택은 ‘청파언덕집’이라는 이름의 마을카페로 재탄생했다. KBS <요리인류>의 이욱정 PD가 음식을 통한 도시재생이라는 콘셉트로 프로젝트 기획·운영을 총괄하며, 카페와 마을방송국,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또, 명동역 3번 출구로 나와 회현동 골목길 안쪽에는 옛 목조건물의 정취가 살아 있는 마을카페 ‘계단집’이 문을 연다. 지난 1년여간 교육·실습을 마친 주민 4명이 바리스타로 나서 회현동의 첫 번째 ‘스페셜티(우수등급 커피) 카페’를 모토로 주변 회사원들과 카페 투어족의 이목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 서계동에서 서울역 일대 뷰가 가장 좋다는 청파언덕의 오래된 주택은 ‘청파언덕집’이라는 이름의 마을카페로 재탄생했다.   


서울시가 서울역 일대 서계·중림·회현동에 새로운 도시재생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앵커시설 8곳을 11월28일 일제히 개관한다고 11월27일 밝혔다.


다양한 분야 크리에이터들이 함께하는 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인 ‘중림창고’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라이브 공연과 전시가 이뤄지는 ‘은행나무집’, 서울역 풍광을 한눈에 조망하는 ‘마을까페’,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유부엌·공유서가가 있는 ‘감나무집’이 들어섰다.


앵커시설은 주민 공동이용 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문화생활에 소외된 지역에 문화거점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장르와 테마를 넘나드는 이색 공연, 강의, 런칭쇼 등이 연중 펼쳐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고 지역에 활력에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 공간은 ‘재생’의 매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일반주택과 건물을 매입했다. 공공건축가가 참여해 저층 구릉지의 장점과 각 공간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리모델링과 신축을 병행했다.


서울시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붐업을 위해 지난 2016~2018년 주요 입지를 선정하고, 일반주택과 건물을 매입해 공간을 확보했다. 지역별 주민협의체를 통해 주민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전문가·관계자 워크숍을 수차례 열어 각 앵커시설의 활용용도와 운영방향을 정했다.


건축 단계엔 공공건축가가 참여해 주민 목소리를 담아냈고, 건물의 상태 등을 고려해 리모델링 또는 신축공사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서울역 일대 앵커시설 조성을 위해 총 10개의 시설을 매입했다. 이번 8개 시설 개관을 시작으로 내년 중으로 나머지 2곳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시설운영을 통해 일자리와 수익도 창출, 이 일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기반이자 주민주도 자립모델로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다. 시설 운영은 서울역 일대 지역주민이 공동출자해 만든 도시재생기업(CRC)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과 ㈜요리인류의 컨소시엄(서울역 해피루트456)이 맡는다. ‘재생’을 넘어 ‘자생’을 이끈다는 목표다.


올해 4월 출범한 ‘서울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 대부분(70%)이 중림·회현·서계동 주민들로 구성된 도시재생기업이다. 나머지 30%는 일대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협력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이다. 조합원 각자 5만~200만 원씩 출자해 참여했다.


㈜요리인류는 요리인류, 누들로드, 도시의 맛 등 푸드멘터리(푸드+다큐멘터리)를 대표하는 연출가 이욱정 PD가 운영하는 프로덕션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9월 ‘서울역 해피루트456’와 민간위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8개 앵커시설은 ①전시·판매·문화활동 복합공간 중림창고(중림동) ②청파언덕의 상징인 은행나무가 있는 문화예술공간 ‘은행나무집’ ③서울역이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마을카페 ‘청파언덕집’ ④공유부엌과 공유서가가 있는 ‘감나무집 ⑤봉제패션 산업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력 거점공간인 코워킹팩토리’(이상 서계동) ⑥주민 바리스타들이 선사하는 스페셜티 마을카페 ‘계단집’ ⑦목조구조가 눈에 띄는 도시형 마을회관 ‘회현사랑채’ ⑧이욱정 PD가 이끄는 쿠킹 스튜디오와 음식 관련 교육·체험 공간인 ‘검벽돌집’(이상 회현동)이다.


-중림창고(지상 2층~지하 1층, 연면적 267.3㎡, 서울 중구 중림동 441-1)


여러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의 협력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 우선 개관과 함께 서울시 홍보대사이자 <아레나>의 박지호 전 편집장이 최근 창립한 콘텐츠 기업 ‘어반스페이스오디세이(USO)’가 입주해 도시와 사람이 교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달 가장 이슈가 되는 책의 저자를 초청해 토크를 하고 맥주와 함께 책을 읽는 이벤트인 ‘심야책방’, 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심야살롱’ 등이 열린다.


-은행나무집(지상 2층, 연면적 56.5㎡, 용산구 서계동 33-283)


서계동 구릉지 꼭대기에 샛노란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층집으로, 앞마당에 큰 은행나무가 있어 이름 붙였다. 다양한 라이브 공연과 전시를 유치해 문화생활에 소외된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구릉지라는 지리적 여건을 넘어 지역에 활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청파언덕집(지상 2층, 연면적 139.2㎡, 용산구 서계동 33-232)


회현동의 ‘검벽돌집’과 함께 음식이라는 콘텐츠로 지역재생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요리인류>, <UHD 한식> 등으로 유명한 KBS 이욱정 PD의 노하우가 담긴 이색메뉴와 커피가 어우러진 마을카페와 마을방송국 등으로 운영된다. 북클럽 등 다양한 주민참여가 열리는 공간도 마련됐다.


-감나무집(지상 2층, 연면적 146.3㎡, 용산구 서계동 33-202)


오래된 이층집을 리모델링해 저층주거지 서계동 일대에 부족했던 주민공동이용시설로 탈바꿈했다. 공유부엌과 공유서가,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할 회의실 등으로 구성됐다.


-서계동 코워킹팩토리(만리시장 2층 임대, 면적 415㎡, 용산구 서계동 260-1)


1968년에 개설한 전통 재래시장인 만리시장 안에 자리를 잡았다. 청파서계 봉제장인들의 노하우와 기술을 패션산업 지망 청년들에게 전수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시와 한국봉제패션협회가 상호 협력하여 봉제패션산업을 육성하는 민관협력형 거점시설이다.


-계단집(지상 2층, 연면적 66.1㎡, 중구 회현동 150-1)


아름다운 목조건물의 정취를 그대로 살린 ‘마을카페’다. 1년여간 바리스타 교육·훈련·실습을 통해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주민 바리스타 4명과 대형 프랜차이즈 점장과 개인카페 운영 경험이 있는 주민 매니저가 합심해 운영을 맡는다.


-회현사랑채(지상 2층~지하 1층, 연면적 194.2㎡, 중구 회현동1가 100-162)


주민들이 함께 만나고 소통하는 도시형 마을회관이다. 특히, 골목길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들리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공동육아시설을 마련하고, 육아와 관련된 강의 등이 열리는 강의실, 회의실 등도 배치됐다.


-검벽돌집(지상 2층~지하 1층, 연면적 227.9㎡, 중구 회현동 145)


회현역 인근 남산옛길 끝자락에 위치한 고즈넉한 검은색 벽돌이 눈에 띄는 이색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이욱정 PD의 쿠킹 클래스와 요리를 통한 도시재생 세미나 같이 ‘음식’을 테마로 도시와 사람이 교류하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은 서울역, 중림동, 회현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일대 총 5개 권역(195만㎡)을 아울러 종합재생하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철도로 단절된 서울역 일대 동서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2017년 12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서울로7017을 중심으로 주변지역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퇴계로, 만리재로, 중림로 보행문화거리 등 총 8개소 약 4.2km를 정비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한 진입광장이 조성됐다. 중림동의 역사적 상징공간인 ‘손기정 체육공원’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새단장 중이다. 이와 함께, 주민 공모·기획을 통한 지역축제, 서울로 팝업스토어 같은 주민 주도식 도시재생이 추진 중이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보행 중심의 서울로7017이 주변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주민들이 필요로 했던 거점시설 개관으로 더욱더 지역경제와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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