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59개 대기업 집단 상표권 사용료 실태 조사

이름값 내부거래 1조3000억…총수 일가 사익편취 우려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19/12/13 [12:10]

공정위 59개 대기업 집단 상표권 사용료 실태 조사

이름값 내부거래 1조3000억…총수 일가 사익편취 우려

송경 기자 | 입력 : 2019/12/13 [12:10]

LG 2684억, SK 2332억, 한화 1529억, 롯데 1032억, CJ 978억
계열사에서 상표권 사용료 받는 기업 절반 ‘부당이익’ 규제대상

 

▲ 재벌 대기업 집단 내에서 상표권(브랜드)을 보유해 계열사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회사의 절반 가까이가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 대기업 집단 내에서 상표권(브랜드)을 보유해 계열사들로부터 사용료를 받는 회사의 절반 가까이가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표권 사용료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분석결과 지난해 대기업이 벌어들인 브랜드(상표권) 사용료가 1조3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기업 절반이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 만큼, 부당지원에 대한 조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2월10일 공정위가 발표한 ‘2019년 기업집단 상표권 수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표권 수취 규모는 전년보다 1324억 원 증가한 1조2854억 원을 차지했다는 것.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2014년부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4년 8654억 원이던 것이 2015년 9225억 원, 2016년 9314억 원, 2017년 1조1530억 원, 2018년 1조2854억 원 등 해마다 늘고 있다.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계열회사 수는 최대 64개(SK)에서 최소 1개(에쓰오일·태광·한국타이어)로 집단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사용료를 지급하는 계열회사 비율은 유상으로 거래하는 35개 기업집단 내 계열사(1534개사) 중 29.1%(446개사)를 차지했다.


사용료는 통상 매출액 또는 매출액에서 광고 선전비 등을 제외한 금액에 일정 비율(사용료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했으며, 매출액이 늘수록 사용료도 높아지는 구조다.


공정위 조사결과 59개 기업집단 중 53개 기업집단은 계열사와 상표권 사용거래가 있고, 6개 기업집단은 거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있는 53개 기업집단 중 35개 기업집단 소속 52개 회사는 446개 계열회사와 유상으로, 43개 기업집단 소속 43개 회사는 291개 계열회사와 무상으로 상표권 사용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는 개별 집단별로 큰 차이를 보였으며, 연간 2000억 원이 넘는 집단도 2개에 이른다. 공정위는 기업집단별로 상표권 사용료 수입액에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에 대해 “지급 회사 수, 사용료 산정 기준 금액(매출액 등), 사용료 산정 기준 비율(사용료율)이 기업집단별로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와 SK는 각각 2684억 원, 2332억 원으로 상표권 사용료가 연간 2000억 원을 넘었다. 900억 원~1600억 원대는 한화(1529억 원), 롯데(1032억 원), CJ(978억 원), GS(919억 원)로 집계됐다.


100억 원~500억 원대는 한국타이어(492억 원), 현대자동차(438억 원), 두산(353억 원), 효성(272억 원), 코오롱(262억 원), 한라(261억 원), LS(247억 원), 금호아시아나(147억 원), 삼성(105억 원), 동원(104억 원), 미래에셋(101억 원) 등이었다.


900억 원부터 2000억 원대 6개 기업은 포스코(89억 원), HDC(75억 원), 아모레퍼시픽(67억 원), 애경(44억 원), 하이트진로(42억 원), 카카오(40억 원), 유진(34억 원), DB(29억 원), 넥슨(27억 원), 세아(26억 원), 하림(26억 원), 중흥건설(24억 원), KT(23억 원), 부영(17억 원), SM(10억 원), 다우키움(4억 원) 등 18개 집단과 거래했다.


상표권 사용료가 수취 회사의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상당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2018년 기준 65.7%), CJ(57.6%)는 상표권 사용료가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다. 한라홀딩스(313%), 세아제강지주(305%)는 상표권 사용료가 순익의 3배에 이른다.


공시 대상 기업집단은 대부분 1개 대표사 혹은 지주사가 상표권을 보유했으나 삼성(13개사), 현대백화점(6개사), 현대중공업·대림(4개사), 다우키움·세아·중흥건설(2개사) 등은 복수의 회사가 상표권을 갖고 있었다.


더욱이 1개 대표회사·지주회사가 상표권을 보유하는 것과 달리 삼성(13개사), 현대중공업(4개사), 대림(4개사), 현대백화점(6개사), 세아(2개사), 중흥건설(2개사), 다우키움(2개사)은 복수회사가 상표권을 보유, 계열사로부터 사용료를 받고 있었다.


무엇보다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49개사 중 절반가량인 48.9%가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였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50% 이상인 곳은 중흥토건(100%), 엔엑스씨(98.3%), 부영(95.4%), 동원엔터프라이즈(94.6%), 중흥건설(90,6%), 흥국생명(82.0%), 세아홀딩스(80.0%), 한국테크놀로지그룹(73.9%), 미래에셋자산운용(62.9%), 아모레퍼시픽그룹(54.0%) 등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50%인 곳은 AK홀딩스(46.0%), 코오롱(45.4%), GS(41.0%), DBInc(40.0%), CJ(39.2%), 두산(38.9%), 효성(38.0%), HDC(34.0%), 하림지주(33.7%), 유진기업(32.7%), LG(32.0%), 삼성물산(31.2%), SK(30.6%), 세아제강지주(30.3%)였다.


20~30%인 곳은 하이트진로홀딩스(29.0%), 한화(27.0%), LS(25.9%), 삼성생명보험(20.8%), 한라홀딩스(23.4%)였다.


공정위는 “이번 점검에서는 2018년과 같이 ‘쪼개기’ 거래 등 노골적인 공시의무 면탈 행위가 적발되지 않았으나, 미의결 또는 미공시, 장기간 지연공시하는 사례는 단순 실수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다 세밀한 이행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사익편취 규제대상회사나 규제사각지대회사에서 위반 행위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집중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부당지원 혐의가 있는 경우 적극 조사하는 한편, 내년도 집중점검 분야 선정 등 점검방식을 보완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점검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거래가 총수일가 사익편취에 악용되었는지는 상표권 취득 및 사용료 수취 경위, 사용료 수준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하므로 공시내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상표권 사용거래 공시는 상표권 사용료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충분히 제공하게 하므로 기업 스스로 정당한 상표권 사용료를 수수하도록 유도하여 사익편취 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공시된 상표권 사용거래 중 부당지원 혐의가 있는 거래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필요한 경우 조사 및 법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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