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세태풍자 소설 ‘불 꺼진 무인등대’ <3> 제1부 고운 꽃

멀쩡한 얼굴 칼질…‘얼’도 놀라 파르르 떨지 않겠나?

글/김영권(소설가) | 기사입력 2020/01/10 [11:15]

김영권 세태풍자 소설 ‘불 꺼진 무인등대’ <3> 제1부 고운 꽃

멀쩡한 얼굴 칼질…‘얼’도 놀라 파르르 떨지 않겠나?

글/김영권(소설가) | 입력 : 2020/01/10 [11:15]

세계 자살률 1위 한국은 최정상 연예인 자살 1위 오명
별로 화신했는데 왜 떨어져 부서진 유리별 조각 되었나?

 

자연미인 많다던 꼬레아는 어쩌다 성형지옥으로 변질됐나?
“정치인은 헌법 성형수술해서라도 사람답게 살게끔 해주슈”

 

반지하방이지만 새벽빛이 비쳐드는 게 기꺼워서 Q는 스탠드 등을 꺼버린 채 신문지를 넘겼다.


사회면을 펼치면 왠지 인쇄 기름 냄새가 좀 더 진해지는 느낌이었다. 키우던 개한테 처참히 물려 죽은 노파, 젊은 애인을 귀신질로 살해한 중년 무당, 성형 수술 중에 죽은 연예인 지망 초등학생…. 죽어가는 순간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노파는 설령 죽음의 위안을 바랐을지언정 짐승으로 추락하는 듯한 생의 종막을 기대하진 않았을 터이고, 바람둥이 무당 둥기는 생사가 일순간 교차하면서 비현실적인 지옥극으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무당은 술 취한 연인을 묶어둔 채 먼저 칼로 성기부터 자른 후 서서히 목을 졸랐다고 하니까. 애증의 클라이막스로 치닫던 무당은 과연 그 순간 자신의 운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Q는 신문을 놓고 눈썹을 매만지다가 유독 길고 억센 털 하나를 뽑아내 바라보았다.


‘죽은 후에 영혼이 어찌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 생명의 탄생이나 죽음은 아마 공기 중에 미세한 파동을 남길 거야. 과학도 미신도 기(氣)를 어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니까. 그 기가 살아가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겠지. 추측하기 힘든 일이다만, 억울한 혼령은 귀신으로 변해 나타난다기보다…사람의 잠재의식 속에 들어 있던 죄의식 같은 게 둔갑한 망상이 아닐까 싶어.’

 

▲ 그 스타들은 온갖 고생을 겪은 후 하늘에 올라 반짝거리는 별로 화신했는데도 왜 일순 스스로 떨어져 내려 부서진 유리별 조각이 되었던가? 사진은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가수 설리.

 

自然美 진가 무시한 사람들


그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럼 성형수술 받다가 죽은 저런 아이는? 그 어린 소녀에게 무슨 죄를 물을 수 있을까? 물론 과욕을 부린 잘못은 있겠지. 그리고 요즘 계집애들은 성인 뺨치게 영악스러운데 어설피 무슨 두둔이냐고 핀잔을 줄 수도 있겠지만…그 어린 소년 소녀들로 하여금 과욕을 내게끔 한 건 결국 성인들, 특히 그중에서도 이 사회의 지도자입네 하시는 분들이 아니냔 말야.

 

권력자와 부자…그들의 사전 속에 진실이란 단어는 없어. 그저 먹고 먹히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진실이라고 느끼지. 옛날 옛적부터 그이들은 여자 나이 열 살이 넘으면 합궁이 가능하다고 여겨 성노리개로 삼았으니까. 자기네 딸과 손녀는 금지옥엽 아꼈으면서 평민이나 노비의 딸은 사람 대접을 하지 않은 셈이지.

 

겉과 달리 그들의 속은 동서고금을 통해 늘 야수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빙글빙글 웃고 있는 거야.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유행 따라 흉내를 낼 뿐이고 원죄는 정상급에 속한 그분들에게 있는데도, 원죄인은 능청스레 웃고 어설픈 모방자들만 감방과 단두대의 먹이가 되는 셈이지 뭐…인기 스타가 되려면 수백·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어야 할뿐더러 재능이 인정받더라도 또다시 일상생활을 희생하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데도, 그런 용광로 과정은 건너뛰어 곧장 특급 비행기를 타고 큰 별이 되려고 과욕을 부리는 거야. 창조가 아닌 모방심리의 병폐랄까.

 

하지만 아이들은 목숨마저 건 채 오히려 성인들보다 더 진지하게 극성을 떨고 있거든. 부모가 타일러 봐도 외계인처럼 말이 통하지 않아. 모방자가 모방자를 일깨우려다간 비웃음밖에 받는 게 없어.


흠, 사촌 여동생 중 하나가 스타 몽상증에 걸려 엄마가 물려준 자연미의 진가를 무시하고 성형수술을 받은 후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어떤 나이에 자살해 버린 비극을 보았기에 조금쯤 알지. 사람이 천공으로 떠올라 스타가 된 후에 또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 고군분투하는지 모른 채…어느 인기가수가 자살한 다음날 모방 자살을 하고 말았거든. 그 가수의 비망록엔 인기인의 행복보다는 애환이 서리서리 적혀 있었다는데…

 

인생의 반의 반도 채 경험해 보지 못한 애들을 속여 성형수술을 자행하다가 죽인 의사들은 이 거대한 인공 허위 시대의 꼭두각시가 아닐까? 돈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신이 내려준 자연까지 훼손하여 가짜 고무질 인형과 철강&시멘트 신도시를 급조해 내는 대한민국의 건설 전도사들, 얼굴 재건축 설교사들, 부실 시공자들….’


세계 자살률 1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최정상 인기 연예인 자살 1위국이기도 하다. 그 스타들은 온갖 고생을 겪은 후 하늘에 올라 반짝거리는 별로 화신했는데도 왜 일순 스스로 떨어져 내려 부서진 유리별 조각이 되었던가? 그건 마치 하나의 찬란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에 비유할 수 있으리라.


인기 연예인을 가장 쉬이 인형 취급하는 건 아마 정치권·경제권의 인사들일 터이다. 그들은 권력과 금력으로 연예인들의 육신을 매매할 뿐만 아니라, 자기네의 부정부패 탓에 위기 상황이 닥치면 죄 없는 스타를 스캔들의 주연으로 침소봉대 조작하여 국민의 눈길을 슬쩍 돌린 다음 능구렁이처럼 넘어가기도 한다. 수많은 장자연의 원혼이 흐느끼는 소리가 메아리 쳐 울려오는 성싶다.


선거철마다 나라와 국민을 들먹이며 귀 따갑게 소리치는 정치꾼들, 막대한 이미지 광고 뒤에 허울을 쓰고 숨은 채 경제를 주무르는 협잡꾼들은 사실상 이기주의적 악령에 빙의된 괴물 좀비일 뿐이다. 그들은 국민을 잡아먹고 추악스런 냉혈(冷血)로 감염시켜 좀비 왕국을 건설하려 한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니 고요한 아침의 동방 도의지국은 금수(禽獸(의 도의(盜意)가 판치는 나라로 변질되었다. 사람 실종률 1위, 여인과 아이 실종률 1위, 친족 간 살인 강도 1위, 소녀 강간 1위, 이혼율 세계 1위, 부실시공과 환경오염 1위, 성형수술 제1위의 자랑스런 대한민국…과연 누가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가?

 

얼 깃든 곳에 칼질 웬 말


성형수술이란 실상 아주 무서운 짓이 아닐 수 없다. 설령 기술이 최고도로 진보해 의료시술 사고가 빈발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우선 칼(메스, mess)이 등장하는데 과연 뭘 위해 사용되는지가 문제다. 태어날 때의 기형이나 화상 등으로 인한 신체 훼손 상태를 복구하기 위한 수술은 필요하다. 창조주인 신도 허락하며 경우에 따라 도움의 기운을 내릴는지 모른다.

 

하지만 건강한 몸에 칼을 대는 건 신이 나서기 전에 우선 대부분의 의사가 반대한다. 무분별한 성형수술을 권장하고 시도하는 자들은 인간 생명보다는 싸늘한 금화(金貨)에 현혹돼 복무하는 21세기식 악마의 하수인일 뿐이다. 이를테면, 좀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무협지의 사파(邪派)에 속한 무혼도수(無魂刀手)라고나 할까.


그들은 남들 못지않은 교육을 받아 학식과 지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병원의 강시 노예가 돼 로봇처럼 수술하므로 까닥하면 시술받는 사람도 강시가 될 수 있다.


물론 아름다워지고픈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허위·과장 광고에 속아넘어가 일시적인 만족을 얻기보다 차라리 마음을 곱게 가짐으로써 영원한 아름다움을 꽃피우는 게 한결 바람직하지 않을까? 성형수술을 한 얼굴은 나이 들수록 점점 추해질 뿐 아니라 부작용도 심해져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반면 정신과 마음을 잘 써서 자리이타(自利利他)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자연히 골상과 피부가 바뀌고 특히 눈이 그윽해져 남들에게 멋진 인상을 주게 된다. 또 늙어 할머니가 되더라도 손녀로부터 곱다는 얘길 들으며 뽀뽀까지 받게 되리라.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은 마음꽃보다는 육체의 조화(造花)를 피워 보기 위해 애쓴다. 자연미보다 인공미학에 오히려 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자연을 애호하는 성싶은 건 흉내나 시늉에 가깝다. 인간은 짐승 이하로 추락하는 한편 인간 이상으로 상승하려 애쓴다. 이미 발광도 끝을 보려는 상태다.


인간들이 얼굴을 갖고 제멋대로 수정·변조·장난을 시도하는 건 신에 대한 도전이라 할 만하다. 아니, 무시나 경멸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사실적이리라.


얼굴은 얼(정신)이 깃든 곳이라고 한다. 악성 혹을 제거한다거나 언청이 수술로 말끔한 얼굴을 갖게 된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홀가분할까.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분일 터이며, 아마 신도 축복해 주지 않을까 싶다. 반면 멀쩡한 얼굴을 오직 예쁘게 보이기 위해 칼질한다면 신보다 먼저 사람 얼(정신과 영혼)이 놀라 파르르 떨지 않을까 싶다. 혹시 만일 신뿐만 아니라 자기 정신마저 무시하는 사람(또는 아예 없다고 믿는 무신론자들)이라 할지라도 칼질에 대한 추억은 잊지 못하리라.


얼굴의 겉뿐 아니라 속에도 변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나르키소스의 전례를 밟아 자기애(自己愛) 연못에 빠져 결국 익사하고 말리라. 매일 거울 앞에서 웃을지 모르지만, 육신 속에 갇힌 자아는 가짜 자기와의 갭으로 인해 정신적인 헛구역질을 계속할 수도 있다.


지구의를 몇 번이나 돌려서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코딱지만한 땅, 금수강산이라고 자칭하지만 대부분 오염돼 버려 실속을 잃은 이 땅이 전 세계인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리따움에 한 서린 비너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듯 멀쩡한 얼굴을 뜯어고치려 발광하는 성형 열풍의 왕국…한땐 자연 미인이 많다고 칭찬 자자하던 꼬레아는 성형지옥으로 소문나 세계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술 부작용 사진은 너무 끔찍해 지옥도의 세밀화를 떠올린다. 여기서 직접 묘사하진 않겠다. 백문이 불여일견일 터이므로…성형수술 업계의 심각한 부정·비리 현상에 대해서는 <그것이 알고 싶다>나 <피디 수첩> 같은 르포 화면을 보는 게 훨씬 리얼하다. 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실 이 글은 단지 성형수술의 얄궂음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진 않다. 성형 열풍이 한 개인의 얼굴에 국한된 미의 추구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만연화되어 버린 자연 경시와 파괴, 허위와 진실의 뒤바뀜, 현세 성공 위주의 일회적 인생관과 관련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건 몇 년 단위로 돌아가며 변하는 일종의 유행이기보다 존재의 오염된 뿌리로부터 번져 올라온 신종 페스트 같은 전염병증이 아닌가 싶다.


가만히 눈을 감고 한번 생각해 보라. 만약 자기 자신의 얼굴을 성형수술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는지…(물론 사고로 인한 훼손을 복원하기 위한 시술은 제외된다)…알다시피 두개골은 가장 민감한 요소가 모여 있는 곳으로서, 이를테면 사람의 성전이라 일컬을 만하다. 그걸 찢어발기고 깎고 잘라내고 갈아서 다시 겉껍질을 씌운 후 마침내 개성적인 미인이 된다면 얼마나 기쁠까. 하지만 기뻐하는 건 과연 누구일까? 육신과 달리 잠재된 영혼은 상실감에 젖어 슬피 흐느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몸과 마음은 긴밀히 결합돼 있는 정도를 넘어 하나의 통일된 유기체란다. 끔찍스런 부작용과 후유증 따윌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다 알아본 후에도 만일 성형을 결행하기로 작정했다면, 당신은 일개 얼굴 수술이 아니라 혁명 또는 쿠데타를 일으킨 주인공으로서 운명(즉 당신의 역사) 앞에 서게 된다.

 

수동적으로 수술대 위에 누워 있었다고 책임이 감면되는 건 아니다. 자연 신을 향해 자칭 혁명을 일으킨 만큼 찌질스런 변명은 접고 정정당당히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성형 혹은 쿠데타에 대한 진보주의니 보수주의니 하는 이념보다 그저 실력과 양심과 신념으로….

 

▲ 몸무게 95kg의 여성이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매력적인 외모로 변신하면서 인생이 달라지는 스토리를 그린 영화 ‘미녀는 괴로워’ 한 장면.    

 

성형수술과 자기계발 광풍


성형수술은 인간 내면의 성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자기계발 광풍과도 관련된다.


성형 혹은 자기계발의 목표는 극적인 성공이다. 성공과 실패의 확률은 반반이라 스릴 있겠지만 만일 실패하면 지옥 아가리로 떨어지고 만다.


성공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자신의 잠재능력을 잘 계발해 꽃피우는 건 아름다운 꿈이자 소망이다. 인간이 지난 잘못을 깨달아 게으름, 거짓말, 자만, 폭음, 오입질 따위의 악습을 버리고 새사람으로 재탄생되는 건 좋다. 그런 바람직스런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요즘의 자기계발은 그런 소박한 낭만을 원하지 않는다. 약육강식의 칩이 뇌리에 입력돼 치열한 생존경쟁이 일상화된 이 시대엔 비극 속의 파우스트처럼 영혼을 마귀에서 팔지 않으면 안 된다. 저당 잡힌 마음과 정신은 본성이 그리워 흐느끼며 구천을 떠돌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자기 본질이 아쉬워…설령 성공할지라도 그 뼈저린 아픔과 상실감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휘황스런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는 무대 위, 어둠을 색색가지로 물들이며 돌아가는 미러볼 불빛 아래, 잠시 만나 육체적 욕망을 채우는 공간에서는 성형미의 효과가 제법 나타날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을 나눈 친구, 진실한 연인, 청명한 하늘에서 비치는 맑은 햇빛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엔 머잖아 성형 흔적이 밝혀지고 만다.

 

허위·가짜 얼굴이란 사실이 감지되는 순간 성형미는 돌연 추괴미로 변해 구역질을 불러일으킨다. 차라리 외모는 좀 못생기거나 평범해도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은 내면으로부터 흘러나온 빛이 얼굴을 바꿔 보면 볼수록 더 정다워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일시적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잘 살펴볼 것도 없이, 4대강 사업을 비롯해 각종 부실 재개발 사업 또한 성형수술과 관계가 있다. 자기계발은 더욱 본질적으로 밀접하다고 해야 하리라. 원래 그것들은 모두 한탕주의로 서두르면 서둘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욕망에 이끌려 무분별한 짓을 저지른다.


자기계발은 본래 하루 아침에 벼락치기로 이룰 수 있는 노릇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참고하되 자기 성향에 알맞은 방법으로 서서히 평생토록 실천해 나가야 결실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이를테면 그 사람 본인의 삶 자체라고 말할 만하다.


그런 단계가 되면, 어떤 사람의 인생 중 심각한 과오라 할지라도 기피하고픈 악재가 아니라 재생을 위한 소중스런 재료로 변한다. 그러니 그 무엇도 증오하며 쓰레기통에 버릴 필요가 없다. 아집만 버리면 금이나 꽃으로 변하니까. 위대한 인간일수록 남들이 무시하는 하찮은 인간의 장점은 물론 약점마저 계발해 주어 상황에 알맞게 처신하게끔 도운다. 결점이나 약점은 신이 인간 속에 숨겨둔 보물찾기의 미로일지도 모른다.


자기계발 서적을 참고하는 건 좋다. 하지만 다소 과장된 프로필 외엔 잘 모르는 국내외의 유명짜한 저자가 종잇장 위에 늘어놓은 성공 전도문을 믿고 글자 그대로 실행하다간 타고난 본성을 훼손하고 파괴당할 가능성이 높다.


중립적으로 말해 자기계발 업자들은 그저 자기 이익을 추가하는 업자들일 뿐이다.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그런 유의 베스트셀러에 숨겨진 자기 파괴의 함정을 지성적으로 비판하건만, 한국 업계에선 오직 많이 팔아 치부할 욕심에 찬양 일색만 광고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이 사회는 점점 더 무한생존경쟁의 싸움터로 살벌해져 인간성을 파괴당하고 말 것이다.


서부개척 시대로부터 개신교의 부흥사 방식을 거쳐 성장한 미국식 성공학, 또는 그걸 모방한 국내의 자기계발 수법은, 타고난 자신의 소질을 아름답게 꽃피우는 방법이라기보다 적자생존의 무한경쟁 아구리 속에 몰아넣어 인간성을 상실케 한다. 죽은 자는 억울하겠지만 살아남은 자도 마치 무협지에나 등장할 성싶은 독혈마인 혹은 성공 취독 강시 따위로 변신해 고귀한 인생을 잃어버리게 된다.


섣불리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이비 로또, 자기계발, 해외 자원개발, 성형수술 같은 건 그 허황성으로 말미암아 결국엔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마치 어느 한 대통령의 성공 조급증과 사리사욕이 얽혀 엉터리 졸속 사업을 강행한 결과 온 국민의 젖줄인 4대강이 자연성을 잃고 신음하며 녹조라떼 독기를 내뿜듯….

 

그들이 사기쳐 먹은 푸른 지폐를 강물에 풀어 놓는다면 그런 꼴이 되지 않을까. 가증스럽고 뻔뻔스런 연놈들! 그들은 감옥에 갇혀서도 전혀 반성치 않고 최악독 강시 마괴처럼 비릿한 악취가 풍기는 냉소를 흘려내고 있다. 대다수 마음 밝은 국민들이 나서서 응징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들은 지금도 일부 지지자의 피를 빨아 먹으며 희희낙락 강시 독을 전국민 속에 퍼뜨리려 시도하리라.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런데 사이비 정치꾼 모리배들은 여의도(如意島)라는 별천지에 사는 해괴스런 반인반수(半人半獸)처럼 건강한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들 자신이 마계의 독혈 강시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국민이 뽑아준 그들은 국민에게 유익한 성형수술은 하지 않고 자기네에게 이로운 성형만 은근슬쩍 콩 구워 먹듯 해치우고 있다.


“세비라는 객쩍은 말부터 봉급으로 바꾸고, 특권을 더하기보다 내려놓고, 선량한 일반 국민의 수준에 맞게…헌법을 성형수술해서라도 사람답게 좀 살게끔 해주슈….”


Q는 신문지를 접어 휴지 박스 속으로 던지며 중얼거렸다.


<다음 호에는 ‘짐짓 심각한 포르노’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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