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첫 ‘골든글로브’ 수상… 봉준호 ‘기생충’의 힘 집중분석

칸 이어 할리우드 감염시키고 오스카마저 접수할까?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1/10 [12:17]

한국영화 첫 ‘골든글로브’ 수상… 봉준호 ‘기생충’의 힘 집중분석

칸 이어 할리우드 감염시키고 오스카마저 접수할까?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1/10 [12:17]

무대 오른 봉준호 “우린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영화”
“자막이라는 1인치 장벽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작품 만날 수 있다”


‘기생충’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거머쥐며 할리우드 파란 예고
북미 흥행 이끌며 평단 찬사 쏟아져…칸 포함 전 세계 영화상 석권

 

▲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이 1월5일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까지 받으며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뉴시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 감독은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까지 받으며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기생충>은)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인데, 미국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심장 같은 나라이기 때문에 논쟁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준호 감독은 1월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영화 100년 일대 사건


봉 감독은 ”이런 정치적인 메시지나 사회적인 주제도 있지만, 그것을 아주 매력적이고 관객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전해주는, 우리 뛰어난 배우들의 매력이 어필했기 때문에 미국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이라고 이번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추켜세웠다.


봉 감독은 이어 “같이 일하며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우리 배우들과 같이 일한 스태프, 바른손, CJ, 네온(미국 배급사)의 회사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을 못했다. 마침 이렇게 얘기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는 <더 페어웰>(출루 왕 감독), <레 미제라블>(래드 리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셀린 시아마 감독) 등이 올랐다.


봉 감독은 수상이 발표되자 “어메이징, 언빌리버블”이라며 무대에 올랐다. 그는 외국어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 통역사와 함께 왔다고 양해를 구하며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 객석의 갈채를 받았다.


이어 봉 감독은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리고 멋진 세계 영화 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이었다”면서 영어로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바로 영화”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이렇게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 100년의 성과를 제대로 꽃피웠다. 봉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1년간 그야말로 ‘꽃길’만 걸었다. 각종 해외 영화제와 해외 시상식에 초청받아 ‘수상 팡파르’를 울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국내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 고지를 밟았고, 한국을 시작으로 프랑스·스위스·호주·북미·독일·홍콩·스페인·브라질 등 40개국에서 개봉했다.

 

해외 영화제 수상 행진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수상 이후 제66회 시드니 영화제(6월), 제37회 뮌헨 영화제(6월), 제72회 로카르노 영화제(8월),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9월), 제57회 뉴욕 영화제(9월), 제43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10월), 제30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11월), 제50회 인도 국제영화제(11월) 등 무려 53개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이 가운데 15개 영화제에서 각종 트로피를 가져왔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5월, 황금종려상), 제66회 시드니 영화제(6월, 최고상), 제72회 로카르노 영화제(8월, 엑설런스 어워드 송강호), 제15회 판타스틱 페스트(9월, 관객상), 제38회 벤쿠버 영화제(9월, 관객상), 제43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10월, 관객상) 등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영화제 외에도 30여 개 해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전미 비평가위원회(외국어영화상), 뉴욕 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LA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송강호), 필라델피아 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워싱턴DC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시카고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제9회 호주 아카데미(작품상), 미국영화연구소(AFI 특별언급상),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 각본상) 등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시켰다. 지난해 한국을 시작으로 프랑스·스위스·호주·북미·독일·홍콩·스페인·브라질 등 40개국에서 개봉했다. 이 가운데 프랑스·터키·스페인·이탈리아·벨기에·베트남·인도네시아·호주·독일·이탈리아 등 해외 23개국에서 현지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타이틀을 거머쥐는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도 영국·핀란드·인도·아르헨티나·불가리아·아랍에미리트 등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북미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며 흥행 질주 중이다. 지난해 10월11일 미국 현지 언론과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뉴욕과 LA 3개 상영관에서 미리 개봉했다. 당시 <기생충>의 오프닝 스코어는 역대 북미에서 개봉한 모든 외국어 영화의 극장당 평균 매출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개봉 후에는 관객들의 입소문이 더해지며 상영관 수를 최대 620개까지 빠르게 늘렸다.


<기생충>은 개봉 8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흥행세를 유지하며 1월5일 기준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 2390만 739달러(약 279억 원)를 돌파했다. 이는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 기록이자 북미지역에서 개봉한 역대 모든 외국어 영화 중 흥행 8위의 대기록이다.


<기생충>의 북미 흥행 행진은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과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봉준호(가운데) 감독이 1월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후 출연 배우 이정은·송강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할리우드 중심에 선 봉준호


봉준호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전후 할리우드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봉 감독의 <기생충>을 극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월5일(현지 시간) ‘골든글로브 파티: 모두가 기생충을 만든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봉 감독의 인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지난 1월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선셋타워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파티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감독, 배우 로라 던, <밤쉘>의 제이 로치 감독 등 골든글로브 후보들이 참석했다.


봉 감독과 악수를 한 디카프리오는 “<기생충>은 놀라운 영화“고 말했다.


다음날 인디펜던트 스프릿 어워즈가 주최한 행사에서도 봉 감독의 인기는 뜨거웠다. <NYT>는 “많은 사람이 봉 감독에게 사진을 찍자고 청했다”며 “봉 감독이 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아카데미상 수상에도 성큼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수상에도 성큼 다가섰다.


<기생충>이 1월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 영화상을 거머쥐면서 일명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헌식 평론가는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는 상으로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만큼 아카데미에서도 외국어 영화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것은 굉장히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영화상에 비해 인색한 게 아닌가 싶다. 감독상과 각본상은 후보에만 오르고 결국 받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진승현 호서대 영상미디어전공 교수(영화감독)는 “<기생충>이 그간 많은 상을 받았지만, 골든글로브 수상은 장르 영화 측면에서의 또다른 인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또한 “칸영화제나 유럽의 영화제는 예술영화의 색채가 짙다. 골든글로브나 아카데미는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장르 영화적 측면을 중시한다. 빈부격차 문제, 사회 이슈를 장르영화 스타일로 다뤘기 때문에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이 가능했던 것 같다.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상을 받은 것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론가들은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수상을 축하하며, 한국 영화만의 쾌거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영일 평론가는 “미국 유력 영화제에서 비영어권, 그것도 한국어로 외국어영화상을 탄 의미는 한국영화만의 쾌거가 아니다”며 “한류로 지칭되는 우리 문화의 미학적 형식이 국제적 안목을 이끌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주제 면에서는 작품성을 위해 세계 보편적인 관점에서 빈부 격차 문제를 묘사했기 때문이고, 다양한 장르를 융복합해 대중성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김시무 평론가는 “전에도 <올드보이> 등이 미국에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기생충>처럼 대중관객의 호응도 받고 본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영화의 메시지가 보편성를 획득한 결과”라고 짚었다.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국제 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은 물론이고, 봉 감독의 차기작도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김헌식 평론가는 “앞으로 차기작도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출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영화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예비후보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두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최종 후보작은 13일 발표된다. <기생충>은 예비후보를 선정하는 부문 외에도 각본상, 감독상은 물론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봉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미국에 머물며 각종 영화 행사에 참여한다. 2월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5월 넷째주 주간현대 11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