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호남 역할론, 여의도 달구는 까닭

민주당 ‘임종석 지휘’ 앞세워 호남 싹쓸이 전략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2/07 [16:16]

임종석 호남 역할론, 여의도 달구는 까닭

민주당 ‘임종석 지휘’ 앞세워 호남 싹쓸이 전략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2/07 [16:16]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호남 역할론’이 여의도를 달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불출마 등 정계은퇴를 선언한 임 전 실장에게 호남지역 선거를 총괄하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며 SOS를 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임 전 실장을 직접 만나 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낙연 전 총리 역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총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임종석 투입이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의 선대위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치권의 관심은 그가 출마 결단까지 할 수 있겠느냐로 쏠린다. ‘수도권은 이낙연, 호남은 임종석이 지휘한다’는 총선 전략은 과연 민주당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이해찬, 임종석 만나 출마 요구…이낙연 “도움 줬으면…”
민주당, 총선 상황 고려했을 때 임종석 투입 효과적 결론
‘수도권은 이낙연, 호남은 임종석’ 총선 전략 약발은 과연?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호남 역할론'이 여의도를 달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4·15 총선에서 호남지역을 총괄하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2월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호남 선대위원장 여부에 대해 “일단 (임 전 실장에게) 요청은 했다”며 “당의 요청을 지혜롭게 잘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출마, 불출마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그와 관계없이 당의 총선 승리에 필요한 기여는 하겠다는 입장이니까 그 연장선상에서 지혜로운 판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임종석에 러브콜 날려


민주당이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을 맡을 선대위원장 진용도 속속 그려지고 있다.


앞서 이 대표가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게 강원 지역 선대위원장을 요청한 데 이어 종로에 출마하는 이 전 총리는 수도권, 대구와 부산, 경남 양산을에 각각 출마하는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은 영남권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남 장흥 출신인 임 전 실장은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친정의 SOS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정계 은퇴 번복에 대한 부담은 물론이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임 전 실장이 민주당 총선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번째 연설자로 등장한 것 자체로 이미 선대위에 참여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도 있다. 임 전 실장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윤석열 총장을 정면으로 공개 비판, 이번 총선 전면에 등장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 공개비판 후 전면에 등장


실제로 임 전 실장은 1월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서야 했지만 당당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8개월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갖고 기획됐다고 확신한다”면서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 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 제가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 입증을 못하면 그땐 누군가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또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며 “‘내가 제일 세다, 최고다, 누구든 영장 치고 기소할 수 있다’, 제발 그러지 말고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져 나가듯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아프게 돌아봤으면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러면서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과거 수사를 받고 기소됐던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2014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그는 “저는 과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피해를 입었다. 무죄를 받기까지 3년 가까이 말하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검찰이 하는 업무는 그 특성상 한 사람의 인생 전부와 그 가족의 삶을 뿌리째 뒤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더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이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번처럼 하고 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든 불러들여서 사건을 구성하고 법 조문 구석구석을 들이대면 몇명이든 기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다만 임 전 실장은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출마를 권유했는지’, ‘(경쟁자에게) 경선 포기를 대가로 자리를 제안했는지’, ‘청와대 관계자들이 대거 기소됐는데 어떤 입장인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양해를 구한다”며 “구체적인 질문은 조사 후에 나오는 길에 필요하면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조사를 마치고 11시간30분 만인 오후 9시32분 검찰청사를 빠져나와 귀가했다. 


임 전 실장은 검찰조사를 마친 뒤 “모든 질문에 성실히 설명했다”면서 “대체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 검찰 수사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선거개입 관련 검찰 측에서 증거를 제시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임종석, 민주당에 약? 독?


그렇다면 ‘수도권은 이낙연, 호남은 임종석이 지휘한다’는 민주당의 총선 전략은 과연 민주당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임 전 실장의 선대위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치권의 관심은 그가 출마 결단까지 할 수 있겠느냐로 쏠린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간사를 맡은 진성준 전 의원은 2월2일 KBS 방송에 출연해 “당으로서는 임종석이라는 자원이 꼭 필요하고, 그야말로 격전지에 내보내서 이번 총선에 총력을 다해 임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같은 ‘86 그룹’인 우상호 의원 역시 1월2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당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임 전 실장을 놓고 여론조사를 돌려본 사실을 공개하며 임 전 실장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임 전 실장의 호남 출마와 선거 지휘 등 민주당의 호남 표밭 싹쓸이 전략을 경계했다.


2월5일 서울신문 유튜브 ‘박지원의 점치는 정치’에 출연한 그는 민주당이 임 실장에게 호남선대본부장을 맡기려 하면서 임 전 실장의 호남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전남 의원 다르고, 서울 의원 다른 게 아니지만 임 전 의원이 서울 지역구를 벗어나 고향으로 내려간다면 미래가 갇힐 것”이라며 경계감을 나타내면서 “스스로 (무게감을) 하향조정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축소지향·하향조정 정치 행보가 될 수 있다”며 “좋은 사람들에게 경험과 경륜과 패기를 살릴 기회를 줘야 한다”며 거듭 서울 출마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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