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출연 정우성

“나도 한때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고군분투”

남정현(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02/14 [14:54]

‘지푸라기…’ 출연 정우성

“나도 한때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고군분투”

남정현(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02/14 [14:54]

사채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 빠져든 태영 역 천연덕스레 소화
“고딩 1학년 때 자퇴…막연한 외로움에 뭐라도 잡고 싶었다”

 

▲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인간들을 그린 범죄극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출연한 배우 정우성.  

 

“시나리오가 독특하다. 시나리오에서 주인공 ‘연희’의 존재감이 좋았다. 여성배우가 중심인 영화가 많지 않다는 업계의 목마름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아 출연하게 됐다.”


배우 정우성이, 김용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을 앞두고 있던 2월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정우성은 “돈가방이 여기저기로 흘러가면서 돈가방 앞에 서는 사람들의 사연들을 밀도있게 그렸다. 그 사람들의 사연은 짧지만 그 사람들의 선택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스토리 구성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을 그린 범죄극이다. 신예 김용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정우성과 전도연,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등이 출연했다.


정우성은 영화 속 사라진 애인(전도연 분)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 역을 맡았다. 정우성은 자신이 그린 캐릭터에 대해 ‘허점이 잘 보이는 캐릭터’라고 했다.


“태영이라는 인간이 가진 허점이 보이더라. 그걸 부각시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면 관객이) 어두운 줄거리 속에서 경쾌한 연민의 대상으로 태영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 자체가 어두우니까 태영은 가볍게 쉴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호구’ 같은 캐릭터를 맡은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우성은 “이미지 변신을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만든 캐릭터는 아니다”며 “영화 속 놓여진 관계 속에서 태영의 모습이 호구처럼 보이지만 태영은 자기 스스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비트>를 찍고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엄청난 수식어가 붙었는데, 내게 그런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다.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나이도 들기 때문에 모험적인 캐릭터를 하는 거다. 나 스스로 나이듦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감 있게 표현했을 때 또 다른 캐릭터가 나오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배우 전도연에 대해서는 칭찬을 넘어 존경심까지 내비쳤다.


“여성배우가 중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큰 배우로서 위치하기에는 접할 수 있는 캐릭터가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의 자리를 지킨다는 건 그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과 책임,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정우성은 그러면서 “여배우가 아닌 여성배우라고 하는 이유는 여배우·남배우로 부르는 걸 여성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여성배우·남성배우가 듣기 더 편하면 그렇게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배우가 되기 전까지 극 중 등장인물들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에 자퇴를 했다. 당시 어머니는 교무실에서 죄인처럼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계셨다. 그렇게 세상에 튀어 나왔다. 내 자리는 어디에도 없고 나는 누구지 하는 막연함과 거기서 오는 외로움에 뭐라도 잡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만큼 배우가 된 지금은 “매사에 감사함을 느끼고 오늘에 충실하고자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이 때문에 미래에 대한 특별한 계획도 세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간은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내일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일을 하자는 생각이 있다. 더 큰 정우성을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하던 일을 좀 더 유연하고 여유있게 하다가 어느 순간 끝나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게끔 준비할 뿐이다.”


한편 정우성은 영화감독 데뷔도 앞두고 있다. 그가 연출하는 <보호자>는 지난 2월10일 크랭크인(촬영 시작)을 했다. 정우성은 연출작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며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빨리 촬영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신인 감독으로서 배우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르적으로 액션이라고 말하지만 액션이 많지 않은 영화가 될 수도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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