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대파란’ 또 하나의 주역, CJ 이재현·이미경 남매 스토리

“문화 없이 나라 없다” CJ그룹 25년 문화투자 결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2/14 [16:18]

‘기생충 대파란’ 또 하나의 주역, CJ 이재현·이미경 남매 스토리

“문화 없이 나라 없다” CJ그룹 25년 문화투자 결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2/14 [16:18]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020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쓸면서 CJ그룹도 덩달아 뜨고 있다. 이 영화의 투자 배급사인 CJ ENM이 K무비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등 ‘뒷배’가 되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25년간 K무비에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오스카 레이스’를 진두지휘한 숨은 주역으로 알려지면서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조명하는 기사도 쏟아지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CJ그룹은 1998년 국내 첫 멀티플렉스 CGV를 선보이고 2000년 영화 배급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는 등 지난 25년간 7조5000억 원을 문화사업에 쏟아부었다.

 

얼마 전 6대 그룹 대표를 만난 문재인 대통령도 이재현 회장 면전에서 영화산업 육성 등 CJ그룹의 성과를 추켜세웠다.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을 세계영화 정상에 우뚝 세운 CJ그룹의 25년 문화투자 이야기를 소개한다.

 


 

기업인들 만난 문재인 대통령 이재현 회장 면전에서 CJ 극찬
이재현, 독립 2년 차 영화사업 시작…25년간 K컬처 전폭 지원


이미경, ‘오스카 레이스’ 진두지휘…‘기생충 결실’ 원동력 톡톡
300편 넘는 한국영화 밀어주고 엔터테인먼트 7조5000억 투자

 

‘기생충 힘’은 과연 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세계 영화 정상에 우뚝서는 파란을 일으킨 여파가 정가와 재계의 ‘그림’마저 바꿔놨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13일 재계 총수들과 만나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며 이례적으로 <기생충>을 제작 보급한 이재현 회장을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CJ그룹 성과 극찬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과 타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은 문 대통령은 “최근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며 기업들에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영화 <기생충> 배급사인 CJ그룹의 성과를 언급한 후 세계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활약을 소개했다.

 

▲ 2월13일 재계 총수들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며 '기생충'을 제작 보급한 이재현 회장을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경제계의 노력이 경제 회복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그룹이 조 단위의 경영안정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해 협력업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고, 롯데그룹은 우한 교민들에게 생필품을 긴급 후원 해주었고, 중국 적십자사 등에도 후원금을 전달해 양 국민의 우호 감정을 높여주었다”며 “대기업들이 앞장서 주시니 더욱 든든하다는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방역 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며 기업들에 적극적 투자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표적 혁신 성과로 CJ그룹의 영화 <기생충> 제작을 비롯해 LG전자의 ‘롤러블 TV’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혁신상 수상,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롤리’,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등 인공지능 상용화, 현대차의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 SK의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소재 자립화를 주요 혁신 성과로 꼽아,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석권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마이크를 잡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언론에 보니까 어제 남대문시장도 인파를 뚫고 다녀오셨고, 오늘 이 회의 자리도 오셨다”며 “맨 앞에서 뛰고 계신 대통령께 격려의 박수 한번 보내드리고 하겠다”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렇듯 문 대통령이 면전에서 이재현 회장을 추켜세우면서, 이 회장이 주요 그룹 및 경제단체와의 간담회에 초청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순위(2019년 자산기준) 5대 그룹이 초청받은 자리에 13위인 CJ그룹이, 그것도 ‘은둔의 경영자’로 유명한 이재현 회장이 직접 참석한 것을 두고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CJ그룹은 재계나 정부 행사에는 손경식 CJ 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재현 회장이 청와대 재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신년 간담회 이후 9년 만이다. 당시에는 손경식 회장도 동석했다.


청와대 측은 CJ그룹이 소비재 기업으로 코로나19와 연관이 깊어 이번 간담회 초청 리스트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애초 주요 경제단체 및 5대 그룹에 한정해 간담회를 준비했다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출장 등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되자 내수·수출 기업과의 형평성, 중국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해 CJ그룹의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CJ그룹은 중국 내에서의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대기업 중 하나다. 계열사 중 CJ제일제당이 중국내 식품, 바이오 생산시설 19곳을 두고 있고 CJ CGV는 140여 개 영화관을 운영 중이다. CJ대한통운도 중국에 진출해 있다.


CJ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인 데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CGV 3개점이 휴업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까지 봤다. 이런 점 때문에 CJ그룹을 이번 간담회에 불렀다는 얘기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CJ그룹 초청이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쓴 영화 <기생충> 후광 효과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알린 데다 K-문화의 확장 가능성까지 높아진 만큼 문 대통령이 이재현 회장을 불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CJ의 뚝심 있는 투자에 대해 격려하고 수상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면 의미를 한층 더할 거라는 판단이 깔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현 “문화 없으면 나라 없다”


CJ그룹은 지난 25년간 영화는 물론 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해왔다. 그래서인지 문화계에서는 CJ그룹의 25년 문화투자가 있었기에 <기생충>이 세계 영화의 심장 ‘오스카’를 제패하는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CJ는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직후인 1995년 문화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 독립경영에 나선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던 이재현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며 신생 할리우드 스튜디오였던 드림웍스 설립에 3억 달러를 선뜻 내놓으며 영화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칸 영화제에만 총 10편의 영화를 진출시키는 등 한국영화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던 <설국열차>,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기생충>까지 총 4편의 작품을 함께 해왔다.


뿐만 아니라 CJ는 1998년 국내 첫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를 선보이며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2000년에는 영화 배급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배급 사업에 나섰다.


CJ그룹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300편이 넘는 한국 영화에 투자하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7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미디어와 음악 제작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K-컬처 산업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CJ ENM의 업무보고 과정에서 <기생충>이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성과에 대해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는 소감을 밝히며 관련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 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생충’과 같이 최고로 잘 만들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 이재현 회장(사진)이 지난 25년간 K무비에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오스카 레이스’를 진두지휘한 숨은 주역으로 알려지면서 CJ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조명하는 기사도 쏟아지고 있다.  

 

이미경 활약에 외신도 주목


‘기생충 쾌거’의 숨은 주역으로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회장은 한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2013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퇴진 강요를 당하는 등 수모도 겪었다.


하지만 문화사업에 관한 이 부회장의 뚝심은 꺾이지 않았다. 그리고 7년 만에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레이스’를 진두지휘하는 주역으로 빛을 발했다. 이 부회장은 오스카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옆자리를 지키면서 영예의 순간을 함께했다.

 

▲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


이 부회장은 2월10일 낮(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 감사한다. 내 남동생 이재현(CJ그룹 회장)에게도 감사하다”며 벅찬 소감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영어로 “한국 영화를 보러 가주시는 분들 모두가 영화를 지원해 준 분들”이라며 “그분들은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주셨다. 그런 의견 덕에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봉준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트레이드 마크인 헤어스타일, 광기, 특히 연출 모두를 좋아한다”면서 “그의 유머감각을 좋아하고 그는 정말 사람을 재미있게 할 줄 안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자신의 남동생인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주요 외신들은 당시 마이크를 잡은 이 부회장을 조명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월10일 “기생충의 재정적 후원자는 식품회사를 확장하고 싶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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