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피해 호젓한 봄마중 여행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달리며 ‘코로나19’ 공포 잊어보자!

정리/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2/28 [12:09]

사람 피해 호젓한 봄마중 여행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달리며 ‘코로나19’ 공포 잊어보자!

정리/김수정 기자 | 입력 : 2020/02/28 [12:09]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코로나19)이 온 나라를 집어삼킬 태세다. 사람 북적이는 곳을 피하려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과 일터만 오가며 웅크린 채 살아가고 있다. 그 여파로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어 경제가 죽어가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 콕 갇혀 지내느라 몸이 뒤틀릴 지경이다. 그러나 엄마 아빠가 회사에 가지 않는 주말에도 외출 금지령은 계속된다.

 

두 달 가까이 외출조차 마음놓고 하지 못해 대한민국은 지금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무기력한 생활만 계속할 것인가? 이번 주말에는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않더라도 한적한 야외로 나가 ‘코로나19’ 공포를 잠시 잊자. 짙푸른 바다 위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풍경을 감상하고, 곡성~구례 간 17번 국도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달리며 한 발 앞서 봄을 만나러 떠나보자. ‘코로나19’에 빼앗긴 들에도 분명 봄은 오고 있을 테니….

 


 

도로와 맞닿은 바다…연옥에서 청록까지 다채로운 물빛 뽐내고
한쪽은 아찔한 절벽, 다른 쪽은 탁 트인 바다…드라이브에 최고


섬진강레일바이크 타고 ‘씽씽’…섬진강 이른 봄 풍경 감상에 제격
섬진강 변에는 대나무 숲 산책로…바람 일렁일 때마다 댓잎 소리

 

1. 해안 비경 품고 드라이브


차창 밖에 펼쳐진 짙푸른 바다 위로 화사한 햇살이 눈부시다. 창을 내리면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경쾌한 파도 소리가 밀려든다. 한쪽은 아찔한 해안 절벽, 다른 쪽은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는 강원도 강릉 헌화로는 동해안 최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도로와 해안이 맞닿고, 코앞의 바다는 옅은 옥빛에서 청록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헌화로 풍경은 인기 드라마 <시그널>에서 항공촬영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 비경을 품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로 알려진 헌화로는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북으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진다. 1998년 개통한 금진해변~심곡항 구간은 해안 도로이고, 2001년 연장된 심곡항~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도로 이름은 <삼국유사>에 실린 ‘헌화가’의 배경이 이곳 풍경과 유사해서 붙은 것이다. 신라 시대에 순정공이 강릉태수로 부임해 가던 중 해변에서 점심을 먹는데, 그 곁 천 길 낭떠러지에 철쭉꽃이 곱게 피었다. 순정공의 아내 수로부인이 그 꽃을 원하는데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차에, 지나가던 노인이 꽃을 따서 바치며 ‘헌화가’를 불렀다는 것.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향해 달리면 왼쪽에 설화 속 철쭉꽃이 피었음 직한 절벽이 있고, 오른쪽에 바다가 펼쳐진다. 도로변 난간 높이가 70cm에 불과해 차 안에서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 금진해변~심곡항 구간. 


헌화로가 시작되는 금진해변은 길이 900미터에 백사장이 넓고, 조용하고 아늑하다. 경포해변이나 정동진해변처럼 북적이지 않아 한여름 가족단위 피서지로도 적당하다.

 

몇 해 전부터는 서퍼들이 하나둘 모여 서핑 스쿨과 숙소, 카페 등이 생겼다. 동해고속도로 옥계 IC로 나와 5분 만에 만나는 해변이고, 도로 주변에 주차 공간이 넉넉한데다 전망대도 있어 차를 세우고 쉬었다 가기 좋다. 야외 테라스를 갖춘 소박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즐기거나, 백사장에 앉아 서퍼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금진해변에서 금진항을 지나 심곡항에 이르는 구간은 헌화로의 하이라이트다. 파란 하늘과 웅장한 해안 절벽, 쪽빛 바다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2km 남짓 짧은 거리가 아쉽다면 금진항이나 심곡항에 차를 세우고 걸어보자. 도로와 바다 사이에 길이 있어 걷기 편하다.

 

▲ 아늑한 심곡항 풍경. 


조용한 바닷가 마을인 심곡은 한국전쟁 당시 전쟁이 난 줄도 몰랐을 만큼 오지였다. 헌화로가 개설되면서 관광 명소로 주목받았고, 국내 최장거리 해안단구(천연기념물 437호) 탐방로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 열리면서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심곡과 정동진 2.86km를 잇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심곡에서 정동진항 구간은 내륙 도로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다 바다가 보이면 정동진이다. 20여 년 전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인기를 끌며 청량리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정동진에 다녀가는 무박 2일 여행이 유행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알려진 정동진역은 지금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친구들의 우정 여행 코스로 사랑받는다. 눈부신 백사장이 약 250미터 이어지는 정동진해변,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시계가 있는 모래시계공원도 둘러보자.

 

▲ 눈부신 백사장과 바다가 어우러진 정동진해변. 


정동진에서 북상하며 하슬라아트월드, 등명락가사, 강릉통일공원, 강릉커피거리, 영진해변, 주문진수산시장으로 일정을 짜면 강릉 바다 여행을 알차게 즐길 수 있다.

 

하슬라아트월드는 야외 조각 공원, 전시관, 카페, 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다. 2003년 문을 연 뒤 해마다 시설을 조금씩 확장해 현재 모습을 갖췄다.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고즈넉한 카페, 싱그러운 소나무 정원,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 전망대, 미술 작품으로 가득한 호텔 등 모든 공간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등명락가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조선 시대에 폐사되어 사라졌다가 1950년대에 중건됐으며, 현재 전각은 1980년대에 새로 지은 것들이다.


등명락가사에서 3분 거리에 강릉통일공원이 있다. 육해공군의 군사 장비와 북한 잠수함 등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 공원으로,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에 자리 잡았다.


안목해변에 있는 강릉커피거리는 1980년대 커피 자판기로 시작해 지금은 개성 있는 카페와 글로벌 커피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명소가 됐다. 안목에서 30여 분 달리면 주문진이다. 몇 해 전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급부상한 영진해변의 주문진방사제와 주문진수산시장을 지나칠 수 없다. 주문진방사제는 드라마 주인공처럼 로맨틱한 장면을 재현하려는 관광객에게 인기 만점.


아울러 주문진수산시장은 종합시장과 건어물시장, 회센터 등으로 구성된 동해안 최대 어시장이다.

 

<글·사진/이정화(여행작가)>

 

2. 섬진강 따라 봄을 달리다


전남 곡성과 구례를 잇는 17번 국도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곡성에 들어서자마자 읍내로 진입하는 오른쪽 도로에는 우람한 메타세쿼이아가 1km 남짓 늘어섰다. 2016년 인기를 끈 영화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가 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17번 국도. 


곡성 읍내를 지나면 ‘한국 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된 섬진강기차마을이 나온다. 증기기관차나 레일바이크를 타고 섬진강을 즐기는 곳이다. 증기기관차는 시속 30~40km로 달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만큼 여유롭다. 가정역까지 10km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하며, 30분간 정차한 뒤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온다. 더 느리게 즐기려면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km 남짓한 섬진강레일바이크를 타보자. 오르막이 약간 있지만 섬진강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가정역에서 섬진강출렁다리를 건넌 뒤 두가세월교 건너 돌아오거나, 가정역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진강을 달려도 좋다. 가정역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 증기기관차로 돌아오거나,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곡성행 버스를 타고 17번 국도 풍경을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섬진강기차마을을 지나면 17번 국도, 옛 전라선 철길과 나란히 강이 이어진다. 이 부근의 섬진강은 곡성천, 금천천, 고달천과 만나며 거대한 습지를 이룬다. 우리나라에서 22번째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진강 침실습지다.

 

▲ 섬진강 침실습지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는 연인. 

 

고달면 안개마을에서 고달리 마을회관을 지나 강둑에 오르면 침실습지의 전경이 펼쳐진다. 고달리를 잇는 세월교와 금천천을 건너는 퐁퐁다리, 곡성천을 건너는 목재 데크를 따라 침실습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전동 킥보드를 대여해 탐방로를 달려도 좋다.


안개마을에서는 자전거 대여는 물론, 10명 이상 단체에 한해 꽃차 만들기, 누워서 별 보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게스트하우스나 가족펜션에 묵으며 이른 아침 섬진강 침실습지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섬진강도깨비마을은 조선 초의 실존 인물 마천목 장군과 섬진강 도깨비 살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한 공간이다. 입구에서 섬진강도깨비마을까지 1km 남짓 숲길이 이어진다. 이 길 곳곳에 개성 있는 도깨비 조형물이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섬진강도깨비마을에서는 도깨비를 주제로 한 전시와 도깨비가 등장하는 인형극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에 재미와 자연을 곁들여 즐거운 시간이 된다.


17번 국도에서 섬진강 건너편으로 한적하고 여유 있는 도로가 보인다. 가정역 앞 두가세월교를 건너 구례 방면으로 연결되는 섬진강로다. 가정마을에서 구례구역 입구까지 12km 이어진다. 반대편 곡성 방면 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 사람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함께 나누는 길'이다. 길이 좁고 험한 대신 섬진강 풍경이 근사하다.


구례 읍내를 지나면 17번·18번·19번 국도가 만나는 냉천교차로다. 지리산을 대표하는 천년 고찰 화엄사가 이곳에서 가깝다. 먼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있는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에 들르자. 멸종 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생태를 체험하는 곳으로, 매일 5회(오전 10시·11시, 오후 2시·3시·4시) 탐방 해설을 진행한다.

 

반달가슴곰의 영상을 보고, 반달가슴곰이 사는 생태체험장을 한 바퀴 둘러본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보고,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천년 고찰 화엄사에 가면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세워진 차일혁경무관공덕비다. 차일혁 경무관은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화엄사를 지켜낸 인물이다.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1000년 세월도 부족하다”는 그의 말이 가슴을 적신다.


경내를 둘러보고 구층암으로 발길을 돌리자. 대웅전 뒤편 구층암으로 가는 숲길은 조릿대 군락이 운치 있다. 구층암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겸허함이 돋보이는 곳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드물어 호젓하다. 특히 수백 년 된 모과나무를 그대로 기둥 삼은 요사채가 유명하다. 요사채 마루에 걸터앉아 차분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화엄사에서 구층암을 거쳐 연기암까지 치유 탐방로 1코스가 이어진다. 노고단에 오르는 옛 등산로로, 거친 듯하지만 힐링하기 좋은 숲길이다.


구례 오산 사성암(명승 111호)은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고승 네 명이 머무른 곳이라 한다. 사성암 턱밑까지 진입로가 닦여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죽연마을에서 수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절벽에 매달린 듯 높은 기둥 위에 세워진 유리광전이 기세등등하고, 암벽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면 네 성인이 수도했을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분지에 들어앉은 구례 읍내, 읍내를 휘감으며 흐르는 섬진강, 노고단과 반야봉, 왕시루봉 등 지리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0분 남짓 오르면 오산(530.8미터)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 이른다. 운조루가 있는 토지면 일대의 너른 들판,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비집고 흐르는 섬진강 풍경이 그림 같다.


17번 국도 구례에서 순천 방향 섬진강 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나무 숲이 있다.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산책로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어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들리는 댓잎 소리와 함께 쉬었다 가기 좋다. 구례휴게소를 찾아가면 쉽다.

 

▲ 섬진강 변 대나무 숲을 지나는 연인. 


곡성과 구례 여행에서 별미가 빠질 수 없다. 미실란이 운영하는 ‘밥카페 반하다’는 유기농 발아오색미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로컬 푸드 음식점이자, 곡성의 농가 맛집이다. 토란과 우리밀, 무항생제 달걀로 빵을 만드는 ‘모짜르트제과점’, 삶아서 말린 뒤 가루 낸 토란을 넣어 라테와 스콘을 만드는 ‘B's coffee’ 등 곡성 특산물 토란을 이용한 먹거리를 내는 곳도 있다.


구례 추천 맛집은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과 뽕잎밥으로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들녘밥상’,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 ‘푸른물고기’, 비만 억제와 체내 나트륨 제거에 효과가 탁월한 쑥부쟁이로 머핀과 쿠키, 라테 등을 만드는 ‘카페 쑥부쟁이’ 등이다.

 

<글·사진/문일식(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포토뉴스
7월 셋째주 주간현대 1150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