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재 한의사의 병인(病因) 건강론

“무턱대고 약부터 먹지 말고 病因 찾아 치료하라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3/20 [12:12]

이혁재 한의사의 병인(病因) 건강론

“무턱대고 약부터 먹지 말고 病因 찾아 치료하라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3/20 [12:12]

“머리가 아프다고 무턱대고 두통약만 먹고, 소화가 안 된다고 소화제만 계속 먹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그 병이 발생한 이유, 즉 그 병인(病因)을 찾아내 고쳐나가야 한다.” ‘병인’ 치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연구해온 이혁재 한의사의 말이다.

 

그가 말하는 병인이란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이 ‘잘못된 습관과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대명제에서 시작한다. 다수의 방송에도 출연하며 병인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 이 원장은 “평소의 나쁜 습관과 환경을 찾아내 그것을 개선할 때 비로소 병을 완전히 고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건강 지론을 <병인>(나비의활주로)이란 책에 고스란히 담아낸 그는 “병명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무턱대고 약부터 먹지 말고 ‘병인’을 찾으라”고 권고한다. 병인을 알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이혁재 원장의 건강론을 소개한다.

 


 

모든 질병은 ‘잘못된 습관과 환경’이라는 대명제에서 출발
나쁜 습관과 환경 찾아내 개선해야만 병 고치고 재발 방지

 

비정상 세포 제거해 건강하게 사는 건 면역 대응체계 있기 때문
따라서 건강하게 살려면 면역력 키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 방법

 

 

겨울철마다 독감이 유행하고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처럼 새로운 유행병이 돌기도 하면서 면역력 강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병인 박사’로 알려진 이혁재 한의사는 최근 펴낸 건강서적 <병인>을 통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그 병이 발생한 이유, 즉 그 병인(病因)을 찾아내 고쳐나가야 한다”고 설파하면서 “병인을 알면 내 몸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내 해결함으로써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이혁재 한의사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개인의 생활습관과 주변 환경이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경고한다. 사진은 코로나19 방역 현장 모습. <뉴시스> 

 

‘병인’이란 무엇인가?


“한의학에서 건강은 사람과 외부환경 간의 상호관계가 원활하고 몸 안의 음양조화가 이루어진 ‘동태(動態) 평형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특히 건강을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 외부환경과의 관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람은 함께 모여 관계를 맺어가면서 살고 있고, 외부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원활하고 쾌적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평형 상태가 파괴되어 질병이나 병증을 일으키는 원인과 조건을 ‘병인’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병인 변증을 통해 ‘병인’을 진단한다. 이때 병인으로 초래된 증상과 병인의 유발요인을 살피기 위해 생활습관을 참고한다.

 

즉 많은 질병이 개인의 생활습관과 환경으로부터 만들어지고, 현대사회로 발전될수록 그 빈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병인’이야말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이론이며, 시대가 요구하는 진단법이며, 시대가 요구하는 치료법이라고 본다.”


이혁재 한의사는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과 외래교수를 지냈고 임상교육 협력기관 지도교수, 대한병인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지금은 이혁재소아시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병인 치료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연구해온 그는, 기(氣)가 허약한 병리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기운이 없다는 말을 평소에 자주 하는데, 이것을 한의학에서는 ‘기허’라고 한다. 기허가 원인이 되어도 소화불량이 올 수 있다. 기허는 말 그대로 기운이 없는 것이다. 기운이 없으면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소화불량이 발생한다. 흔히 밥 먹을 힘도 없다는 말을 하는데 기허가 바로 그런 것이다.

 

기허가 있는 분들은 소화제를 아무리 오래 먹어도 위장 기능이 좋아지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속이 편해질 수는 있어도 잘 낫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기운을 끌어 올려주고 기운을 도와주어야 좋아진다. 똑같은 소화불량 진단이 나왔더라도 그 원인에 따라 어떤 경우는 담음을 다스려야 좋아지고, 또 어떤 경우는 기허를 다스려야 좋아지는 것이다.”


각종 방송에 출연하면서 질병으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는 이혁재 한의사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개인의 생활습관과 주변 환경이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더 많아졌다”면서 “화병, 우울증, 당뇨병, 고혈압, 중풍, 관절염, 노안으로 인한 시력 저하, 각종 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성인병들은 개인의 특정한 습관이나 환경에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환경에 저항하는 능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데 어린이들의 시력 저하, 비염, 성장 부진, 비만, 성조숙증 등이 증가하는 이유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는 것.


“통계적으로 아이들은 봄, 여름에는 키 성장이 두드러지고 가을, 겨울에는 체중 증가가 두드러진다. 겨울에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줄면 상대적으로 먹는 양은 많아지기 때문이다.

 

겨우내 불어난 아이의 체중이 나중에 다 키로 갈 것이라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체중 증가로 인한 살이 키로 가는 것은 만 3~5세까지며 5세가 넘으면 체중 증가가 키성장으로 가지 않고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오히려 비만이나 성조숙증의 원인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겨울은 아이들 키를 키우기 위한 좋은 기회라기보다는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기 쉬운 키 성장의 블랙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 올바른 방법으로 아이의 생활 관리와 성장 관리를 해준다면 불리한 부분은 피하고 유리한 부분들을 극대화시켜서 오히려 키 성장의 전환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면역력이 저하되면 바이러스 및 병원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감기, 폐렴, 결핵 등 호흡기 질환과 만성 염증성 질환은 모두 면역력 저하로 인해 생긴다. <이미지 출처=Pixabay> 

 

몸을 망치는 병인 5가지


이혁재 한의사는 특히 우리 몸을 망치는 5가지 병인으로 체력에 비해 일을 많이 할 때 발생하는 ‘노권’, 과도한 음식으로 비위 기능이 상했을 때 발생하는 ‘식적’,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때 발생하는 ‘칠정’, 양기를 지나치게 소모할 때 발생하는 ‘방로’, 몸 안의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남아 여러 가지 병리현상을 일으키는 ‘담음’ 등을 꼽는다.


따라서 그는 어떤 습관과 환경으로 인해 병인이 만들어지는지, 병인에 따른 특별한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깊숙이 파고든다.


“운동을 심하게 하면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면서 심장박동 수가 늘어나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도 심장박동 수가 늘어난다. 그런데 별다른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면 그 원인은 담음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 칠정이 생겼는데 이것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몸 안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담음이 만들어지고, 담음이 심장으로 몰리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때 가슴속이 울렁거리면서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잘 놀라는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강박증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있을 때 그 원인이 담음인 경우가 많다.”


“담음 때문에 갑자기 어지럽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며 숨이 찰 때도 있다. 속이 쓰리거나 미식거리기도 한다. 담음 유형의 비만인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식생활과 스트레스 관리, 적절한 유산소 운동이다. 평소에 귤껍질차를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칠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만들어진 병인을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것으로 푸는 분들이 여기에 많이 속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이 먹고 많이 먹으면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붓고 살이 찌는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칠정 유형의 비만이다.

 

가장 먼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주어야 하고, 그다음으로는 열 받을 때마다 음식을 먹는 습관을 버리고 운동이나 다른 취미생활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경우 도움이 되는 것이 복령차나 산조인차다.”

 

병인에 따른 각각의 치료법


이혁재 한의사는 TV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해 실생활에서 건강을 지키는 유용한 정보를 들려주듯 백내장·안구건조증 등 안구 질환과 병인, 고혈압·비만 등 대사 장애 등 병인에 따른 각각의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눈 건강이 좋을 때는 눈을 뜨고 있을 때 눈이 시리거나 눈물이 자꾸 흘러 시야를 괴롭히는 일이 없다. 이런 증상은 눈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 건강의 척도로 볼 수 있다.

 

서양의학에서 눈 시린 증상은 교감신경 항진으로 동공이 과도하게 열릴 때 발생하고, 눈물이 많이 나는 것은 눈물구멍이 막혔을 때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이유도 여러 가지고, 눈물구멍은 뚫으면 또 막히는 것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평소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눈이 시리고 눈물이 흐른다면 일단 화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급격한 기온 차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때문에 환절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건강을 좌우하며, 면역력의 부실은 만병의 원인이 된다.


이혁재 한의사는 “우리 몸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외부 침입으로부터 보호되고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비정상 세포를 제거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면역이라는 대응체계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건강하게 살려면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바이러스 및 병원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감기, 폐렴, 결핵 등 각종 호흡기 질환, 대상포진, 사마귀, 눈 다래끼 등 각종 피부질환, 구내염, 방광염, 질염 등 각종 만성 염증성 질환이 모두 면역력 저하로 인해 생긴다.

 

우리가 하루 동안 마시는 공기의 양은 무려 8000~1만 리터에 달한다. 무게로 치면 약 15킬로그램이며, 그 공기 안에 들어 있는 세균이나 먼지, 곰팡이를 걸러내는 것이 바로 코털의 역할이다.

 

그래서 코털을 함부로 제거하면 정화 기능을 하는 필터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 결국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우리 몸속으로 들어와서 감기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이물질들이 폐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기 쉬워 각종 폐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코털을 뽑는 습관은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


“골다공증을 단순히 ‘뼈가 약해졌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골다공증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이 약해지고 다리 힘이 약해지면 낙상 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이 생길 경우 그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고관절을 다친 환자의 경우 10명 중 4명은 1년 안에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골다공증에 시금치가 좋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과하게 먹으면 안 된다.

 

<본초강목>에서 시금치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거나 몸이 냉한 사람이 시금치를 과하게 먹을 경우 다리를 약하게 하고 요통을 일으키며 하체에 냉기가 동하게 만든다. 그래서 결국 찬 기운이 기혈 장애를 만들어 골다공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니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 ‘채소는 음기를 보하고, 고기는 양기를 보한다’고 본다. 이혁재 한의사는 특별히 ‘고기와 면역의 관계’에 주목한다.


“고기에는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에 대항하는 면역 세포를 만들어내는 거의 유일한 재료인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고기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면역력도 높일 수 있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되는 고기는 바로 염소 고기다. 소고기보다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빈혈과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의 철분 보충식으로 제격이다. 반면 칼로리는 소고기의 절반밖에 되지 않으므로, 다이어트 중인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흑염소 고기의 경우 따뜻한 성질이 있어 추위를 많이 타거나 몸이 찬 편인 여성들이 섭취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염소고기는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고 입맛을 돌게 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항상 배가 고프거나 비만인 경우라면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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