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식 숙면 건강법

“잠든 직후 90분! 수면의 골든타임 아시나요?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3/27 [12:08]

스탠퍼드식 숙면 건강법

“잠든 직후 90분! 수면의 골든타임 아시나요?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3/27 [12:08]

수면 부채(睡眠 負債, Sleep debt)란 말이 있다. 이는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해 생기는 건강에 부정적인 누적효과를 뜻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치매와 암 그리고 우울증과 같은 치명적인 건강 문제부터 고혈압, 비만, 당뇨와 같은 생활습관병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7시간 41분으로 OECD 국가 중 수면 시간이 최하위다. 직장인의 수면 시간은 그보다 적은 6시간이라고 한다. 한국인은 수면 시간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수는 약 57만 명이라 한다.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음에도 각성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며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있어서 잠자거나 깨어 있을 때 큰 어려움을 겪는 환자의 수가 꾸준하게 늘어왔다는 것이다.

 

밤마다 잠 못 들고 뒤척이는가? 제대로 된 수면 습관을 들이고 싶은가? 니시노 세이지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의 책 <최고의 수면법>(북라이프)과 <숙면의 모든 것>(브론스테인)을 바탕으로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은 숙면의 건강법을 소개한다.

 


 

매일 누적된 수면 부족이 치매·암·당뇨·우울증 등 불러일으켜
잠든 직후 90분간 ‘푹’ 수면의 질 높이면 개운한 아침 맞이


장시간 깨어 있으면 수면 압력…‘90분 푹’으로 수면 압력 해소
양말 신은 채 잠자리? NO!…잠들기 전 머리 쓰기 절대 금물

 

우리는 평균적으로 인생의 1/3을 잠을 자는 데 쓴다. 자는 동안 우리의 뇌와 몸속 장기들은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만큼 ‘얼마나 자느냐’ 보다 ‘어떻게 자느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


잠자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극심한 피로감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육체적·정신적으로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혈압·당뇨·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거나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증·불안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면역기능 저하로 다른 질변에도 취약해진다.


그래서인지 SNS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상품들이 유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중 ‘수면’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꿀잠을 돕는다는 마약베개, 수면 장애의 일종인 수면무호흡을 방지하는 꿀잠밴드나 코숨테이프 등의 상품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런 상품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한국은 잠 못 이루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평균적으로 인생의 1/3을 잠을 자는 데 쓴다. 자는 동안 우리의 뇌와 몸속 장기들은 휴식을 취하며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진출처=Pixabay> 

 

한국인·일본인 수면 시간 꼴찌


‘90분 숙변법’ ‘수면 부채(睡眠負債, Sleep debt)’란 말을 세상에 널리 퍼뜨린 니시노 세이지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저서 <숙면의 모든 것>에서 ‘잠 못 드는 사람들’에게 얼른 ‘수면 부채’부터 갚으라고 경고한다.


“뇌혈관에 지병이 있는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내일 살아 있기 위해서라도 절대 잠을 줄이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니다’라고. 수면 연구자인 내가 사람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런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적을 것이다.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으니 잠을 줄 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일본인은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힘쓰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성과를 올리려면 ‘자는 시간도 아까워하며’ 일이나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사고방식이 뿌리 깊다.”


세이지 교수의 지적처럼 실제로 수면 시간에 관한 국제적인 조사결과를 보면, 일본인은 어떤 조사에서나 대체로 최하위 아니면 꼴찌에서 두 번째다. 즉, 일본인의 수면 시간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뜻이다.


매년 후생노동성에서 실시하는 ‘국민 건강영양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이상 7시간 미만’인 사람의 비율은 남성 35.0%, 여성 33.4%였다. ‘6시간 미만’인 사람은 남성 36.1%, 여성 42,1%였으며, ‘5시간 미만’인 사람도 40대와 50대 남녀 모두 10% 이상, 즉 10명 중 1명은 있다는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잠을 줄이는 것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는데도 말이다.


OECD 조사를 살펴보면 한국 역시 수면 시간이 최하위권이다. 특히 직장인과 학생의 수면 시간이 짧은 편에 속하는 것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장, 학교 등에서 24시간 중 근 반나절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벌써 늦은 밤이 되어버리곤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내기 위해 종종 밤늦게까지 있다가 적절한 수면 시간을 취하지 못하고 피곤한 상태로 계속 반복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몸은 수면부족이란 빚을 지게 된다. 이게 바로 수면 부채다.

 

수면 부채가 꾸준히 누적되면 치매나 암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찾아오는 방아쇠가 된다고 한다. 게다가 몸과 머리가 제대로 된 효율을 못 내다보니 업무나 공부의 효율이 턱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수면이란 빚 짊어진 사람들


피로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단순히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수면 습관을 들일 솔루션은 없는가?


세이지 교수는 왜 수면이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수면을 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솔루션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 머리말에서 ‘수면 부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2017년 일본 NHK에서 ‘수면 부채는 위험하다’는 내용을 방송으로 다룬 후 ‘수면 부채’가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당시에는 ‘수면 부채’가 유행어 톱10에 오를 정도였다. 이와 같은 일본 사회의 반응에 누구보다 놀라고 당혹스러워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수면 부채’라는 단어는 스탠퍼드 대학 수면생체리듬연구소의 초대 소장인 윌리엄 C. 디멘트 교수가 제일 먼저 사용한 개념으로, 수면 연구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개념이다.

 

또한 얼마 전에는 일본에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방송하는 CBS 도쿄지국에서 일본의 수면 부채를 취재했다. 그야말로 역수출인 셈이다. 이러한 강연과 취재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접할 수 있었는데, 여성과 아동의 수면 문제,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서 발생하는 수면장애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 질문에 대답하려고 책을 펴내게 됐다.”

 

▲ 사람은 잠든 직후 나타나는 논렘수면에서 가장 깊이 잠드는데 이때 수면 압력이 대부분 해소된다. 피부 미용과 세포 재생을 돕는 성장 호르몬 역시 가장 많이 분비된다. <사진출처=Pixabay> 

 

잠 못 드는 아이들 위험천만


세이지 교수는 “‘수면 부족’은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의 수면도 걱정스럽다”고 개탄한다.


“일본에서는 밤 10시, 11시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걷는 부모를 쉽게 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어린이는 부모의 생활 패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이 당연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저녁형 생활습관이 몸에 배고, 늘 잠이 부족해지며, 수면장애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뇌와 신체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기 아동의 경우,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성인보다 심각하다. 그러므로 수면 부족이 아동을 포함하여 일본의 사회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들어 수면 부족과 아동 발달장애의 상관관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지만, 발달장애가 수면장애를 일으키거나 유소년의 수면장애가 발달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있다.

 

또한 불면증이 있는 임산부가 출산한 아기는 저체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아동의 수면장애, 생체리듬 장애의 원인은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뱃속까지 거슬러 올라가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생물은 왜 잠을 자야 할까? 수면은 매우 무방비한 상태다. 그만큼 커다란 위험을 동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잠을 안 자는 동물은 없다. 철새 중에는 날면서 자는 종이 있고, 물고기 중에는 헤엄치면서 자는 종이 있을 정도다. 수면이 생명의 존속에 커다란 위험을 동반하는 행위인데도 동물은 ‘어떻게 하면 잡을 안 잘 수 있는가?’ 하는 방향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잠을 자는’ 쪽을 선택하고 진화해왔다. 그런 만큼 수면은 모든 생명현상의 기반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이지 교수는 “수면은 방을 어둡게 하면 뇌가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수동적인 현상이 아니라 뇌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면서 “잘 먹고 운동하는 습관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만들듯이, 수면하는 습관도 건강 및 풍요로운 인생과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좋아하는 음식이나 잘하는 운동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수면에도 개인차가 있다고.


그래서 세이지 교수는 이상적인 한 가지 방법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의 생활에서 자신에게 맞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는 수면법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잠의 질 좌우하는 황금시간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을 소개한 뒤로 일반인에게 강연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어느 날 강연을 마치고 이런 질문을 받았다. ‘강연을 듣고 수면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말씀해주신 수면법을 실천하려는데, 90분 주기로 개운하게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나는 ‘90분의 배수로 자더라도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수면의 리듬은 90분 주기, 90분의 배수가 꿀잠의 비결이라고 믿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그는 일찍부터 “양질의 수면은 수면이 시작된 직후 90분으로 결정된다”고 강조해왔다. 맨 처음 90분 동안 수면의 질이 좋다면 나머지 수면의 질도 비례해 올라가는데 이처럼 잠이 90분으로 승패가 갈리는 이유를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 보이기도 했다.


“수면은 잘 알려진 것처럼 논렘수면과 렘수면으로 나뉜다. 이 두 가지 수면이 하룻밤에 몇 번씩 반복해서 나타나며 1주기는 대략 90~120분이다. 사람은 잠든 직후 나타나는 논렘수면에서 가장 깊이 잠드는데 이때 수면 압력(자고 싶어 하는 욕구)이 대부분 해소된다. 피부 미용과 세포 재생을 돕는 성장 호르몬 역시 가장 많이 분비된다. 잠든 직후 90분 동안 숙면을 취하면 나머지 잠의 질도 따라서 높아지므로 적게 자도 다음 날 피곤하지 않고 몸이 가벼워진다.”


그렇다면 황금시간 90분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세이지 교수는 그 해답은 “체온과 뇌에 있다”면서 “잠들기 전 반복했던 나쁜 습관을 없애고 몸을 잠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밤에 질 높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낮 동안 완벽하게 깨어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전문가적 관점에서 각성·수면과 연계된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하는 법과 하루의 패턴을 생체리듬에 가장 알맞게 운용하는 법을 제시한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고정하자. 특히 취침 시간을 고정해야 한다. 이는 탁월한 인지 행동 치료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규칙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고 평소에는 규칙적으로 살지만 ‘내일은 출장 때문에 4시에 일어나야 하니 지금 바로 자고 싶다!’라는 날도 있게 마련이다. 90분만 자고 일어나서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 밤에도 한시라도 빨리 자지 않으면 시간은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어린아이처럼 눕자마자 잠들도록 도와주는 두 개의 스위치를 소개하려 한다. 그 스위치란 바로 ‘체온’과 ‘뇌’다. 체온과 뇌라는 스위치를 누르면 우리의 몸과 머리는 수면 모드로 전환되어 수면의 질이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다.”

 

잠의 질을 높이는 전략


세이지 교수는 ‘잠의 질을 높이는 각성 전략’도 귀띔하면서 ‘기상의 여백 만들기’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아침에 알람을 두 개 설정하자. 만약 오전 7시에 무조건 일어나야 한다면 6시 40분과 7시, 두 번의 알람을 맞춘다. 이때 6시 40분과 7시 사이의 20분을 기상의 여백으로 볼 수 있다. 아침 무렵에는 렘수면의 지속 시간이 길어지므로 20분을 전후로 논렘수면에서 렘수면으로 전환된다. 알람 두 개는 이 전환 시점을 공략하는 작전이다.

 

첫 번째 알람을 맞출 때는 아주 미세한 소리로 짧게 설정해야 한다. 렘수면일 때는 잠에서 깨기 쉬우므로 작은 소리에도 금세 눈이 떠진다. 작은 알람 소리를 알아차렸다면 렘수면 상태에서 깨어났다는 의미이므로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다.

 

첫 번째 알람이 울렸을 때 일어나지 못해도 괜찮다. 이때 일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아직 논렘수면 중이라 한창 단잠에 빠져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첫 번째 알람 소리가 너무 크면 논렘수면 상태에서 눈이 떠져 지끈거리는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아울러 그는 수면에 도움을 주는 음식, 잠과 가장 최적화된 조명과 환경, 숙면에 도움을 주는 침구류 등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무엇보다 수면 전문가로서 잠에 대한 해법을 과학적인 최신 연구 결과로 보여주지만 어렵지 않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적인 수면의 경우, 잠이 들면 먼저 비렘수면(뇌화 몸이 휴식하는 수면)에 들어가고 그 후에 렘수면(퇴는 활동하지만 몸은 휴식하는 수면)으로 이행한다. 수면 중에는 기본적으로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교대로 반복된다. 비렘수면에는 4단계가 있으며, 뒤로 갈수록 깊은 수면이 되고, 비교적 길게 비렘수면이 지속된다. 그리고 이윽고 렘수면으로 넘어간다. 비렘수면이 시작될 때부터 렘수면이 끝나기 전까지를 ‘수면 주기’라고 하며, 이 주기가 4~5회 반복된 뒤 잠에서 깨어난다.


세이지 교수는 “수면 주기가 약 90분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수면 주기는 개인마다 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것”이라며 “수면 주기는 대체로 90~110분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연구자에 따라서는 80분 정도라는 사람도 있고, 120분 정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면 주기가 90분인 사람과 120분인 사람은 30분이나 차이가 나는데, 이것이 2~4회 반복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개인의 수면 주기도 항상 일정하지는 않다. 건강 상태나 피로도 능 컨디션에 따라 변한다. 자기 전에 술을 조금 마셔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잠이 들고 몇 시간 후에 깨어나아야 가장 개운한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정상적인 경우, 새벽녘에는 깊은 비렘수면이 줄어들고 렘수면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깨어날 준비가 된다. 그러나 정상적이고 건강한 수면 주기가 흐트러지면 수면의 질도 나빠지며, 깨어나도 개운하지 않다. 다시 말해, 90분 주기가 아니라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수면 리듬 사소한 것에 흔들


그런데 수면 리듬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흐트러지기 쉽다고 한다. 흔히 수면 상황을 살펴볼 때는 편의상 30초 단위로 수면 단계를 기록하는데, 뇌파는 30초 사이에도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수면 리듬은 아주 사소한 것에도 흐트러진다.

 

정상적인 수면의 경우, 갓 잠이 든 입면 초기에 비렘수면 3·4단계와 같은 깊은 수면(이를 ‘여파 수면’ ‘깊은 수면’이라고 한다)이 나타나고 짧은 렘수면이 이어진다. 그리고 새벽이 가까워지면서 깊은 비렘수면은 사라지고 렘수면이 길어진다.


세이지 교수는 “수면에 전혀 문제가 없는 젊고 건강한 사람은 이런 패턴이 비교적 잘 유지되지만, 불먼이나 중도 각성(한밤중에 몇 번씩 눈을 뜨고 잠이 들지 않는 것) 증상이 있는 사람, 혹은 수면무호흡증후군 같은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패턴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수면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은 새벽에도 깊은 비렘수면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 잠이 잘 들지 않거나, 잠이 들어도 한밤중에 몇 번씩 잠에서 깨거나(중도 각성), 원하는 시각보다 2시간 정도 일찍 눈을 뜨는(조조 각성) 등 불면 중상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난다. 혈압이나 혈당치가 높아지는 등 여러 가지 ‘질환 예비군’의 징조도 나타나기 쉽다. 이런 상태가 되면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세이지 교수는 단순히 방을 어둡게 하고 눈을 감으면 잠이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수면이란 그런 수동적인 활동이 아닌 뇌의 능동적인 활동임을 최신과학 연구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알려준다.


아울러 숙면의 핵심 포인트로 △목욕은 취침 90분 전에, 샤워는 취침 30분 전에 하라 △양말을 신은 채 잠들지 마라 △잠들기 전에는 절대 머리를 쓰지 말라고 귀띔한다.


체형에 따라 침구의 경도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나 집안의 전등 종류만 바꾸어도 좀 더 수면을 취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는 사실은 언뜻 들으면 상식처럼 들린다. 하지만 최신 과학 연구 결과를 통해 실제로 그렇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언뜻 아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클 것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포토뉴스
3월 다섯째주 주간현대 1245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