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꾸 현장 달려가는 내막

“미래 철저히 준비해 다시 한 번 벽 넘자”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3/27 [14:5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꾸 현장 달려가는 내막

“미래 철저히 준비해 다시 한 번 벽 넘자”

송경 기자 | 입력 : 2020/03/27 [14:54]

삼성종합기술원 찾아 신기술 개발 현황 점검 등 광폭 행보
AI 반도체 등 선행 기술 논의…미세먼지 연구소 추진 전략도
올해로 6번째 현장 경영…사업현황·미래 먹거리 꼼꼼히 챙겨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25일 오전 삼성 연구·개발의 심장으로 통하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현장 경영’ 릴레이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전전긍긍하고 있고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 삼성 연구·개발의 심장으로 통하는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현장 경영’ 릴레이를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3월25일 오전 수원에 위치한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이 부회장 주재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의 혁신 소재 등 선행 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이밖에도 사회적 난제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미세먼지 연구소의 추진 전략 등도 살펴봤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부회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 사장,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곽진오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등이 배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하고,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벽을 넘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미래기술의 최전선인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은 것은 위기를 차세대 미래기술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삼성종합기술원은 1987년 미래 준비를 위한 기초 연구와 핵심 원천기술 선행 개발을 위해 개관했으며, 현재는 17개 연구실(Lab)에서 1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국면에도 연일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와 브라질 마나우스 방문, 2월 EUV  V1라인 방문, 3월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북 구미사업장 방문, 3월19일 아산 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 등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도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마스크 해결사’로 한몫


삼성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마스크 부족 사태가 빚어지자 ‘마스크 해결사’로도 한몫 톡톡히 했다. 국내 마스크 제조기업 생산량 증대 지원,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개 기부 등 국내 마스크 공급 확대를 위한 긴급 지원에도 나선 것이다.


삼성은 먼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경험을 활용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 받은 E&W(경기도 안성시), 에버그린(경기도 안양시), 레스텍 (대전광역시 유성구) 등 3개 마스크 제조기업들에 3월3일부터 제조전문가들을 파견해 지원을 시작했다.


삼성의 제조전문가들은 해당 기업들이 새로 설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기존에 보유한 생산 설비를 활용해 단기간에 생산량을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현장 제조공정 개선과 기술 전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신규 설비를 설치해 놓고도 마스크 생산이 가능한 상태로 장비 세팅을 하지 못한 일부 기업들의 장비 세팅과공장 가동도 지원했다. 특히, 삼성은 일부 제조사가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금형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금형을 제작해 지원하기도 했다.


해외에 금형을 발주할 경우 수급에 최소 1개월 이상 걸리지만, 삼성은 광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 7일 만에 금형을 제작해 제공했다.


앞서 삼성은 지난 2월 화진산업(전라남도 장성군)에 스마트공장 전문가들을 투입해 마스크 제조라인 레이아웃 최적화, 병목 공정 해소 등 설비 효율화를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이 하루 4만 개에서 10만 개로 크게 늘어난 바 있다.


또한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계열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해 캐나다, 콜롬비아, 중국, 홍콩 등에서 마스크 28만4000개를 긴급 확보했으며. 이를 국내로 수입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지역에 기부했다.


삼성은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마스크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해지는 대로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유통업체를 통해 이를 직접 수입할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은 정부 부처들과 협력해 마스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인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멜트블로운’ 수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멜트브로운은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마스크 제조사들은 그동안 국산 필터를 주로 사용해 왔고, 그 외의 수입처는 중국이 유일했지만 현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입 루트가 막힌 상태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부가 지정한 해외 필터 공급업체와 구매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수입해 조달청에 전량 납품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미 도입이 확정된 53톤 이외에추가 물량을 구매 대행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멜트블로운 53톤은 마스크 2500만 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삼성전자 D램에 EUV 첫 적용


한편,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D램에 EUV(노광 장비) 공정을 적용해 양산 체제를 갖췄다.


삼성전자가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1x) 10나노급(1나노: 10억 분의 1미터) DDR4(Double Data Rate 4) D램 모듈 100만 개 이상을 공급하여 글로벌 고객의 평가를 완료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 최초로 차세대 D램 제품부터 ‘EUV 공정’을 전면 적용해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돌파할 채비를 갖추고 D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하면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 공정을 줄이면서 패터닝 정확도를 높이게 되어 성능과 수율을 향상시키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차세대 제품의 품질과 수율도 기존 공정 제품 이상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다.


EUV를 이용해 만든 4세대 10나노급(1a) D램은 1세대 10나노급(1x) D램보다도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을 2배 높여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성능과 용량을 더욱 높인 4세대 10나노급(1a) D램(DDR5, LPDDR5)을 양산하고 5세대, 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 5G, 자율주행 분야의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EUV 기술’ 연구에 큰 관심을 갖고 챙겨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당시 EUV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갔으며, 올해 1월과 2월에도 화성 반도체연구소와 세계 첫 EUV 전용 생산기지인 V1라인을 방문해 개발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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