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용 화장품 625개 유해색소·중금속 실태조사

미국은 금지한 타르색소 사용…괜찮을까?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4/03 [14:58]

입술용 화장품 625개 유해색소·중금속 실태조사

미국은 금지한 타르색소 사용…괜찮을까?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4/03 [14:58]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625개 제품 중 98.4% 타르색소 20종 사용…기준 강화해야
맥 레트로 매트 립스틱,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 ‘표시 부적합’

 

▲ 시중에 판매되는 립스틱·립라이너·립글로스·립밤·립틴트 등에 몸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사진은 립스틱 제품들의 PR 장면. <사진은 기사 속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최근 1인 방송 등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화장품을 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입술용 화장품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조 화장품으로 전문매장이나 로드숍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입술에 바르는 제품의 특성상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할 때 함께 먹을 가능성이 높아 유해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립스틱·립라이너·립글로스·립밤·립틴트 등에 몸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소비자원이 입술용 화장품 625개 제품을 대상으로 타르색소 사용실태와 중금속(납·카드뮴·안티몬·크롬) 함량 등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타르색소는 콜타르나 그 중간생성물에서 유래되었거나 유기 합성하여 얻은 색소, 염, 희석제와의 혼합물을 가리킨다. 시각적·미적·상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제조과정에 넣는 합성착색료로 식품·화장품·의약품·의료기기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첨가물이다. 그러나 타르색소는 간독성·천식·암 등을 유발하거나 다량 복용 시 각종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체 위해성과 관련한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조사결과 모든 제품이 안전 기준에는 ‘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일부 색소가 사용되고 있어 타르색소 기준 강화 및 전성분 표시방법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625개 제품의 타르색소 사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615개 제품(98.4%)이 총 20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하고 있었다. 615개 제품은 평균 3종(최소 1종, 최대 17종)의 타르색소를 사용했고, 적색 202호(66.2%), 적색 104호의(53.7%), 황색 5호(51.7%), 황색 4호(43.3%) 등의 사용빈도가 높았다.


적색 202호는 입술염 등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입술용 화장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조사대상의 절반 정도에 사용되고 있는 황색 4호, 황색 5호는 두드러기 등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나 천식·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일부 제품에서 사용이 확인된 적색 2호, 적색 102호의 경우 미국에서는 식품·화장품 등에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나, 국내에서는 내복용 의약품·구강제제 및 영유아·만 13세 이하 어린이 화장품 이외에는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등색 205호의 경우 국내외에서 식품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일반 화장품에 사용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눈 주위 화장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금지를 하고 있어 안전성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특히 입술용 화장품은 어린이나 청소년도 전문매장이나 로드숍에서 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섭취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적색 2호, 적색 102호, 등색  205호 등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는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개 제품의 중금속 함량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 제품에서 납, 카드뮴, 안티몬, 크롬 등은 검출되지 않아 안전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20개 중 3개 제품(15%)이 제조번호나 사용기한, 한글표시 등을 누락하여 ‘화장품법’ 기준에 부적합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화장품법에 따라 명칭, 책임판매업자의 상호,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개봉 후 사용기간(개봉 후 사용기간을 기재할 경우에는 제조연월일을 병행 표기)을 반드시 기재·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원 조사결과 20개 중 1개 제품은 제조번호를 표시하지 않았고, 2개 제품은 사용기한을 표시하지 않고 한글표시가 없어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표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은 핑키립크레용(핑크공주/비씨엘코스메틱), 맥 레트로 매트 립스틱(코로모컴퍼니),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티아라) 등이었다.


한편, 대부분의 입술용 화장품은 내용량이 10㎖(g) 이하이므로 포장에 전성분을 표시할 의무가 없으나, 소비자가 제품 선택 시 안전성 우려가 있는 타르색소 등의 포함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첨부문서·QR코드 등을 통해 전성분을 표시하는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제품의 표시개선을 권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입술용 화장품에 대한 일부 타르색소의 사용제한 검토, 입술용 화장품의 표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및 전성분의 표시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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