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정치학

70%→100% 방향 틀어…전 국민 재난지원금 받을까?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4/10 [13:34]

재난지원금 정치학

70%→100% 방향 틀어…전 국민 재난지원금 받을까?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4/10 [13:34]

“미국·독일 GDP 대비 6.3%, 4.8% 쓸 동안…한국은 1.2% 불과“
여야, 일제히 보편 지급 주장…시민단체, 선별 환수 방식 제안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6일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정치권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모든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에서 편성했던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와 현재 정부의 예산 규모를 고려하면 재정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라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예산 당국은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4월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경기부양책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각각 국내총생산(GDP) 대비 6.3%, 4.4%, 1.8%, 1.8%만큼의 재정 지출을 계획했다.


이 수치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1.2%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1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 3000억 원 규모의 예비비, 가족돌봄휴가 긴급 지원 2조8000억 원, 긴급재난지원금 9조1000억 원 등을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을 빼고 계산하면 이 수치는 0.7%에 불과하다. 입법조사처는 국가 재정이 300조 원 규모였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28조4000억 원 규모의 추경으로 대응했다는 점을 들면서 정부 재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9년 당시 추경의 본예산 대비 비율을 현재 수준에 적용하면 적어도 48조 원 정도의 재정 지출을 단행할 여력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GDP 대비 1.8%를 쓰는 영국이나 프랑스만큼 지출을 늘린다고 가정하면 지출 규모는 35조 원가량이 된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실물 충격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탓에 미국·중국·유럽 등에서 나타나는 실물경제 위기에서 오는 충격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대규모 해고 방지, 실업자·저소득층 지원 확대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 이하 1400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4월6일 여당은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단 한 명의 국민도 예외를 두지 않고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이 그 취지를 더욱 잘 살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집권 여당의 이 같은 제안에 민생당·정의당 등 범여권은 일제히 화답했다. 민생당은 정부와 청와대가 당초 목표한 5월보다 더 앞당겨 4월 중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촉구했고, 정의당은 가구가 아닌 개인을 기준으로 삼아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100만 원씩이 일괄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금성 지원에 대해 회의감을 내비치던 미래통합당 역시 입장을 선회했다. 가구가 아닌 개인을 기준으로 지급하되 예산 규모를 고려해 지급액을 1인당 50만 원 수준으로 낮추자는 제안을 내놨다.


정치권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보편 지급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국가 재정을 연구하는 '나라살림연구소'는 전 국민에 개인 단위로 40만~50만 원씩을 지급한 후 고소득자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선별 환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정 건전성까지 따져봐야 하는 예산 당국만 난감한 처지가 됐다. 여당 주장대로 전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13조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정부안보다 3조9000억 원 더 많다.


통합당 안대로라면 관련 예산은 기존 대비 15조9000억 원 더 많은 25조 원까지 늘어나야 한다. 1차 추경으로 이미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1%, 41.2%까지 높아졌다. 기재부는 그간 두 지표를 각각 4.0%, 40%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암묵적인 룰로 삼아왔다.


기재부는 정치권 주장과 별개로, 기존에 정부에서 발표한 스케줄대로 재난지원금 지급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의 지급 기준은 긴급성과 형평성, 국가 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이미 결정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부는 이 결정과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기준에 따라 2차 추경 편성을 조속히 마무리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세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제출 시점은 총선 후가 되리란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6월 둘째주 주간현대 1146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