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공정위 과징금 철퇴 왜?

지주사가 계열사에 무상으로 750억 담보 제공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4/10 [15:22]

아모레퍼시픽, 공정위 과징금 철퇴 왜?

지주사가 계열사에 무상으로 750억 담보 제공

송경 기자 | 입력 : 2020/04/10 [15:22]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과 계열사 코스비전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 아모레퍼시픽이 계열사의 자금 차입을 돕고자 예금담보 수백 억 원을 무상으로 부당 지원했다가 공정위의 제재를 받게 됐다.  

 

화장품 제조·판매 대기업집단인 아모레퍼시픽이 계열사의 자금 차입을 돕고자 예금담보 수백 억 원을 무상으로 부당 지원했다가 공정위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 소속 주식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예금담보를 제공하여 계열회사인 주식회사 코스비전이 저리로 대규모의 시설자금을 차입하도록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4월6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결과 아모레퍼시픽의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사의 정기예금 750억 원을 담보로 무상 제공하여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지원했고, 코스비전은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 원의 대규모 시설자금을 1년간 5차례에 걸쳐 저리로 차입하여 신공장의 건축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코스비전의 원가경쟁력이 강화되고 공급능력이 향상되는 등 경쟁여건이 개선되어 코스비전이 속한 거래분야에서 유력한 사업자로서의 지위가 유지·강화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주식회사 코스비전은 2008년 1월8일 법인으로 전환한 후 본격적으로 화장품 제조 및 판매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11년 10월 주식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00% 자회사로 계열 편입됐고, 코스비전이 제조하는 화장품은 모두 ‘아모레퍼시픽’ 기업집단 내 화장품 판매계열 회사인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코스비전은 ‘아모레퍼시픽’ 소속 화장품 판매계열 회사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매출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2013년 생산능력의 확대를 위해 신공장의 건설을 추진했으나, 2015년부터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이미 공장 신축비용 부담 등에 따른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이었으며, 대규모 자금 차입에 필요한 담보능력도 부재하여 자력으로 금융기관 차입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 원의 시설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자사가 보유한 우리은행의 750억 원 정기예금을 무상으로 담보 제공했다. 그 결과 주식회사 코스비전은 2016년 8월~2017년 8월 기간 동안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 원의 시설자금을 1.72~2.01%의 저리로 5차례에 걸쳐 차입할 수 있었다.


이때 코스비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적용받은 금리(1.72 ~ 2.01%)는 코스비전의 개별정상금리(2.04 ~ 2.33%)보다 최소 13.7% 이상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코스비전은 이로 인해 600억 원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시설자금을 차입받을 수 있었고, 낮은 금리 적용으로 인한 수익(1억3900만 원)까지 수령하는 과다한 경제상의 이익을 제공받았다.


이 같은 지원 행위를 통해 코스비전의 경쟁여건이 개선되었고 코스비전이 경쟁하는 시장 내에서 유력한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유지·강화하면서 관련 시장의 공정한 거래를 가로막았다.


코스비전은 아모레퍼시픽의 지원 행위를 통한 신공장 건축으로 화장품 제조 및 포장 능력이 40~50% 이상 증가되었고, 제조 공정 자동화 등으로 품질이 향상되는 등 생산능력이 개선되었다. 뿐만 아니라 2016~2017년 국내 화장품 OEM·ODM 시장에서 3위 사업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등 유력 사업자로서 그 지배력을 강화할 수도 있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부당 지원과 관련 “이는 모기업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를 위해 예금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금리차이로 인한 부당이득의 규모가 현저하게 크지 않고, 차입자금이 실제 신공장 건축에 전액 활용되는 등 한계기업 지원이나 사익편취와는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코스비전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코스비전에 각각 4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건은 대기업집단 소속회사가 판매계열회사에게 생산물량 전량을 공급하는 생산계열회사에 대해 생산계열회사 자력으로는 어려운 대규모자금 저리차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여 그 결과로 경쟁제한성을 야기한 사례”라면서 “대기업집단이 계열회사 간 부당한 지원행위를 통하여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을 강화한 사례에 대해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 활동에 신중을 기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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