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페스트라이쉬 교수 직격 인터뷰

“잘못된 길로 가는 미국…지식인으로서 두고 볼 수 없었다”

인터뷰어/박대석(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04/10 [16:04]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페스트라이쉬 교수 직격 인터뷰

“잘못된 길로 가는 미국…지식인으로서 두고 볼 수 없었다”

인터뷰어/박대석(칼럼니스트) | 입력 : 2020/04/10 [16:04]

토종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임마누엘 이 페스트라이쉬(한국이름 이만열)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끌고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동아시아 고전문학 분야의 석학으로, 미국 예일대에서 중문학 학사, 일본 도쿄대에서 석사,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지난 10여 년간 한국에서 지내왔으며 미국과 한국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지난 4월4일 미국 대선 출마를 전격 발표했다. ‘출마의 변’으로 “오늘날 미국 정부와 언론, 교육기관, 공동체 의식 등은 모두 붕괴 직전에 있다”며 “한국의 홍익인간 이념과 같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나라, 진실을 기반으로 한 정책과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지난 4월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로 본지 회의실에서 박대석 칼럼니스트와 대담을 갖고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동기와 포부를 밝혔다.

 


 

트럼프 정권, 백인들 위주의 정책으로 기울어 고립주의 자초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 팽배…지식인이 바른 길로 인도해야

 

▲ 임마누엘 이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4월6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로 본지 회의실에서 박대석 칼럼니스트와 대담을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전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퇴화되고 있다. 진실을 기반으로 한 정치 대화나 논의가 없어지고 있어 걱정이 됐다. 공화당이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을 봐도 핵심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미국에서 좋은 혜택과 교육을 받은 지식인으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보고 가만 있을 수 없어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미국의 가치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 당면한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가.


▲미국은 현재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단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공통된 문제들이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첫째, 공동체를 위한 건설적인 대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식인들마저도 자신의 앞날만 생각하고 있고,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사라지고 있다. 정치인들과 기업인들도 자신의 앞길만 생각하면서 공동을 위한 정책 추진이 사라지고 있다. 나는 지난 6개월간 워싱턴에 머물면서 동아시아 관련 정책 추진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잘 안 됐다. 현재 미국은 그러한 것에 관심도 없고 오로지 경제적 이득에만 관심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부터 미국 위주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정책이 많아졌다고 보나.


▲미국의 전통적 가치는 다양성을 인정하며 법치국가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가치들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백인 우월주의, 미국 우선주의 등 고립된 생각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아시아 문제를 싫어하고, 국제협력에는 관심이 없다. 1860년대 백인을 중심으로 한 남북전쟁 이전 당시와 비슷한 생각이 커지고 있다. 모든 정치와 행정을 백인들 위주로 하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지식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된다. 나라가 잘못된 길로 빠지고 있다면 많은 지식인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하는데, 그러한 책임감을 못 느끼고 단순히 자신만 돈을 잘 벌고 가족들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코로나19 위기와 관련, 미국은 휴지 등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인데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 두 나라에서 이러한 차이가 나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이라 보나.


▲한국은 코로나뿐 아니라 정부와 언론, 시민들이 협력하고 같은 목표로 가는 시민의식이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공동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이나 선비정신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좋은 전통을 많이 가지고 있다. 나는 세종대왕, 정약용, 이순신 등의 일대기를 보고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많이 공부한 사람들이 자신의 앞날보다는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또 이러한 지식인들이 가진 정신들이 한국인들에게 지금도 남아 있다고 본다.


반면에 미국의 공동체 의식은 깨졌다.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도 미국과 비슷하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정부의 통제 권고가 자기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도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잘되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 점에선 미국이 한국에게 배워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정권이 앞선 오바마 정권과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인 의견을 자주 경청했다. 동아시아 질서 유지와 관련해서도 지식인 의견을 활용해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대응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권에선 이러한 오바마 정권의 장점들이 사라졌다. 나쁘게 말하면 고립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백인들 중심으로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기 시작했다.

 

또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에게 어떤 이익이 줄 수 있을지부터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자신들 이익과 크게 관계가 없는 아시아 관련 문제에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어졌고, 관심있게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코로나 책임 묻기보다 방역 먼저”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다툼 속에서 한국이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내가 한국인으로 말하자면, 한국은 어느 국가를 지지할지를 결정하고 따르기 보다 한국만의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주변 국가들에게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며 창의적인 외교 전략도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한반도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외교적 문제들에 대해 대응책이 충분히 마련돼 있어야 한다. 한반도 주변의 평화가 크게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미국 또는 중국 중 한 국가를 정해 맹목적으로 그 나라의 목소리를 따를 게 아니라 한국의 입장만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 핵심국가와 관계를 어떻게 맺어갈지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피해 책임을 중국에 묻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코로나19 관련 피해를 중국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게 미국에는 별로 유리하지 않다고 본다. 많은 학자들은 제2·제3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확산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방역 시스템 구축이 먼저이지, 단지 누구 때문에 전염병이 퍼졌다는 식의 책임 문제를 가르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건설적인 정책과 제도, 국제 협력을 통해 전 세계가 힘을 모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나는 지난 12년간 한국에 머물면서 행복하게 살아왔다. 한국 전통문화를 공부하며 많은 감명을 받았고, 미국의 위기 순간에 한국 사람들의 많은 응원을 받으며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미국 대통령 출마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나은 미래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의 위대한 정신들이 전 세계의 ‘보편적 가치관’이 되도록 알리는 노력도 하겠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포토뉴스
5월 넷째주 주간현대 1144호 헤드라인 뉴스
1/3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