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재난 대응 의료체계 강화 방안 발표

“감염병연구센터 신설하고…공공의대 추진하겠다”

김수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5/22 [10:25]

박원순, 재난 대응 의료체계 강화 방안 발표

“감염병연구센터 신설하고…공공의대 추진하겠다”

김수정 기자 | 입력 : 2020/05/22 [10:25]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감염병 연구센터와 역학조사실을 만든다. 또 서울 감염병 대응단계를 7단계로 세분화하고 지자체 최초로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2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표준방역모델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예산은 2024년까지 2800억 원 정도가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감염병 대응역량과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지방정부도 감염병 대응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전면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들이 국방에 쓰는 50조 원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듯, 감염병 예방에 충분한 투자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가장 생산적이고 유효한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제2·제3 유행 대비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1000억 투자 서남대에 공공의대 만들고 그 인력 시립병원 공급

 

지난 120일 동안 코로나19와의 싸움 최전선에서 대응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방역이 성공해야 대한민국 방역이 성공한다”면서 서울형 표준방역모델 구축 및 재난 대응 의료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지난 5월20일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가진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삼성서울병원 의료인 확진 판정과 관련, “아직까지 첫 확진자에 대한 감염경로는 불명확하며 앞서 이태원클럽 집단감염에서도 문제가 됐던 또다른 ‘조용한 전파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도 삼성서울병원 집단감염 관련 상황은 각별히 예민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2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열고 ‘서울형 표준방역모델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감염병 대응체계 더 정교해져야


박 시장은 또한 “조용한 전파자의 불씨는 이곳저곳에 남아 있고, 어디서든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감염병에 대응해왔던 서울시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선제적으로 강력하게 확산을 차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5년 전 메르스라는 신종 감염병을 선도적으로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의료에 대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덕분에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규모 지역감염을 막을 수 있었고 동시에 낮은 치명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 “천만인구의 메가시티에서 확진자 비율 0.008%, 치명률 0.53%가 가능했던 것은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위대한 시민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그 결과,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과 서울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갈 길이 멀다”면서 “언제 찾아올지 모를 코로나 제2, 제3의 유행에 더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그동안 중장기 재난대응 의료체계 강화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해 왔다”면서 “긴급하게 분석해보니, 감염병 대응체계가 더욱 정교해져야 하고, 공공의료가 더 확충돼야 하며, 방역물품 확보가 시급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염병연구센터와 역학조사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감염병연구센터를 올해 하반기까지 관련 전문가들로 조직을 구성해 감염병 유행 예측과 대응책을 연구할 계획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역학조사를 담당할 ‘역학조사실’이 구축된다. 신속대응단과 자치구 역학조사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감염병 대응과 공공의료 서비스를 위한 공공의료 인력도 확충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 차원의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안정적 공공의료인력 확충과 기존 의대 체제에서 인력확보가 어려운 응급 외상, 감염성 질환 역학조사, 호스피스 등 공익성이 강한 특수 분야 인력을 양성하는 게 목적이다.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박 시장은 “미리 준비하여 감염병 대응역량과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보다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다”면서 “중앙정부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것에 발맞춰 지방정부도 감염병 대응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전면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주도하는 서울형 표준방역모델 구축을 위한 계획은 크게 세 가지다. 지방정부 차원의 감염병 대응기반을 강화하고, 의료 방역자원을 강화하며, 2차 재유행을 대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박 시장은 “2015년 메르스를 극복했듯, 2020년 코로나를 이겨내고, K-방역 선도도시 위상을 넘어, 치밀한 준비로 ‘감염병 대응 세계표준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4년까지 예산 2800억 편성


다음은 박 시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공공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인원이나 규모 등은 어느 정도인가.


▲교육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서울시는 서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인수하는 내용으로 구체적인 안을 만든 적이 있다. 서울시립대 의과대학을 만들고 간호대학, 보건대학원의 필요성을 공유해 서남대 의과대가 있던 남원에 1000억 원을 투자해 의과대학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가 설립하는 공공의과대학에서) 배출된 인력을 서울시 12개 시립병원에 공급하겠다. 필요하다면 서울시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 공공의료 인력까지 우리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코로나19로 서울도 이런 의과대학을 통해 공공의료 인력을 확실히 높여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서울시의 감염병 대응 7단계 세분화를 자치구가 따르지 않을 경우 패널티 등이 부과되는가.


▲패널티를 만들지 않아도 (자치구들이) 따르게 될 것이다. 특히 감염병의 경우 광역적으로 일을 하는 것으로 서울시가 단일한 지휘권이 있다. 보건소를 통해 방역행정이 이뤄지는데 보건소장은 서울시장이 지휘하게 돼 있다. 편의상 25개 구청장에 지휘권을 주고 있지만 기본적인 지휘권은 서울시장에 있다. 7단계 단계별 상황도 따르게 된다.


-감염병연구센터를 신설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감염병연구센터 설립은) 국가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 서울에 (감염확산이) 집중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린다. 감염병의 본질과 특성에 대해서 조금씩 더 빨리 파악한다면 예방이나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와 협력해 연구역량을 집중할 논의를 함께 하면 좋을 것이다. 중앙정부가 전체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만 지방정부가 해야 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


-공공의과대학에서 육성된 인력이 12개 시립병원에 어느 정도 공급될 계획인가.


▲감염병을 다룰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은 일반 의과대학이나 민간병원에서는 담당하고 있지 않다. 특히 감염병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의 인력이 담당하는 것이 원칙이다. 민간병원은 치료에 기능이 있다. 일반병원이 오염된다든지 감염이 심각하게 일어날 경우 의료체계가 붕괴된다. 공공의료는 공공의료기관이 맡는 게 맞다. 전문적 양성이 필요하다.


-공공의료기능 강화 등에 필요한 예산은 어느 정도로 추산하는가.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시립병원 역량강화, 자치구 선별진료소 강화, 역학조사실, 감염병연구센터 설립 등에 예산을 2024년까지 2800억 원 정도 편성할 생각이다. 감염병 연구센터, 역학조사실 등은 이번에 서울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가 되면 올 하반기에 인력투입해 진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공공의과대학 설립 등은 정부와 어느 정도 논의가 된 상황인가.


▲서남병원 인수단계에서도 협의를 많이 했고 국무회의에서도 이런 문제는 한 번 제기했다. 논의는 깊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논의할 것이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우리가 정말로 제대로 투자해야겠다.

 

감염병이 확대되면서 예방을 못하면 천문학적 손실이 생긴다. 2800억 정도면 아주 충분히 투자할 만한 돈이다. 이것은 국방과 같다. 나라가 국방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50조 원을 국방에 쓰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염병 예방에 대한 투자로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건 가장 생산적이고 합리적이고 유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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