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계열사 5월의 기상도

‘소재 독립’ 한화솔루션 쾌청…한화S&C 먹구름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5/22 [11:45]

한화그룹 계열사 5월의 기상도

‘소재 독립’ 한화솔루션 쾌청…한화S&C 먹구름

송경 기자 | 입력 : 2020/05/22 [11:45]

한화그룹은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고 해외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각 계열사는 경쟁사 대비 사업의 질적 차별화를 가속화하며, 핵심사업은 글로벌 리더 수준으로 격상시킬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면서 “적어도 10년 후, 한화는 미래의 전략사업 분야에서 ‘대체 불가한 세계적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화 구성원들에게 “2020년은 일류한화의 ‘사업별 선도지위’와 ‘미래가치’를 지속확보하며,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 중 신사업 발굴과 브랜드 변신에 성공하며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화솔루션과 한화건설 스토리를 소개한다. 아울러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의 발판 역할을 한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이 된 한화S&C 이야기도 들여다봤다. 

 


 

한화솔루션 새 출범 5개월 만에 ‘脫 일본 소재 독립’ 기염
한화건설 ‘포레나의 힘’ 덕분에 ‘거제’ 완판 등 미분양 0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조사 5년 만에 한화S&C 제재 착수

 

지난 1월 석유화학·태양광·첨단소재 사업부문을 하나로 합쳐 새롭게 출범한 한화솔루션이 ‘탈(脫) 일본 소재독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인 한화솔루션은 고부가가치 화학 소재인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동안 일본 기업이 독점공급하던 고기능 광학렌즈 소재를 수년에 걸쳐 자체 기술을 개발해 상업 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 서울 중구 장교동에 자리 잡은 한화그룹 본사 전경.  

 

한화솔루션 소재 독립 결실


한화솔루션은 이달부터 전남 여수사업장에서 고순도 XDI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고 5월10일 밝혔다. 여수사업장의 생산 규모는 연 1200톤이다. 한화솔루션은 이에 따라 일본 미쓰이케미칼(연산 5000톤)에 이어 세계 두 번째 XDI 생산업체가 됐다.


XDI는 폴리우레탄의 주원료인 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의 한 종류다. 특히 순도 99.5% 이상인 고순도 XDI는 범용 이소시아네이트 대비 약 10배 이상 비싼 고부가 소재이다. 투명성과 굴절성이 우수해 기존 렌즈보다 약 30% 얇고 선명한 고급 광학 렌즈의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XDI를 활용한 고부가 제품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광학렌즈 생산업체들은 한화솔루션이 이번에 고순도 XDI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안정적으로 고품질 원료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은 미쓰이케미칼의 시장 독점으로 XDI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광학렌즈 업계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신사업인 ‘비전 케어’(고기능 광학 렌즈) 소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광학 소재분야를 시작으로 XDI 거래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주목받는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패널용 소재인 OCA(광학용 투명 접착 필름), 고급 잉크, 도료, 친환경 식품포장용 접착제, 전자 제품 포장 필름 등으로 활용 분야가 넓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ECO-DEHCH), 산업용 접착제인 수첨석유수지 등 독자 개발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차례차례 상업화하고 있다. 범용 사업에서 쌓은 공정 노하우와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고순도 XDI 역시 한화솔루션의 주력 제품인 TDI 제조 역량에서 시작됐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XDI 상업 생산으로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고부가가치 부품 사업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육성 취지에 발 맞춰 앞으로도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화솔루션 여수사업장 고순도 XDI 상업 생산라인. 

 

한화건설 포레나 효과로 완판


‘포레나의 힘’은 막강했다. 한화그룹이 ‘포레나’ 브랜드 출범 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한화건설은 경상남도 거제시 장평동 337번지 일원에 분양한 재건축 단지 ‘포레나 거제 장평’이 완판(완전판매)됐다고 5월14일 밝혔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로 유명했던 거제시에서도 한화 포레나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레나 거제 장평은 지하 3층~지상 25층, 9개 동, 총 817세대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은 총 359세대며 입주는 2021년 2월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난 2018년 10월 처음 분양됐지만 조선업 불황에 따른 거제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잔여 물량이 다수 남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한화건설의 새로운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포레나’로 단지명이 변경되고 분양 조건도 다소 개선되면서 계약률이 빠르게 증가해 모두 매진됐다.


한화건설은 지난해에도 미분양 관리지역이었던 천안에서 1순위 청약경쟁률 0.7대 1로 미분양이 예상됐던 포레나 천안 두정을 3개월 만에 완판시킨 바 있다. 이 역시 포레나 브랜드 론칭 광고가 시작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면서 계약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한화건설은 이번 포레나 거제 장평의 완판으로 지난해 8월 포레나 브랜드 론칭 이후 매진 기록을 6개 단지로 늘렸다. 또한 포레나 브랜드로 분양되거나 브랜드를 변경한 모든 단지(공사 중 단지, 입주단지 포함)를 통틀어 미분양 제로(0)를 달성했다.


한화 포레나는 론칭 초기부터 높은 인기를 끌며 주택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들의 브랜드 변경 요청도 많아 한화건설은 지금까지 10개 단지 6,674세대 규모의 기존 분양 단지를 포레나 브랜드로 변경한 바 있다.


한화건설 송희용 분양소장은 “포레나 거제 장평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직주근접 아파트로 거제 부동산 침체기에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았던 단지”라며 “한화 포레나로 브랜드를 변경하고 나서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인식이 높아졌고 거제 부동산 경기도 점차 회복되면서 단기간에 모든 계약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한화S&C 일감 몰기 ‘제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착수 5년 만에 제재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고 있는 터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5월15일  한화그룹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 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 삼형제에게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시스템 통합(SI) 계열사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2015년부터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관해 조사해왔다. 2018년에는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 사옥에 기업집단국 직원을 보내 한화·한화S&C·에이치솔루션·한화건설·한화에너지·벨정보 등 6개 관계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당국은 한화그룹의 내부 일감 비율보다는 가격의 적정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S&C는 그룹 계열사의 전산 시스템 관리와 전산장비 구매를 2001년부터 일괄 대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화S&C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혐의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쪼갠 뒤 40%가 넘는 지분을 외부에 매각했다. 공정위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기간은 2015년부터 2017년 매각 전까지다.


공정위는 발송한 심사 보고서에 관한 한화그룹 측의 의견과 소명을 들은 뒤 향후 전원 회의를 열어 심의·의결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측은 심사 보고서를 검토한 후 성실하게 소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룹 관계자는 “심사 보고서를 받은 후 4주 이내에 의견서를 내야 한다”며 “사실관계가 대립하는 부분이 있어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소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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