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공세 초강경, 김여정은 대체 왜?

김여정 비난…김정은 침묵…양동작전 구사?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6/12 [14:10]

대남 공세 초강경, 김여정은 대체 왜?

김여정 비난…김정은 침묵…양동작전 구사?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6/12 [14:10]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역할을 ‘대남 사업 총괄’이라고 확인한 데 이어 김여정 주도로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이른바 ‘백두혈통’인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과 역할 분담을 통해 2인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것을 확인한 것과 동시에 대남 사업 전면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북한은 6월9일 정오부터 남북정상간 핫라인을 비롯해 남북을 잇는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6월8일 대남사업 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계획들을 심의했다”며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차단해 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혀, 이번 지시가 김여정 부부장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연일 대남 공세 주도하는 김여정, 북한 2인자 확고한 자리매김
김정은, 6월7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대남 현안 언급 없어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연일 대남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월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자립경제 발전 및 인민생활 향상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화학공업 육성, 평양 시민의 생활 보장 등에 대한 지시를 내렸지만 최근 남북간 최대 현안인 대북 전단 살포 등 남북 문제와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최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노골적으로 대남 총공세를 퍼붓고 있는 행보와 대조적이다. 앞서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스스로 화를 청하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했다. 이어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6월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폐를 예고하며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 경고한 담화”라고 규정했다.

 

김여정 스피커, 김정은 침묵


특히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 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아닌 고위 간부가 ‘지시했다‘고 밝힌 것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김 제1부부장의 정치적 지위와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여정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3자 회동 등 주요 현장에서 김 위원장의 특사 역할을 하거나 그림자 수행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김정은 특사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정권 실세들과 남북 문제를 논의하며 국제무대에서 모습을 보였다.


이후 김여정은 지난해 말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서 당 제1부부장으로, 올해 4월에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했다. 올해 5월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불거졌을 때 후계자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영국 가디언은 김여정에 대해 “북한 정권의 심장부에 있는 인물”이라며 김 위원장의 프로파간다를 이어갈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후계자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의 높아진 존재감은 대남 비방 전선은 물론 북한 내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은 북미·남북 문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뢰를 유지하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 관계를 총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여정 담화와 관련해 6월6일과 7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에 접한 각계의 반향’이라는 제목으로 북한 고위 간부와 주민들의 비난 기고문을 잇따라 실었다. 그간 내부 결속을 위해 김 위원장의 발언이나 국정 기조를 전면에 내세워 분위기를 띄우곤 했지만 고위 간부의 담화를 내세워 선전전에 나선 것은 흔치 않다는 평가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 북미 정상 간 개인적 신뢰를 유지하고, 김여정은 김 위원장과의 협의와 지시를 통해 대남 문제의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고 김 위원장과 김여정과 역할 분담을 통해 대남 비난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김여정은 대남 문제뿐만 아니라 조직 지도부, 선전선동부, 대미 관계 등 김 위원장의 역할을 대행하며 국정 전반에서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외화 발행, 군사 문제 등에도 관여하는 등 김 위원장의 믿을 만한 파트너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6월8일 오전 한때 남북연락사무소 직통 전화에 응하지 않은 데 이어 6월9일 정오부터 남북정상간 핫라인을 비롯해 남북을 잇는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지니는 파장도 확인됐다.


임 교수는 이와 관련 “김 제1부부장이 말한 대로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실효성 있는 조치를 보이지 않으면 개성공단 전면 철거와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통일전선부는 남한에서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한)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로 시한을 못박은 만큼 당분간 남북 관계를 제대로 하지 않겠다는 취지”라며 “남북 관계의 파국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지지만 북한 자체가 시한을 두고 이야기했으므로 언제라도 개선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외교당국은 최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계기로 확인된 대남 문제 및 대외 문제에서의 높아진 위상에 주목하며 실무진 차원에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한미 북핵 수석대표간 논의가 이뤄지거나 계획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협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 선택지는 무엇


대북전단 문제와 관련해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선언을 한 가운데 남북 정상 합의사항이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가 남북 합의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북한은 6월8일 우리 측의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간 직통 전화 연결을 거부했고 다음날 정오부터 청와대를 포함 모든 통신선을 폐기한다고 선언했다. 북한 대남기구 통일전선부가 6월5일 심야 담화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지시로 남북연락사무소를 철폐하겠다고 밝힌 이후 실제 조치에 돌입한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이 언급한 조치들은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이 같은 선언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은 대북전단 금지를 법으로 막겠다는 우리 정부 조치를 평가절하하고 내부적으로 대남 강경 기조 선전에 열을 올리며 파상공세를 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첫 걸음과 같은 4·27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가 깨지고 다시 대결의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이중으로 곤욕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북한 통전부는 우리 정부의 대북전단 관련 법제화 계획에 “이제야 삐라 살포를 막을 법안을 마련하고 검토 중이라고 고단수의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그런 법안도 없이 군사분계연선 지역에서 서로 일체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군사분야 합의서에 얼렁뚱땅 서명했다는 소리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야권으로부터는 ‘북한 하명법 추진‘, ‘표현의 자유 위축’ 등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남북 합의를 안정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한이 남측의 합의 이행 진정성을 물으면 그제서야 대응 마련에 급급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막기 위해 오는 8월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검토해야 하다는 견해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대남 비난을 강화하며 단거리 무기 시험사격을 집중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본질적으로 원하는 바는 군사, 안보 문제”라며 “7월27일 정전협정일을 계기로 안전보장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안을 갖고 물밑 교섭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특사 파견, 고위급 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코로나19 국면에서 대면 협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코로나19 속에서 당 창건 75주년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며 “남북이 만나서 합의하고 뭔가 주고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선제적 행동을 통해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것은 북한의 반응에 상관없이 하면 된다. 남북 합의 국회 비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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