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지분투자로 잭팟, 김동관 안목 빛나는 내막

태양광 세계 1등 띄우더니…‘제2 테슬라’ 발굴도 대박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6/12 [14:14]

‘니콜라’ 지분투자로 잭팟, 김동관 안목 빛나는 내막

태양광 세계 1등 띄우더니…‘제2 테슬라’ 발굴도 대박

김혜연 기자 | 입력 : 2020/06/12 [14:14]

한화그룹이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투자한 미국의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가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니콜라는 상장 첫 날인 6월4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흘 만인 6월8일에는 주당 73.27달러까지 치솟으며 103.7% 폭등했다.

 

결국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가치는 상장 하루 만에 1조 원가량 폭등했고, 나흘 만에 16억 달러(약 1조9200억 원)로 치솟는 대박을 터뜨렸다. 2018년 4월 니콜라에 1200억 원을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시세차익만 1조8000억 원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니콜라 상장으로 한화그룹은 수소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아울러 니콜라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화가(家) 맏아들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2018년 당시 한화큐셀 전무)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동관 리더십’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가 1200억 투자한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 나스닥 상장
지분가치 1조9200억 폭등…수소사업 진출 교두보까지 확보


‘니콜라=제2 테슬라’ 알아본 김동관, 투자과정 연결고리 역할
‘김동관표 리더십’으로 방산→신재생 사업부문 혁신에도 탄력

 

▲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 투자 결과정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동관 리더십’도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이 미국에서 ‘잿팟’을 터뜨렸다.


한화그룹이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투자한 미국의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Nikola)’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고 주가가 폭등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화그룹은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수소 사업 진출 교두보도 확보하게 됐다. 2018년 총 1억 달러를 선제 투자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상장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니콜라의 수소 트럭 사업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8개월 만에 지분가치 20배


니콜라는 6월4일 상장에 앞서 지난 6월2일 주주총회에서 운송·에너지 분야 투자기업인 나스닥 상장사 벡토IQ와 합병안을 승인 받았다.


니콜라가 나스닥 입성에 성공하면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가치는 상장 이후 7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화그룹 측이 6월8일 밝혔다. 두 회사는 2018년 11월 약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 6.13%다.


니콜라의 지분 6.13%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절반씩 소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종속회사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주식회사 한화는 한화에너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 계열사가 75.3%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한화에너지가 39.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한화솔루션이 36.1%를 가지고 있다.


니콜라는 상장 첫 날인 6월4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122억 달러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263억 달러로 커졌다.


이렇듯 니콜라 주가가 상장 하루 만에 100% 이상 폭등하면서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가치도 상장 하루 만에 1조 원가량 뛰어올랐고, 상장 나흘 째에는 지분가치가 16억 달러(약 1조9200억 원)로 치솟는 대박을 터뜨렸다. 한화그룹이 니콜라 지분 투자에 나선 지 1년 6개월 만에 보유 지분가치가 20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니콜라 상장 대박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화그룹 관련주는 6월9일 일제히 급등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식회사 한화가 26.7%, 한화솔루션이 6.69% 오른 것을 비롯해 주식회사 한화 우선주 29.9%, 한화솔루션 우선주 26.9%로 가격 상승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월9일일 종가 기준으로 6440억 원 늘어난 9조6496억 원을 기록했다.


이렇듯 니콜라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등 한화가(家) 삼형제의 그룹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그룹 오너 3세들이 보유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의 니콜라 지분가치가 한화그룹 지주사의 지분 88%를 매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니콜라 덕분에 한화그룹 3세들이 승계자금을 한방에 해결하게 된 셈이다.

 

▲ 사진은 한화그룹 사옥. 

 

‘제2 테슬라’ 올라탄 김동관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제2 테슬라’에 올라타는 과정에서 한화그룹 오너가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한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화와 니콜라의 연결고리 한가운데 김 부사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이 니콜라와 인연을 처음 맺게 된 것은 2018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담당하는 현지 벤처 투자 전담조직이 니콜라 투자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계열사 간 논의를 거쳐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 에너지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한화에너지와 해외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추진하던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공동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러 계열사 중 두 계열사의 장기 성장 방향성이 니콜라의 사업 모델과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투자 최종 결정을 위해선 니콜라에 대한 정보와 수소 사업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 수집이 절실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년 동안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은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현 한화솔루션 부사장)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선 것은 물론, 실무진과 함께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39) 최고 경영자를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김 부사장과 밀턴 CEO는 지금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김동관 부사장의 ‘안목’이 주목을 받으면서 한화그룹의 사업부문 혁신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한국화약이 모기업일 정도로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주식회사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4대 방산 계열사가 그룹 전체의 매출을 견인해왔다.


김동관 부사장은 그간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맡아 집중적으로 키워내는 역할을 맡아왔다. 김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은 지난 1분기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한화솔루션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5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71%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영업이익이 43%나 급증했다. 총 1590억 원이 태양광 사업부문에서 발생했다. 태양광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부문 선전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시장 판매량이 늘어난 데 덕분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태양광 셀·모듈 생산라인을 멀티 제품에서 모노 제품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모노 제품은 멀티 제품에 비해 발전효율이 높아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해외영업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군으로의 변화를 확신한 김 부사장이 망설이는 경영진을 설득했는데, 이 같은 선견지명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듯 태양광을 띄운 김 부사장이 ‘니콜라 투자’에도 성공하면서 그가 그룹의 체질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수십 년간 방위산업으로 커온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과 수소 사업이라는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혁신자’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수소 생태계 진출


어쨌든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 성공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내년에 김승연 회장 복귀와 함께 본격화할 ‘제로이미션’ 혁신의 토대를 탄탄히 다질 수 있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니콜라의 사업과 주가 향방에 대해 외신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시장을 열광하게 한 ‘뱃저’는 실제 생산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니콜라의 공개 자료를 보면, 니콜라는 8클래스 중장비 차량 제작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기존 (자동차)제조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맺지 않는 한 ‘뱃저’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재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니콜라의 대변인은 가까운 미래에 파트너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공매도 세력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뱃저(Badger)는 니콜라가 만드는 새로운 전기 픽업트럭으로, 밀턴 CEO가 자신의 SNS를 통해 제로 에미션(탄소 무배출) 트럭인 ‘뱃저’ 예약을 6월 말부터 받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미친 듯 치솟았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 평가


한화그룹이 선제 투자한 니콜라는 창업주인 밀턴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2018년과 2019년 한화,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니콜라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가 있으며, 현재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전기 배터리 자동차 판매를 통해 미국·유럽 트럭 시장에 진출한 뒤, 이르면 2023년 수소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니콜라 측은 “이미 100억 달러가 넘는 1만4000대 이상의 수소 트럭을 선주문 받아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수소 트럭 제조 외에 수소 충전소 조성을 통한 수소 기반 물류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세계적 맥주회사인 앤호이저 부시 인베브 등을 수소 트럭을 이용한 물류 대행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 충전소 800여 개를 짓는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 수소 에너지 기반의 자율 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 니콜라의 포부다.


‘니콜라’라는 사명은 19세기 말 토머스 에디슨과 전류 전쟁을 벌인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에서 따 왔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테슬라가 전기 승용차 분야의 대표주자라면, 니콜라는 수소 트럭 분야에서 ‘제2의 테슬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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