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군사행동 급브레이크, 북한 김정은 노림수 뭐길래

볼턴 회고록 영향? 남한 진정성 탐색?

인터넷뉴스팀 | 기사입력 2020/06/26 [15:25]

대남 군사행동 급브레이크, 북한 김정은 노림수 뭐길래

볼턴 회고록 영향? 남한 진정성 탐색?

인터넷뉴스팀 | 입력 : 2020/06/26 [15: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24일 예고했던 대남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히 숨고르기 차원에서 군사행동을 잠시 보류한 것일 수 있다는 시각과, 남북합의 이행 의지를 보여왔던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일 수 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회의(NSC) 보좌관의 회고록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근본적인 지점에서부터 재판단하기 위해 보류 결정을 내린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앙군사위 화상회의에서 군사행동 계획 전격 보류…청와대 ‘휴~’
볼턴 통해 문 대통령 고군분투 재조명…‘문재인 역할론’ 유효 판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 회의가 개최된 사실을 알리며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6월16일 “대적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다 세부화해 빠른 시일 내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총참모부가 구체적으로 제시했던 군사행동계획은 ▲금강산·개성공단 군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철수 민경초소(GP) 재진출 ▲접경지역 훈련 재개 ▲대남 전단 살포 지역 개방 및 군사적 보장 등 4개 항목이었다.


이후 북한은 DMZ 인근 비어 있던 GP에 경계 병력 투입(6월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조롱하는 내용의 대남전단 제작(6월20일), 대남 확성기 재설치(6월23일) 등 예고했던 군사행동을 차례로 실행에 옮겨왔다.


9·19 군사합의와 연계된 GP 복구를 제외한 나머지 조치들은 모두 4·27 판문점 선언 2조1항의 파기를 의미했다. 지난 6월16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4·27 판문점 선언 1조3항)를 감안하면 합의한 순서대로 파기 절차를 밟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남측이 몹시 피로해 할 일들로 시달리게 해주겠다는 북한의 경고에 따라 이미 제작한 대남 전단의 살포 등 저강도 행위부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무력 행동으로 단계별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대남 군사행동계획의 군사위 비준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8일 만에 김 위원장 주재의 예비 회의에서 계획했던 모든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했다. 나아가 대남 확성기를 설치 하루 만에 제거하는 등 이례적인 결정을 잇달아 내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군사행동을 보류한 것은 이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마지막으로 확인해 보기 위해 잠시 보류라는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우리 정부가 취했던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임고 사표 수리, 대북전단 살포 금지 조치 등 전향적 조치들의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군사행동을 보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 스스로 이날 예비 회의에서 차기 5차 본회의에 상정시킬 주요 안건들을 토의했다고 밝힌 것과, ICBM 개발을 책임진 리병철 당 군사위 부위원장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군사행동까지 보류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것은 대미 군사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 SLBM 발사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먼저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논란이 된 볼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s)> 출간 개연성에 주목하기도 한다.


미국 내 강경파와 일본 정부의 방해 등 악조건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문 대통령의 과거 노력들이 볼턴의 의도와 달리 회고록을 통해 재조명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은 북한이 폄훼했던 한국이 어떤 면에서는 막후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단 걸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북한이 보기에 한국의 역할이 아직도 유효할 수 있으니 지켜보자는 쪽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다각도로 돌파구를 모색한 문 대통령의 노력들이 볼턴 회고록을 통해 재조명 받던 시점에 나타난 북한의 군사행동 중단 소식은 청와대 입장에서는 우선 호재로 평가된다. 고조되는 긴장 국면 속에서 북한의 동향을 긴박하게 주시하던 가운데 다행히 한숨 돌릴 여유가 생긴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공식적인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정확한 의도 분석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작은 상황 변화에 입장을 보이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모양새가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섣부르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지금 상황은 담담하게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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