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 회동 뒷얘기

미래 배터리와 신기술 개발 위해 ‘10조 악수’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20/07/10 [13:57]

정의선·최태원 회동 뒷얘기

미래 배터리와 신기술 개발 위해 ‘10조 악수’

송경 기자 | 입력 : 2020/07/10 [13:57]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5월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월에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최태원 회장까지 만나면서 국내 배터리 3사 최종 결정권자와의 ‘릴레이 회동’의 마침표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SK의 총수가 만나 손을 맞잡은 것을 두고 ‘10조 원짜리 악수’로 풀이하고 있다. 7월7일 ‘배터리 회동’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고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했으며, 최 회장은 “두 그룹의 협력이 한국경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현대차와 삼성·LG·SK 등 배터리 3사는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이번 협력으로 두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 새로운 힘”
정의선 “세계최고 기술기업과 협력…미래 배터리 방향성 공유”

 

▲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7월7일 충남 서산에서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7월7일 충남 서산에서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두 총수의 회동을 계기로 배터리·정유(SK이노베이션), 커넥티드카·인공지능(SK텔레콤), 반도체(SK하이닉스)를 3대 핵심 축으로 삼고 있는 SK그룹이 현대차와 전방위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 현대차와 전방위 협력


SK그룹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고 7월7일 전했다.


이에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등 SK그룹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이했다는 것.


최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3시간30분을 함께 보냈다.


최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등 두 회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 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으로 두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코로나가 가져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원해온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두 회사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 수석부회장은 일찍부터 배터리 영역을 SK그룹의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해 투자와 육성을 아끼지 않는 등 배터리 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


내년부터 SK이노베이션이 현대차에 공급할 물량은 5개 차종, 10조 원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SK 협력시대 여나?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의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2021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고 최상의 성능 확보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 6월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 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 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 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날 회동은 그동안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두 회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친 뒤 SK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육쪽마늘을 판매 중인 임시 매장에 들러 마늘을 직접 구입하기도. 올해 생산량은 크게 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는 서산 등 전국의 마늘 농가를 돕자는 차원에서다.


최 회장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망(세이프티넷, Safety Net)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후,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일부 관계사들은 어려운 농가를 돕기 위해 사무실과 공장 등에 임시 매장을 마련, 서산의 대표적 특산품인 서산 육쪽마늘을 구매하고 있다.


최 회장의 세이프티 넷 취지에 공감한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친 뒤 SK이노베이션 서산 육쪽마늘 행사장에서 마늘을 통 크게 구입해 눈길을 끌기도. 몇 접을 구매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 카드로 대량 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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