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히어로 정우성

“대한민국 대통령은 극한 직업…연기도 어렵더라”

김지은(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07/31 [14:50]

‘강철비2’ 히어로 정우성

“대한민국 대통령은 극한 직업…연기도 어렵더라”

김지은(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07/31 [14:50]

전쟁 위기 속에 한반도 평화 지키려는 대통령 한경재로 열연
“북미 중재자 연기 외롭고 답답…그 절박함 표현하고 싶었다”

 

▲ 배우 정우성. 

 

배우 정우성이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대통령으로 변신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 지도자지만 북한과 미국 정상 사이에서 중재자 노릇을 하느라 애쓰는 무력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인물이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하던 중 북한에서 벌어진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 ‘백두호’에 납치된 이후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다. 


7월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정우성은 “대통령 역 제안을 받고 출연을 마음먹기까지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며 “어렵고 외로웠다”고 운을 뗐다.


<강철비>에서 조국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찬 북한 최정예요원을 연기한 정우성은 이번에는 전쟁 위기 속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나온다.


정우성이 연기한 ‘한경재’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냉전의 섬이 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인물이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한 위원장과 미국 대통령 사이에서 참을성과 유연함과 강단을 오가며 임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 걸고 노력한다. 분단의 당사국이지만 정작 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로, 분단 체제를 해체할 결정권은 가지지 못한 무력감, 평화를 향한 의지와 책임감을 아우른다.


정우성은 “한국·북한·미국 회담 장면을 찍을 때 갑자기 ‘대한민국 지도자라는 것이 진짜 극한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어떻게 인내하지? 우리는 대체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 거지?‘ 싶더라”며 “’대한민국에서 지도자를 한다는 것은 진짜 극한의 인내를 가져야 하는 직업이자, 외로운 직업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침묵 속에서 한경재가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해야 했기에 연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감정을 표현하는 지점들도 어려웠다. 한경재 캐릭터는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진짜 안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정확하게 이 사람의 심리적인 답답함과 괴로움을 비쳐야 했다”며 “침묵 안에서의 외침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에 대한 연민의 마음과 긍정적인 미래와 출발, 그 신호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강철비>에 비해 <강철비2>가 더 어려웠다는 정우성은 “뭔가를 한다는 것,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그게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내가 했다’는 만족감은 있다. 하지만 하지 않고 참아야 하는 것, 인내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사람은 얼마나 답답하겠나. 그런 심정을 촬영 내내 느꼈다”고 했다.


언론시사회에 영화를 본 후 울컥하는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한경재 대통령의 모습에 몰입됐을 수도 있고, 영화가 말하는 우리 한반도의 미래 지향점에 대해서 생각하니까 마음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우리 민족을 생각하면 ‘충분히 불행한 시간을 겪었구나’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영화가 끝나고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고민하는 문제의식과 북한 내 정변으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시작점은 같지만, 전편과 스토리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1편이 전쟁과 한국의 핵무장 이슈를 다뤘다면, 2편은 북한의 내부 붕괴와 평화적 비핵화를 담는다. <강철비>에서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 역을 맡았던 정우성이 한국 대통령으로,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를 연기한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북의 호위총국장으로 진영도 바꿨다.


정우성은 이렇듯 강철비 시리즈의 인물과 설정이 다른 것과 관련해 “굉장히 똑똑한 기획”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강철비> 1편은 남북에 사는 인물들의 판타지적 상황에 집중한 작품이고, <강철비2>는 이 시리즈에 주인공은 한반도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겨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적 분단을 이야기하면서도 인물을 새롭게 포지셔닝을 하고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굉장히 독특하고 똑똑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영화는 잠수함 액션과 스릴러, 블랙 코미디 등으로 재미를 더했다.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선보이는 잠수함 액션은 긴박감을 고스란히 전달해 신선하고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영화 <유령>(1999)에 이어 다시 한번 잠수함 액션을 선보인 정우성은 “확실히 장비들이 그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잠수함 세트를 기계에 올려놓고 경사면을 주고 움직임을 줄 수 있었다. 촬영 전에 잠수함 시뮬레이션을 실제로 봤고 장비를 통해서 최대한 구현하려고 했다”며 “<유령>을 촬영할 때는 상상력을 동원해 잠수함의 움직임을 오직 몸으로만 표현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세트가 구현해주니까 감정 표현과 환경이 맞아떨어지는 환경에서 연기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문제를 다루지만 결국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고민하는 영화다. 선입견이나 정치적 프레임은 경계했다.


정우성은 “영화가 나오기 전에 정치적 입장이 개입되는, 판단돼 버리는 상황”이라며 “나는 (사회적 목소리는 내지만) 정치적 발언은 한 적은 없는데 어느 순간 그런 시선이 개입된 배우가 됐다. 영화는 관객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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