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 김부겸 전 의원 직격 인터뷰

“지금은 정치적 파고 관리할 대표 필요하다”

김형섭·윤해리(뉴시스 기자) | 기사입력 2020/07/31 [15:58]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 김부겸 전 의원 직격 인터뷰

“지금은 정치적 파고 관리할 대표 필요하다”

김형섭·윤해리(뉴시스 기자) | 입력 : 2020/07/31 [15:58]

더불어민주당의 오는 8·29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 후보로 나선 김부겸 전 의원은 이른바 ‘이낙연 대세론’에 대해 “대선 후보일 때의 대세론이고, 당의 대의원 대회나 당원들이 판단할 때 정치적 파고를 잘 관리할 당 대표로서는 대세론이 형성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 전 의원은 7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전당대회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번 당 대표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와 여름부터 시작될 대통령 후보 경선 관리,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네 차례의 큰 정치적 이벤트를 안정적으로 준비·관리하는 데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낙연 대세론은 대선 후보일 때만…당 대표 대세론은 없다”
“서울시장 후보 낸다면 차기 대표가 여론 돌팔매질 감당해줘야”

 

▲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7월22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전 의원은 7월22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준비하던 대통령 선거 준비가 중요한 게 아니다. 당에 중요한 고비가 있을 때 제 쓰임새가 지금이 아니냐고 그렇게 판단하고 출마를 했다”면서 “중간에 그만두는 당 대표가 되면 이런 부분을 착실히 관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런 문제 제기는 확실히 해야 하고 이후 답을 밝혀야 하지 않겠냐”며 이낙연 의원의 ‘7개월짜리 당 대표’ 논란을 정조준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낙연 의원에 대한 평가와 관련, “(행정안전부 장관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모시고 일을 해봤기 때문에 얼마나 일을 꼼꼼하고 치밀하게 잘하시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는 훌륭한 대선 후보감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라는 큰 일을 앞두고 그만두게 되는 것은 당원들에게 부담이지 않겠냐. 대선 경쟁자들이 봤을 때도 불공평하다고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냐”고 날을 세웠다.


당내에서 논란이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원들의 의견을 묻고 후보를 내야 된다고 하면 차기 지도부가 국민들의 비판을 대신 맞아줘야 한다”며 “(여론의) 돌팔매질을 당 대표가 대신 맞아줘야 본선 무대에서 후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공천을 하도록 결정이 된다면 그 모든 정치적 부담은 차기 당 지도부가 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후보들이 본선에서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갖고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표현하는 등 민주당 지도부의 젠더 의식이 많은 비판을 받은 데 대해서는 “처음에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단어를 쓰고 저도 ‘피해를 호소하는 고소인’이라고 쓰기도 했는데 그런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당이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유명을 달리했는데 곧바로 가혹한 조치를 취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들이 갖고 있는 고인에 대한 윤리 의식도 함께 봐주셨으면 한다”며 “그럼에도 2차 가해나 조금이라도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을 조심하기 위해서 피해자로 그분을 호칭하기로 했으니 그렇게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정치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대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는 “추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의원은 “선거를 정치공학적으로 보는 분들이 그런 추측은 가능하겠지만 (당 대표가 된다면)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대선 후보의 공정한 경선 관리 아니냐”며 “이 과정에서 특정 후보와 연대해 버리면 당원들이 납득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 당이 취약 부분에서 확실히 당의 지지도를 높여서 이낙연 후보든 이재명 후보든 어떤 분이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그분들이 승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차대한 임무가 있는데 특정 후보와 연대한다면 나중에 그 시비를 어떻게 감당하겠냐”고 말했다.


당초 양강 구도로 흘러가던 당권 경쟁에 막판 전격적으로 가세한 박주민 후보에 대해서는 “지난번부터 얘기는 있었는데 서울시장으로 갈지 말지 고민을 했던 모양이다. 통화를 했는데 어려운 결심 했다고 얘기해줬다”며 “뚜렷하게 자기 얘기를 하고 젊은 세대한테 메시지가 분명한 분이니까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이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전당대회 판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와는 대비가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며 “분명히 박 의원을 좋아하는 마니아 층이 있으니 그런 분들에게 정확하게 메시지를 내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정부의 정책 실패 지적에 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이 문제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게 있어서 정치적 조바심을 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부동산이라는 것 자체가 수요와 공급, 가수요, 투기 등의 측면이 다 있는데 어느 한쪽만 잡으면 가능하다고 좀 우리가 판단한 부분이 있지 않나 반성하게 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정부가 다주택자들한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단한 자세로 다주택 공직자 문제를 빨리 정리시켜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 같다”며 “(무주택자들의) 집을 갖고자 하는 건강한 욕망도 있는 만큼 그분들을 위한 공급대책도 곧 발표하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화에 서울 공화국이 된 데 따른 후유증도 크다고 생각한다”며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지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은 “사실 이 문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때문에 모든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데 여야가 합의로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돌파해내야 한다”며 “국회가 세종시에 간다는 데 대한 특별한 반감은 없는 것 같고, 청와대까지 가느냐가 문제인데 서울이 세계적 도시들과 겨룰 수 있으니까 국가 운영의 틀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한미워킹그룹의 기능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 실현될 뻔하다가 안 됐는데 한미워킹그룹이 엄한 시어머니 노력만 해서는 곤란하다”며 “한미워킹그룹은 한반도 긴장 상태를 풀고 장기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흐름으로 가기 위한 것인데 지금은 (남북관계를) 한 발짝도 못 나가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헌론과 관련해서는 “저는 원래 분권형 개헌론자다. 대통령 권력과 의회 권력 간 적절한 재조정이 필요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도 이대로 계속 갈 수는 없다”며 “지난 30년간 인권과 국민으로서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높아졌냐. 그런 내용이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개헌은 불가피한데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앙 상태에 개헌을 던져서 내부에서 끌고 갈 동력이 있을까 의문”이라며 “개헌 내용에 합의하고 절차를 밟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위기를 넘어가면 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후임 권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훨씬 합의하기가 쉽기 때문에 적용 시점은 여유를 갖고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쪽 지지층이 거의 다르지 않아서 어렵지 않다고 본다”며 “열린민주당은 주요 의사결정을 당원들이 하도록 돼 있는데 시스템은 오히려 민주당이 배워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열린민주당이 내건 정책들 중에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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